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Art World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Art World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Art World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Art World
Issue 109, Oct 2015

미국미술의 미국미술에 의한 미국미술을 위한

U.S.A

America Is Hard To See
2016.5.1-2015.9.27 뉴욕, 휘트니미술관

뉴욕 휘트니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이 미트패킹 갱스부르 거리에 새 둥지를 틀었다. 갱스부르는 ‘힙(hip)’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첼시 지역에서도 힙스터(hipster)들이 모여드는 곳이자 아직은 관광객들이 점령하지 않아 한가로운 청정 구역이다. 미술관을 방문한 퍼포먼스 아티스트 오노 요코(Yoko Ono)가 자신의 공식 인스타그램을 통해 “전시장의 수많은 창문과 테라스를 통해 내가 사랑하는 하늘을 볼 수 있었고, 익숙한 작가들의 미공개 작품이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전시는 미국의 예술가들, 특히 여성예술가들이 얼마나 굉장한지를 보여주었다” 라고 극찬했을 정도로, 뮤지엄 새 건물과 개관전시에 대한 미술계 안팎의 관심이 드높다. 외관, 내부, 계단, 쉬어가는 공간 및 테라스에도 꼼꼼히 신경 쓴 모양새를 물씬 풍기던 휘트니미술관을 편집부가 찾았다.
●백아영 기자

Jasper Johns 'Three Flags' 1958 Encaustic on canvas 77.8×115.6×11.7cm Purchase, with funds from the Gilman Foundation, Inc., The Lauder Foundation, A. Alfred Taubman, Laura-Lee Whittier Woods, Howard Lipman, and Ed Downe in honor of the Museum's 50th Anniversary

Share this

Save this

Written by

백아영 기자

Tags

미국인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Jeff Koons)의 대규모 회고전을 선보였던 지난해 여름 이후 약 1년간 휴관했던 휘트니미술관이 세계적인 건축가이자 프리츠커상(The Pritzker Architecture Prize) 수상자 로렌조 피아노(Rorenzo Piano)의 설계로 화려하게 다시 돌아왔다휘트니의 대규모 소장품 중에서 1900년부터 오늘날까지미국의 근대와 현대를 아우르는 600여 점 이상의 작품을 선별해 관람객에게 아낌없이 내놓은 개관전<America is hard to see>를 내걸었는데미국미술을 대표하는 미술관이라는 자긍심이 돋보이는 대목이다참여 작가 수 만해도 400여 명에 이르는 전시는 최근 두 세기에 걸쳐 미국미술 전반을 심도 있게 뒤흔든 작품을 모아 미술관 내·외부 전관을 꼬박 채웠는데빠짐없이 휘트니미술관 소장품에서 선별한 것으로 요코의 말대로 미공개 작품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Robert Bechtle <61 Pontiac> 1968-1969 

Oil on canvas 151.8×214cm Purchase, 

with funds from the Richard and Dorothy Rodgers Fund 




“America is hard to see.” 라는 제목은 미국미술은 보기 어렵다. 혹은 알기 어렵다로 해석할 수 있다.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의 시에서 따온 이 제목은 에밀 드 안토니오(Emile de Antonio)의 정치 다큐멘터리에도 사용된 바 있다. 은유적이면서도 다소 아이러니한 제목을 붙인 이유는 무엇일까? 늘 변화하는 예술가들의 관점과 미국의 문화에 대한 반응으로 시각적인 형태를 구현해내는 그들의 능력을 축복하는 자리로 역할을 다한 개관전은 20세기 초반부터 현재까지 미국미술의 역사를 다시금 돌아보는 기회로 미국인 예술가들의 다양한 주제, 아이디어, 믿음, 열정을 상세히 서술했으며, 어디로 튈 줄 모르는 새로움을 선사했다. 


무려 23개의 다양한 주제를 지닌 내러티브로 나누어 빌딩 전체를 빠짐없이 꼬박 채운 이 전시의 챕터 이름이 아주 볼만하다. 각 구역에서 하나씩 작품을 골라 작품제목을 그대로 따와서 붙였다. ‘추상적인 형태(forms abstracted),’ ‘음악, 핑크, 블루(music, pink and blue),’‘서커스(the circus),’‘뉴욕, 뉴욕.. 1955(new york, n.y., 1955),’‘스카치테이프(scotch tape),’‘커다란 트레이드마크(large trademark),’‘이성적 합리주의(rational irrationalism),’‘고기가 어디에서 왔는지 배우는 것(learn where the meat comes from),’ ‘너 자신을 제거하라(get rid of yourself)’ 등 이 예측 못 할 챕터들의 제목을 선사한 작품이 과연 무엇인지 찾아보는 것도 소소한 재미였다. 몇 가지 나열하자면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fe) <Pink and blue no. 2>(1918), 알렉산더 칼더(Alexander Calder) <Calder’s Circus>(1926-31), 수잔 레이시(Suzzane Lacy) <Learn where the meat comes from> (1976) 등이 있다. 





