설치, 사운드, 회화, 체험이 한 공간에 모였다. 김용관은 ‘모듈’을 이용해 다양한 조형언어를 공간에 설치하고, 권병준은 소리로 그곳을 채운다. 김용관의 ‘모듈’은 조립과 해체가 가능한 블록을 말한다. 이를 이용해 여러 차례 조형물을 변화시키면서 공간을 새롭게 창조한다. 그는 종이박스를 이용해 30개 패턴의 모듈을 개발했다. 그리고 공간에 다양하게 조합하여 여러 형태의 조형물을 생산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관람객은 공간이 계속해서 움직이는 느낌을 받게 된다. 완결된 구조를 분해하고 새롭게 재배열해 온 작가는 작은 단위의 블록을 무작위로 쌓으며 패턴을 찾는 작업을 기본삼고 투시를 비트는 감각으로 입체를 평면처럼 납작하게 만드는 시도도 진행했다. 동시에 완성된 작품을 미술관에서만 선뵈는 한계를 벗어나 끊임없이 새로운 구조를 발전시켜왔다.
김용관 <비대칭행렬>
2017 종이박스에 프린트 가변크기
그런가하면 90년대 후반 유명 인디밴드의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한 후 네덜란드 왕립음악원에서 ‘소리학(sonology)’을 전공하고 엔지니어로 활동한 사운드 아티스트 권병준은 이번 전시에서 소리로 다양한 미학적 스펙트럼으로 선보인다. 단순히 한 공간 안에 머무르는 물리적 매개체에서 벗어나 시각적, 조형적 설치작업과의 만남을 주선한 것이다. 그가 이번에 새롭게 선보이는 곡들은 주로 공간을 해석하는 데에 초점을 맞춘다. 세상의 모든 소리가 일렉트로 어쿠스틱의 재료가 될 수 있다고 여기는 그는 현대미술뿐 아니라 영화, 연극, 패션 등 영역으로 사운드를 전파한다. 한편 전시엔 알파벳을 조합하는 체험 교구 ‘알파비트’와 김용관이 전시에 사용한 30종의 모듈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관람객이 작품을 직접 조립하는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끊임없이 움직이는 조형적 요소와 사운드가 함께하며 ‘과정’ 자체로 하나의 예술작품이 됨을 보여주는 전시는 6월 9일부터 10월 9일까지 진행된다.
· 문의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031-228-38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