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겅수에
Geng x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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겅수에, 몸의 언어로 밤의 세계를 거닐다.

막대한 국가의 규모에도 불구하고 전 중국에 걸쳐 존재하는, 이상하기도 하고 생경하기도 한 단조로움이 있다. 특히 역사상 아마도 가장 강력한 중앙집권제 기반을 설립한 신중국에서 그 획일성이 더 분명하게 드러나는 것 같다. 정치체제와 이데올로기, 그리고 그것들을 설파하는 매스미디어, 교육제도 등 정부의 힘이 말단까지 닿아 있는 영역일수록 보다 획일적이다.
● 고원석 베이징 아트미아재단 예술감독 ● 사진 Geng Wue 제공

'Along the river' Detail view 2008 Porcelain sculpture instal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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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동시대 문화 또한 아직 그 단조로움의 영역에 포획되어 있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불과 수십 년에 일어났던 문화혁명이나 기억에도 선명한 천안문사태 등을 생각해보면 문화의 다양성은 국가의 입장에서 쉽게 용인할만한 것이 아닌 듯 하다. 개혁 개방 이후 기존의 이데올로기를 위해 복무했던 사회주의 미술은 중국의 본격적인 자본화에 맞춰 환금가치를 위한 체질로 급선회했다. 그 변화의 속도는 실로 빠른 것이어서 중국 현대미술계에 깊이 있는 숙고와 차분한 담론 교환의 시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춘절 전야 곳곳에서 터져대는 폭죽처럼 미술시장의 샴페인이 터졌고 공급에 비해 훨씬 큰 규모의 수요를 만끽하기 바빴다. 


이러한 시대적 배경은 중국 현대미술 작가들로 하여금 몇 가지 효과적인 코드들을 앞 다투어 공유하게 만들었다. 서구 미술의 기법을 이용하되 표현이나 주제 면에서 중국을 상징하는 몇 가지 요소들을 집어넣음으로써 서구인의 이그조티즘을 적당히 이끌어내는 것. 거기에 판매가 용이한 형식적 요소들을 결합시킨 작품과 함께 미술계 중심과 연결되는 관계망을 구축하게 되었을 때, 중국의 작가들은 성공을 거둘 확률이 높았다. 중국의 찬란한 역사에서 제공되는 문화적 다양성들은 현대미술에 영감을 제공하는 원천으로 기능하기보다는 그러한 전략적 코드의 일부로만 존재했다. 예를 들어 작금의 중국 미술계는 신수묵(新水墨)이 대세다. 수많은 젊은 작가들이 수묵화의 미학과 기법을 자신의 작품에 적용시킨다. 그러나 뭔가 개운친 않다. 사실 오늘날 젊은 작가들에게 수묵은 성공을 위한 코드중 하나이거나 충분히 자본화된 시대에 성장한 세대에게 비쳐지는 또 다른 이그조티즘의 대상이기도 하다. 이것이 장대한 중국의 문화적 배경과 건강하게 접속될 수 있을지, 아직은 회의적이다. 




<Mr. Sea> Video still-cut 2013-2014 Video 




중국에서 작업하는 한 작가에 대한 설명을 시작하기도 전에 서두에서 이렇게 장광설을 늘어놓은 것은 지금 소개하려는 작가, 겅수에(Geng Xue)가 가진 미학적 차별성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중앙미술학원에서 조각을 전공한 겅수에는 도자가 가진 질료적 매력에 심취하여 도자에 대한 심층적 연구와 활용을 지속해왔다. 질료를 완벽하게 파악하고 능란하게 다루는 기본기와 상상력이 넘치는 조각적 표현들로 가득한 오브제 작품들을 보는 순간, 위에서 언급한 회의적 의심을 거두게 된다. 매 작품마다 섬세한 디테일과 모종의 구조를 이루는 복합적 구성을 놓치는 법이 없다. 몽환적이면서도 실제적인 상황들이 연출된 작품들은 강력한 생동감을 기반으로 자유로운 조각적 표현을 성취하는 매력이 있다. 작가의 경력에 비해 상당히 많은 수의 작품들은 그러한 매력에 진지한 무게를 더한다. 말할 것도 없이 이러한 섬세함은 재료를 파악하는 작가의 치열한 노력에 의한 것이고, 그러한 노력은 근면과 의지를 넘어 작가 스스로 질료의 매력에 완벽하게 심취하지 않는 한 나오기 어려운 것이다. 


