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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리카 메시티
Angelica Mesi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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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 바깥의 음(音)과 몸

두 사람이 있다. 서로를 알기 위해 눈빛, 손짓과 발짓 모든 수단을 동원해 보지만 그들 사이엔 딱 하나, 언어가 없다. 언어 없는 의사소통은 과연 가능한 일일까? 스마트폰에 대고 원하는 문장을 말하거나, 궁금한 글자를 사진으로 찍기만 해도 척척 다른 언어로 번역해 주는 세상인데 이런 질문은 이제 별 소용이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여전히 비슷한 고민을 품고 산다. 호주 출신 작가 안젤리카 메시티(Angelica Mesiti)도 어쩌면 그런 부류에 속한다. ‘비언어(non-verbal language)’를 통한 의사소통을 시각 언어로 ‘번역’하는 메시티의 작업은 문자 기록 바깥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층위의 시도들을 보여준다. 소리, 몸짓이라는 단어로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내는 사람들의 모습이 상영되는 여러 개 스크린의 불이 잠시 꺼질 때, 그 침묵과 암전 속에선 ‘관계’에 관한 질문이 잔상처럼 떠다닌다.
● 이가진 프랑스통신원 ● 사진 폴스킨 아츠 & 커뮤니케이션스 카운셀러스(Polskin Arts & Communications Counselors) 제공

'ASSEMBLY' (production still) 2019 Three-channel video installation in architectural amphitheater. HD video projections, colour, six-channel mono sound 25 mins Dimensions variable ⓒ Photography: Bonnie Elliott Commissioned by the Australia Council for the Arts on the occasion of the 58th International Art Exhibition-La Biennale di Venezia Courtesy of the artist and Anna Schwartz Gallery, Australia and Galerie Allen, Par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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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족, 친구, 모국어 등 익숙한 모든 것을 떠나 새로운 환경에서 살아본 이들의 얼굴에는 설렘, 단호함, 두려움, 슬픔처럼 막연한 여러 감정이 뒤섞여 있다. 물론 어떤 종류의 언어를 입 밖으로 꺼내지 않고 표정만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하는 능력은 아무에게나 주어지지 않는다. 메시티의 2012년 작품인 <시티즌스 밴드(Citizens band)>에 등장하는 네 명의 인물은 생경하고 아름다운 소리와 리듬으로 눈과 귀를 사로잡는다. 먼저 카메룬 출신의 로이스 제랄딘 종고(Loïs Geraldine Zongo)는 프랑스 파리의 공공 수영장을 무대로 물을 맨손으로 치며 박자를 타는 아쿠툭(Akutuk)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파리를 달리는 지하철 2호선에서 단출한 키보드를 연주하는 모하메드(Mohamed)는 허밍에 가까운 웅얼거림으로 알제리를 대표하는 라이(Raï)의 선율을 읊조린다. 부쿠(Bukhu)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몽골인 뮤지션은 시드니의 길거리에서 특유의 창법으로 목을 울리듯 노래하며 마두금(morin khuur)을 켠다. 마지막으로 아심 고레시(Asim Goreshi)는 수단 태생으로 브리즈번을 누비는 택시 안에서 신성한 수피(Sufi)를 흥얼거리며 휘파람을 분다





<Relay League>(Still) 2017 Three-channel High Definition video, 16:9, colour, 

sound, 9 minutes 11 seconds Courtesy the artist and Anna Schwartz Gallery





영상 속에서 이들은 서구 대도시의 한복판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있는 각자의 기원과 관련된 전통 음악을 들려준다. 전시장에선 관람자를 가운데에 두고 사방에 설치된 4개의 스크린에서 번갈아 나타나는 퍼포머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한마디도 하지 않고, 결코 한 곳에서 만나지 않는다. 모호하게 뒤섞이며 산란하는 형형색색의 빛이 모든 화면을 채우고, 4인의 음악이 합쳐지기 전까지는 말이다. 아마도 현대사회에서 공동체의 개념 또한 이 밴드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정서적 유대, 상호 의무감 등이 결합해 탄생하는 전통적 의미의 공동체는 점차 와해되고,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낯선 사람들이 모여 같은 시간과 장소를 느슨하게 점유하는 삶. 함께 있지만, 철저히 분리되어 섞일 듯 섞이지 않는 그런 삶은 이미 도처에 있다. 메시티의 영상은 특정한 사건을 따라가거나 서사 자체에 집중하기보다는 개개인이 세상에 존재하는 방식을 은유적으로 보여준다. 친숙한 다큐멘터리의 형식으로 우리가 애써 둘러보지 않은 곳에서 들리지 않는 소리를 내고 있던 이들을 마침내 바라볼 수 있도록 이끄는 셈이다.  





