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묵죽> 1950년대 종이에 먹
32.5×127.5cm 소전미술관 소장
추사 김정희의 대표작 <세한도>는 제주도 유배 당시 그가 사제 간의 의리를 저버리지 않고 찾아온 제자 이상적의 인품을 소나무와 잣나무에 비유하여 그린 것으로, 당대의 문인화의 정수를 보여준다. 작품은 그 가치뿐 아니라 소전 손재형이 김정희의 연구자였던 후지즈카 치카시로부터 찾아온 일화로도 유명한데, 수집가 손재형은 김정희 이후 최고로 칭송받는 서예가로도 손꼽힌다.
손재형의 대표작 50여 점을 공개함으로써 그의 다양한 면모와 이 시대에 서예가 갖는 가치와 의미를 살피는 전시가 열렸다. 그는 어려서부터 할아버지 손병익에게 한학과 서법을 익혔고 상경 후 당대 명필의 글씨를 두루 익혔다. 1924년 ‘제3회 조선미술전람회’ 입선을 시작으로 해마다 수상했고, 1945년 광복 후에는 조선서화동연회를 조직해 초대 회장으로 활동하며 이후 국전 제1회부터 9회까지 심사위원을 맡는 등 현대 서예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해내존지기천애약비린> 1955
종이에 먹 64×116cm 개인소장
일제강점기에는 일본에서 통용되던 ‘서도(書道)’ 대신 ‘서예(書藝)’를 처음 주창함으로써 이를 널리 쓰이게 한 장본인이기도 했다. 동양적 서예관에서 ‘서즉화(書卽畵)’, ‘화즉서(畵卽書)’라는 전통적 의미와 함께 글자를 예술로 승화하여 현대 서예의 예술성을 정립하고 새로운 서예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민족적 의지를 표명했다는 것. 그는 중년인 1940-1950년대에 전서와 예서를 바탕으로 한 서체의 연구와 변화를 모색했고, 노년인 1960-1970년대에는 완숙기에 접어들어서는 자유로운 변화를 특징으로 하는 원숙한 서체(일명 ‘소전체’)를 구사했다. 평생에 걸쳐 서예에 대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전통을 넘어 근대와 현대 서예를 잇는 가교를 형성하고 현대 서예의 가능성 역시 보여주려 노력했다.
전시는 ‘조선미술전람회’ 입.특선작 <설중안기(雪中晏起)>, <화류운(和柳惲)>, 20세기 최고의 비문으로 불리는 <사육신비 탁본>, <이충무공 벽파진 전첩비 탁본>, <해내존지기천애약비린>, 60세 이후 완숙기의 대작인 <수신진덕 온고지신> 등 그의 서예 대표작품과 문인화를 밀도 있게 선보이고 삶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아카이브 자료도 함께 내보인다. 전시는 11월 7일까지 이어진다.
· 문의 전남도립미술관 061-760-3242, 3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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