그의 도자 오브제들에는 물질의 속성을 완벽히 파악한 작가의 손에 의해 생성되는 비물질적 부드러움이 존재한다. 한없이 부드러운 윤곽선을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단단한 골격과 근육이 드러난다. 그러한 기법으로 그는 고독한 동시대인들의 감성을 표현하는 미니멀한 작업부터 고대 설화에 등장하는, 복잡한 디테일을 가진 상상의 동물까지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러한 오브제들을 관통하는 몇 가지 키워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감정’이다. 슬픔, 고독, 분노, 무기력, 혹은 쾌락, 흥분, 기대 등 다양한 감정들이 작품들을 통해 표현된다. 이것이 보는 이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며 보편성을 획득하는 까닭은 작가가 작품을 제작할 때마다 자신의 감정에 충실했고, 그 감정을 작품에 온전히 담아냈기 때문일 것이다. 달리 말하면 작가가 작품 앞에서 투명하고 솔직했다. 자신의 인간적 존재성을 충분히 이입시킨 그의 작품은 요즘 흔히 보이는 작품들과는 분명 다른 파장을 발산한다. 이 울림이야말로 처음 작가를 주목하게 만든 이유였다.




<Mr. Sea> Video still-cut 2013-2014 Video 




겅수에의 도자 작품들에서 고대 혹은 청대(淸代) 도자가 가진 역사적 의미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 관음보살이나 달마대사와 같이 세속을 벗어난 종교적 존재들을 주로 제작했던 송, 명대의 도자 문화와는 달리 고대의 도자들은 자유로운 상상력이 넘쳐난다. 또한 근대의 물결에 바짝 다가가 있던 청대의 도자들은 세속적이고 에로틱한 작품들이 많았다. 이는 강력한 중앙집권체제에 대한 불만과 서서히 피어나는 근대성에 대한 자각의 산물이기도 했다. 즉 전근대적 도그마에 반기를 들면서 스스로를 자각해온 근대성은 억제된 감성을 회복하고 표현하기 위해 속화(俗化)의 존재들을 호출해냈던 것이다. 이러한 청대 문화의 면모는 비도덕을 기반으로 하는 문학의 흐름에서 더욱 잘 드러난다. 근대성이 발아하던 시대의 중국을 대표하는 문인은 역시 루쉰(魯迅)이다. 그러나 루쉰이 이른바 모더니즘과 아카데미즘을 통해 주류를 반대하는 입장이었다면, 그와 상반되는 위치에서 비주류와 민중적 정서를 대변했던 사람은 푸송린(蒲松齡)이다. 청초를 살았던 푸송린은 민중들 사이에 흘러다니는 구전 설화들을 자신의 시각으로 정리하여 문어체의 괴이(怪異) 소설집으로 묶어 발표했는데 이것이 바로 『요재지이(聊齋志異)』다. 


겅수에는 이 요재지이에 등장하는 여러 이야기중 하나인 ‘해공자(海公子)’의 이야기를 도자 오브제를 이용한 동명의 스톱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제작했다. 우선 시선을 압도하는 영상미가 특징이다. 애니메이션 제작의 전 과정을 직접 배워서 작가 스스로 제작했다는 사실이 그 이유일까? 하나하나의 장면들은 각각이 가진 감정선들을 최대치로 증폭시켜 표현하고 있다. 해공자의 스토리는 단순하다. 이 이야기를 선택한 이유는 단순한 구도와, 중국의 대중들이라면 대략 다 알만한 내용 때문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누구나 알만한 얘기를 영상작품으로 만들었다는 말은 이 작품에서 서사 구조의 밀도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의미다. 이야기의 직접화법을 피하는 이 작품에서, 서사 구조는 표현을 위한 기본적 토대로만 기능한다. 아야기의 전개를 추적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 관람객들은 매 장면에서 표현되는 생생한 감정에 몰입될 수 있다.