<Mother Tongue>(still) 2017 Two-channel high definition

 colour video installation and surround sound 17 minutes 

54 seconds  Photography: Bonnie Elliot Courtesy 

the artist and Anna Schwartz Gallery Commissioned by 

European Capital of Culture Aarhus 2017


 


집단적 구조 속에서 구속력 있는 동인(動因)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퍼포먼스와 음악의 사회적 역할에 관심이 많다. 내가 기록하는 퍼포먼스들은 의식적으로 하는 정치적 행위가 아니지만, 문화적 연결들을 보전하거나 번역하기 위한 강력한 행동이 될 수 있다는 작가의 말은 그의 작업이 단지 은유를 넘어 문화적, 역사적 가치를 갖는 기록임을 자각하고 있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 3채널 비디오 설치작인 <더 콜링(The Calling)>(2013-2014)은 수세기를 거쳐 휘파람 언어가 여전히 남아있는 터키, 그리스, 카나리아 제도의 몇몇 지역에서 촬영한 것이다. 조금씩 다르긴 해도 그곳의 사람들은 소식을 전하고, 논쟁하고, 수다를 떨기 위해 휘파람을 불어왔다. 물론 전화기의 보급 이후 모든 주민이 옛 방법을 고수하진 않지만, 여전히 마을 공동체와 학교에서 세상의 변화에 따라 이런 독특한 기술이 어떻게 변용되고 전승될 수 있는지를 연구하고 가르치며 때론 관광 상품처럼 공연되기도 한다. 일상생활의 일부였던 활동이 그 활용 가치를 잃었을 때, 과연 문화적 인공물은 어떻게 다른 단계로 진입할 수 있나라는 문제의식을 담은 이 작품은 퍼포먼스나 음악의 결과물들이 유용에서 상징으로 옮겨가는 과정을 파노라마로 잔잔하게 보여준다. 특히 할아버지가 휘파람을 불고, 바깥에 있는 어린 손자는 말로 대답을 하는 장면에서 우리는 무엇을 언어로 규정지을 수 있는지를 질문하게 하는데, 메시티의 작업이 왜 인류학적이란 평가를 받는지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다.





<Nakh Removed>(still) 2015 

Single-channel High Definition video, 16:9, 

colour, silent 9 minutes 6 seconds 

Courtesy the artist and Anna Schwartz Gallery




공간을 가르는 소리가 말을 대신하던 시절을 지나면 <The Colour of saying>(2015)으로 신체의 움직임이 커뮤니케이션이나 표현의 수단이 되는 시점에 이른다. 작품 속 합창단은 침묵을 지키며 수화로 노래한다. 그들이 손짓으로 옮긴 곡은 영국의 작곡가 랄프 본 윌리엄스(Ralph Vaughan Williams) <Serenade to Music>(1938)으로 원래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 <베니스의 상인> 마지막 장면에 나오는 대사를 토대로 한 가사가 있는 노래다. 그 옆에선 은퇴한 남녀 무용수 두 명이 앉아 손으로 <백조의 호수> 속 파 드 되(pas de deux)를 춘다. 손동작과 섬세한 몸짓만으로 가사와 음조를 표현하는 합창단원들과 무용수의 침묵은 젊은 남자 두 명의 박수 때문에 갑작스레, 중간중간 깨지고 만다. 침묵을 휘젓든, 그것을 부수든 여기서 은 곧 주제이고 대상이며 리드미컬한 비트를 만들어내는 악기이기도 하다. 이처럼 한결같은 주제로 작업을 지속해 온 메시티는 올해 58회 베니스 비앤날레(58th Venice Biennale) 호주 국가관을 대표하는 작가로 선정되며, 이력의 정점에 올라섰다. 호주관 예술감독을 맡은 줄리아나 앵버그(Juliana Engberg)메시티가 상당히 복잡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고, 확실히 그 작업으로 이주와 다른 주변의 복잡한 영역을 파고들긴 하지만, 거기엔 항상 긍정적으로 전진하는 감각이 있다고 평한다. 





