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 “앞을 길게 내다보라”고 하지만 정작 긴 호흡을 끌고 가는 프로젝트는 그리 많지 않다. 그나마 최근 몇몇 행사가 차근히 원 경로를 밟으며 주목을 끄는데, 그중 아모레퍼시픽미술관의 현대미술프로젝트 apmap(에이피맵, amorepacific museum of art project)이 있다. 지난 2013년 시작된 이 공공미술 야외 프로젝트는 총 2개 파트로 나뉘어 구성되며 각 4년 동안 진행된다. 이미 첫 파트를 마쳤고 두 번째 파트의 첫 기획전이 제주 오설록 티뮤지엄 일대에서 지금 진행되고 있다. 올해 apmap은 제주의 신화와 전설을 주제로 삼아 섬의 ‘신비로운 탄생’을 의미하는 ‘mystic birth’로 타이틀을 정하고, 총 16팀의 작가를 초대했다.
우주 + 림희영 <붉은빛을 내는 기계> 스틸, 알루미늄,
마이크로 프로세서, DC 모터, 조명장치, 레일 230×190×88.5cm
그렇게 제주를 찾은 참여 작가들은 섬의 여러 지역을 답사하면서 장소에 얽힌 설화를 탐구하고 영감을 얻어 현대미술 작품으로 제작했다. 황형신의 <섶섬의 뱀>, 이대송의 <형성-물, 바람, 중력>, 구현모의 <후박나무>, 박여주의 <여신의 다리> 등 제목부터 호기심을 자극하는 작품들은 조각, 설치, 건축, 사운드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되어 있으며 동시에 작품이 설치될 장소까지 고려하여 작품이 주변 경관과 어우러지도록 세심하게 제작됐다. 설화를 재해석한 작품들로 보는 이로 하여금 여러 이야기를 섭렵하게 하는 전시는 7월 8일부터 9월 3일까지 개최된다.
· 문의 아모레퍼시픽미술관 031-280-55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