<Mr. Sea> Detail view 2013-2014 

Porcelain sculpture installation




해공자의 스토리를 이루는 근본 구조는 속화된 인간세계와 금지된 선을 넘어 존재하는 초자연적 세계간의 접점이다. 삶의 무료함과 방랑의 설렘은 금지된 여인과의 교합과 순간적 엑스터시로 이어진다. 그러나 일순간 상대의 죽음과 함께 극도의 슬픔으로 급반전되며 연이어 등장한 뱀의 존재로 인해 죽음을 직면하는 공포로 연결된다. 이러한 감정들의 연속된 반전에서 신뢰와 도덕 등의 관념은 무의미하다. 그저 순간순간을 지배하는 감정 그 자체만이 있을 뿐이다. 순간의 감정들에 몰입하게 하는 겅수에의 애니메이션은 점토인형을 이용한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작품으로 알려진 나탈리 뒤버그(Na thalie Djurberg)의 작품을 상기시킨다. 폭력과 잔인성, 욕망과 성, 호기심과 공포로 점철된 뒤버그의 애니메이션은 겅수에의 작품과 공유되는 부분이 있다. 무엇보다도 두 작품 공히, 전후 맥락을 연결하는 이성적 사고를 버리고 매 순간 발산되는 감정선에 몰입하게 하는 측면에서 유사성을 지닌다. 


그 유사성은 단순히 두 작가 모두 여성이라는 이유 때문일까? 사실 두 작가는 스웨덴과 중국이라는 참으로 멀리 떨어진 출신 국가만큼이나 풍기는 분위기나 화법, 나아가 작품 제작 방법에서의 취향까지 모든 것이 다르다. 작품 역시 애니메이션이라는 교집합을 벗어나면 공통되는 바가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작가에 공히 해당되는 가장 중요한 사실이 있다. 그것은 여성이라는 성별이 라기보다 여성으로서 세상에 맞서 취하는 태도의 측면이다. 바로 두뇌가 아닌 몸의 언어로 세상을 마주한다는 것이다. 겅수에가 다양한 감정에 충실하고 그것의 증폭된 표현에 몰입하는 것은 학습된 지식과 이성의 세계가 아니라 본능의 세계를 지향함을 의미한다. 이것은 낮이라기보다는 밤, 양지라기보다는 음지, 앎의 세계라기보다는 모름의 세계다. 이 불가지의 세계는 무분별한 혼돈이 아니라, 나의 몸에 몰입하는 감각의 세계다. 




<Mr. Sea> Detail view 2013-2014 

Porcelain sculpture installation




금욕은 욕망과 싸우며 파괴는 생성과 맞선다. 이성의 세계가 다분히 남근적이고 남성적인 것이라면, 감각으로 충만한 몸의 세계는 다분히 여성적인 세계일 것이다. 겅수에는 예민하면서도 모호한 감정을 정리하지 않고 그 자체로 존재시켰다. 여성의 세계 내부에 존재하는 하나의 소우주를 겅수에는 외전(eversion)시켜 표현했다. 작가에게 예술행위는 그 자신의 존재성과 유리되지 않으며, 그것이 합쳐진 강력한 그 무엇으로 탄생한다. 이러한 그의 작품 앞에서 관람객은 방관자가 될 수 없다. 그것은 이미 보편성의 토대 위에 있는 것이다. 신체의 반응은 그렇게 쉽게 제어되지 않는다. 겅수에의 작품은 몸에 대한 억압과 가학으로 점철된 이성의 시대를 살아가는 예술가의 중요한 태도를 예시한다. 그의 우아하면서도 단단한 골격과 근육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Geng xue




작가 겅수에는 중국, 베이징에 있는 중앙미술학원(Central Academy of Fine Arts)에서 조각을 전공하여 학사학위를 받았으며, 동 대학원에서 프린트 전공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8년 798지구에 있는 ‘비주얼 스페이스(Visual Space)’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영국 웨일스 국립미술관(National Museum of Wales), 중국의 에이치티 갤러리(H.T Gallery), 제로 아트센터(ZERO Art Center)에서 총 네 번의 개인전을 가졌다. 한국의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광화문 국제 아트 페스티벌, 국제인천여성미술 비엔날레를 포함, 미국, 영국, 대만, 일본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열리는 그룹전에 다수 참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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