Robert Henri <Gertrude Vanderbilt Whitney> 1916 

Oil on canvas 126.8×182.9cm Gift of Flora Whitney Miller 


 


각 챕터는 어떠한 예술사조나 경향, 특정 시대를 드러내놓고 따르려는 시도(물론 따르고 있지만) 보다는 형식과 매체에 얽매이지 않은 다양한 형식의 디스플레이를 선보였으며, 각각의 작품은 재료, 매체, 방식의 경계를 자유로이 넘나들었다. 때로는 미니멀하고, 때로는 바로크 화풍을 떠오르게도 하며, 때로는 최신 과학기술이나 삽화 같은 현대식 이미지를 선보이면서 미국미술의 역사를 자연스럽고도 상세히 훑었다. 또한, 23개나 되는 구역을 지나다 보면 이들이 유사한 형식, 같은 주제, 같은 사조 등으로 작품이 묶여있다는 것을 눈치 챌 수 있는데, 시대순, 기법, 경향 등 한 가지에 구애받지 않은 다채로움을 선보인 구성방식이 눈에 들어왔다. 예를 들어 재스퍼 존스(Jasper Johns) <White Target>(1957)이 속한 화이트 타겟은 미니멀한 단색조 회화의 모임이고, 마스덴 하틀리(marsden hartley) <Forms Abstracted> (1913)가 있는 구역은 제목 그대로 추상화풍 작품을 함께 선보인다.





Edward Hopper <Early Sunday Morning> 1930 

Oil on canvas 89.4×153cm Purchase, 

with funds from Gertrude Vanderbilt Whitney

 



한편 앞서 언급한 칼더의 서커스 설치가 있는 서커스 섹션이 눈에 들어오는데, 1차 세계대전 이후 10여 년 동안 미국의 변화를 훑는 구역이다. 시네마와 극장들이 상당히 빠른 추세로 늘어갔고, 타블로이드 신문, 셀러브리티의 사진과 소문들에 대한 칼럼이 이러한 스펙터클 문화의 붐을 이루는 데 힘을 보탰다. 칼더 외에도 로버트 프랭크(Robert Frank),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의 작품을 통해 당시 미국의 실상과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 구성방식 덕택에, ‘아메리칸 아트라는 타이틀 아래서도 이만큼이나 다양한 국적, 시대, 매체의 예술가들을 소개할 수 있었으며, 400여 명의 작가는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봄 직한 이름들로 가득했다. 일일이 열거하기도 벅찬 명단에서 앤디 워홀(Andy Warhol), 잭슨 폴록(Jackson Pollock), 제임스 로젠키스트(James Rosenquist) 등 아메리칸 팝아트 대표 작가들과 엘리자베스 페이튼(Elizabeth Peyton), 앨리스 닐(Alice Neel), 호퍼 등 미국적 초상화와 풍경화를 선보인 화가들에 한국 작가 백남준과 마이클 주도 포함됐다.





Jean-Michel Basquiat <Hollywood Africans> 1983 

Acrylic and oil stick on canvas 213.5×213.4cm 

Gift of Douglas S. Cramer

  



휘트니미술관 디렉터 아담 D.웨인버그(Adam D.Weinberg) 미국의 예술과 예술가들을 폭넓게 아우르며 지지하겠다는 설립자 거트루드 반더빌트 휘트니(Gertrude Vanderbilt Whitney)의 취지, 이는 곧 휘트니미술관의DNA라고 할 수 있는데 이 비전을 가장 잘 나타내는 것이 휘트니미술관의 컬렉션이다.” 라고 말하며 자신감을 드러낸 이 소장품 전시는 포괄적인 조사나 한 가지 요약에 도달하지 않고, 과거에 의문을 제기하며 다음 세대로 향한 발걸음을 내디딘 행보였다. 상당히 솔직하고 철저하게 미국미술을 위해 마련된 자리였음에도 전시를 통해 미국을 넘어선 20세기와 21세기 예술 전반을 읽을 수 있었다. 


그만큼 미국미술이 예술을 이끌고 있다는 영향력과 미국이라는 나라가 지닌 어쩌면 자만심에 가까운 자부심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미술관 외부를 아래위로 연결하는 테라스와 창문을 통해 바라보는 탁 트인 시야, 방대한 작품 수와 전시규모에 정신을 놓을 때쯤 마련된 소파, 높은 천장도 전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보탰다. 휘트니 미국미술 미술관의 미술관 타이틀, 새 건물, 개관전을 완벽하게 매치한 자리가 아니었나 싶다.  




Glenn Ligon <Ruckenfigur> 2009 Neon and paint 

61×369.6×12.7cm Purchase, with funds from the 

Painting and Sculpture Committee


온라인 구독 신청 후 전체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구독하기 Subscribe 로그인 Log in



메모 입력
뉴스레터 신청 시, 퍼블릭아트의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뉴스레터 구독에 자동 동의됩니다.
Your E-mail Send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