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어처로 만든 모형과 배경을 설치해 하나의 특정한 장면을 연출하는 사진기법 ‘디오라마(Diorama).’ 이 기법을 적극 활용해 동화적 상상력을 담은 사진을 선보이는 이탈리아 예술가 파올로 벤츄라(Paolo Ventura)의 개인전이 열린다. ‘Winter Stories’라는 초창기 시리즈에서 자신의 예술적 상상력을 발현하기 위한 도구로 이 기법을 적극 사용하기 시작한 벤츄라는 사각 프레임 안에 포함되는 이미지의 대부분을 실제로 제작하고, 유화로 배경을 그린다. 이것이 바로 그의 전매특허 스타일. 그가 창조하는 무대 의 배경은 근대 유럽, 특히 2차 세계대전 전후의 이탈리아라는 특정 시공간을 암시한다. 여기에 미니어처 소품을 결합해 결정적 장면을 시각화해, 주로 시리즈로 제작되는 그의 작품들은 이미지의 선별, 배경의 해석 등에 있어 다양한 변화를 거치며 지금의 스타일을 구축했다.
<Homage a Saul Steinberg 2> 2013
아카이벌 잉크젯 종이에 인쇄 60×40cm
이번 전시에서 벤츄라가 선보이는 신작 ‘Short Stories’ 시리즈는 각각 다른 이야기를 담고 있는 여러 이미지를 나열해 마치 단편소설책과 같은 효과를 낸 작품이다. 작가가 만들어낸 시공간에서 카메라는 중립적인 관찰자로 역할하며, 작가 본인이 직접 등장해 이야기의 주인공이자 해설자가 된다. 뿐만 아니라, 그의 친아들과 일란성 쌍둥이 동생 안드레아 벤츄라(Andreas Ventura)도 함께 출연한다. 실제 풍경을 그대로 복제해 재현한 기존 작품들과 다르게, 사진을 하나의 연극무대처럼 설정한 것이 이번 새 시리즈의 특징이다. 배경은 최대한 축소하고 등장인물이 중심이 되는 구도 또한 주목할 만 요소다. 전시는 오는 2월 4일부터 3월 6일까지 열린다.
· 문의 갤러리 바톤 02-597-57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