<ASSEMBLY>(production still) 2019 

Three-channel video installation in architectural 

amphitheater HD video projections, colour, six-channel

 mono sound 25 mins dimensions variable  Photography: 

Bonnie Elliott Commissioned by the Australia Council for 

the Arts on the occasion of the 58th International

Art Exhibition-La Biennale di Venezia, courtesy of the artist and 

Anna Schwartz Gallery, Australia and Galerie Allen, Paris





전시의 제목인 동시에 작품 타이틀인 <Assembly>는 계단식 대극장처럼 꾸민 파빌리온 안에 3채널 비디오 설치로 완성됐다. 작품의 핵심에는 데이비드 말루프(David Malouf)의 시 <Poem To Be Written In Another Tongue>(1975)가 있다. 이 시를 음계로 변환하는 데에 쓰인 미켈라(Michela) 속기용 키보드는 1863년 이탈리아에서 개발된 것으로, 1880년대부터 지금까지도 이탈리아 의회에서 공식 기록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고 한다. 처음에는 소음에 가까웠던 음계들의 조합은 작곡가 막스 린드베르트(Max Lyandvert)의 편곡 덕분에 정돈된 악보로 바뀌었다. 이어서 클래식 연주자, 드러머, 보컬리스트, 전통 악기 연주자 등 40명 이상의 뮤지션과 퍼포머가 이 악보를 다시금 음악적으로 해석했다. 영상의 첫머리를 여는 공간의 배경이 되는 곳은 붉은 카펫 위로 가죽과 나무로 된 반원형 좌석들로 채워진 로마에 있는 이탈리아의 상원이다. 시 한 편을 타이핑하는 속기사와 오버랩되는 연주자들은 각자 다른 음을 내지만, 그 불협화음이 어느 순간 조화를 이룰 때까지 연주를 멈추지 않는다


쉽게 통합되지 않는 목소리를 모으는 어려움과 그것을 전부 아우르는 메시지를 향한 갈망은 자연스럽게도 의회가 연상시키는 민주주의와 연결된다. 뿐만 아니라 영상 바깥에서 그들을 바라보는 관람객 또한 붉은 카펫이 깔린 바닥에 앉아 무의식적으로 그 상황에 동참하게 된다. 작가는 이 작품 속 화음, 불협화음과 충돌, 다성화음을 강조한다. <Assembly>는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역사와 현재가 교차하고,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언어와 소리가 혼합되는 복합적인 번역 행위의 잠재력을 드러내면서도 결국 함께 모이는 힘을 세련되게 보여주는 미덕을 지녔다. 모스 부호를 음악이나 조각으로 변환하고, 수화로 합창을 하게 하고, 본래 맥락과 떨어진 장소에서 연주를 하는 사람들을 찾아내는 메시티는 기존의 시스템을 전복하거나 파괴하지는 않는다. 대신 그 위에서 새로운 의미의 언어를, 미처 예상치 못했던 언어를 만들어낸다. 그리고 문화적 현상을 소리와 몸을 통해 번역하는 그의 실험 덕분에 우리는 언어가 벌려놓은 틈 사이를 울리는 어떤 파동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안젤리카 메시티

Portrait of Angelica Mesiti in her exhibition <ASSEMBLY> 

2019 Commissioned by the Australia Council for the Arts 

on the occasion of the 58th International Art 

Exhibition-La Biennale di Venezia Courtesy of the artist 

and Anna Schwartz Gallery, Australia and Galerie Allen, 

Paris Photography: Zan Wimberley




작가 안젤리카 메시티는 1976년 호주 시드니에서 태어나 뉴사우스웨일스대학교에서 순수 예술 전공으로 학사 및 석사 학위를 받았다. 메시티는 스토리텔링의 방식이자 사회적 아이디어를 물리적 형태로 표현하는 수단으로써 선택한 ‘퍼포먼스’에 매료되어 자신의 대표적인 방법론으로 삼았다. 메시티의 작품은 2018년 아트선재센터에서 개인전 <Relay League>로 한국에 소개된 바 있으며 캔버라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미술관, 쿤스트할레 트빌리시, 코펜하겐 니콜라이 미술관, 파리 팔레 드 도쿄 등에서도 개인전을 치렀다. 2019년 ‘제58회 베니스 비엔날레’ 호주관 대표로 전시 <Assembly>를 선보이고 있는 작가는 현재 파리와 시드니를 오가며 작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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