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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베르의 침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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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7 – 2015.2.24 갤러리 스케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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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곳의 목소리, 침묵의 메아리 



“목소리들이 거대한 빈 곳에서 울려 퍼진다. 목소리들의 빈 곳에서, 그리고 이 빈 장소의 빈 곳에서.”-모리스 블랑쇼, 『기다림 망각』* 

  

주변의 웅성거림이 잠시 멈추는 정적의 순간, 입속에 맴도는 말들이 선뜻 입술 밖으로 흩어져 나오지 못하는 때, 우리는 침묵 속에 빠져든다. 구체적인 어휘와 찰나의 소리가 미처 담아내지 못하는 인식과 감정. 이는 스스로 세상에 전달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빈곤해서라기보다는 오히려 너무 많아서, 언어라는 개념의 틀로는 모두 표현할 수 없어서 때로는 모호하고 불분명하게 남겨지기도 한다. 갤러리 스케이프의 기획전 <플로베르의 침묵>은 이처럼 말로 서술하기에는 쉽지 않은, 그러나 감각의 날을 섬세하게 벼리며 찬찬히 세상을 바라보는 다각도의 시점을 담고 있다. 고명근, 김승영, 유영진, 이혜승, 서로 다른 매체를 사용하는 네 작가의 작품 스무 점은 침묵이라는 주제로 한 데 엮여있지만, 여기에서 비어있는 것은 비단 소리만이 아니다. 각각의 작품은 사람의 그림자조차 찾아볼 수 없는 적막한 장소에 머무르는 동시에 특별한 사건도, 어떠한 드라마도 없는 그 자체로서 부재의 공간이기도 하다.  




유영진 <The Weathe ring> 2013 

피그먼트 프린트 아세톤 130×97cm




 

지상과 지하, 두 개의 층으로 나누어 구성된 전시는 유영진의 작품부터 시작된다. 도심의 재개발 지역을 촬영한 그의 작업은 선명하게 찍혀 있는 건물의 외벽과 주변 환경을 아세톤으로 인위적으로 지워낸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사라질 집의 겉모습이 아니라 현상 이면의 가려진 것이라고 거칠게 항변이라도 하듯 강제적으로 탈색된 프린트는 제 몸이 녹아내린 얼룩을 길게 드리운다. 사진에서 녹아내린 잉크의 흔적은 다시금 화산재와 같은 잿빛 가루로 응축되어 스노 글로브 속에 뿌려지는데, 투명한 아크릴 돔 안에는 사진을 촬영하던 북아현동에서 발견된 작은 사물을 기념비처럼 세워 넣어, 마치 파국을 맞이한 유토피아와 같은 폐허의 형상을 빚어낸다.  

 

이에 비하여 이혜승의 회화는 관조자의 태도를 견지한다. 어느 복도에서, 현관에서, 건물의 한 모퉁이를 응시하는 그의 시선은 공간이 겹쳐지고 갈라지는 지점, 그중에서도 특히 안과 밖을 경계 짓는 창틀이나 문간의 언저리에 머물러 있다. 캔버스의 평면 위에 단단히 옭아매어진 장소는 어디에라도 있을 듯, 어디에라도 실재하지 않는 듯 무덤덤하게 벽으로서 서 있을 뿐이나, 어떠한 판단도 보류한 채 무심하게 던져진 눈길은 오히려 문을 열어 이곳이 아닌 저곳으로 옮겨가는 것을 포용할 듯 무궁한 가능성으로 다가온다. 지하층에는 그다지 넓지 않은 전시공간임에도 답답한 기색 없이 고명근과 김승영 두 또래 작가의 입체 작품이 이웃하고 있다. 고명근의 사진 조각은 투명한 플라스틱 위에 고풍스러운 건물의 외형을 얇디얇은 표피처럼 두르고 있으나, 속이 말갛게 들여다보이며 한 면의 이미지가 반대편 면으로 배어 나와서 결국 작품 내부로 무수히 교차하며 확장되는 시선의 켜를 만들어낸다.  




김승영 <Flag> 2015 Salt, flag, motor, LED 가변크기


 


전시장의 모서리 한 편을 알뜰하게 활용하여 설치된 김승영의 <깃발>은 고요 속에 잠겨있는 벌판에 홀로 바람을 맞으며 서 있는데, 그 의연한 모습이 사뭇 구도자의 태도와 닮았다. 백색의 소금 언덕 위에 비추어지는 LED 조명의 변화는 작가가 직접 경험하였던 바이칼 호수의 밤 풍광을 담아내며, 자연과 공명하였던 떨림의 순간을 전달한다. 네 명의 작가는 각자 다른 방식의 소리 없는 목소리로 언어의 대상 밖에 있는 아련함과 엄숙함을 담아낸다. 관람 동선을 따라 이동할수록 유영진의 건물 외벽에서 시작한 시선은 이혜승의 실내·외의 경계를 넘어, 고명근의 투영된 환영의 공간으로, 그리고 김승영의 명상에의 침잠으로 안내된다. 물리적인 외부 환경에서 점차 자아 내면의 공간으로 깊숙이 파고드는 전시 구성을 통하여 <플로베르의 침묵>은 서술과 설명 없이도 시각 예술이 함축할 수 있는 사유의 풍부함을 보여준다. 현실에서 포착되어 재단되고, 변형되고, 중첩된 이미지들은 구체성을 상실한 장소이자 흔적으로 남겨진 공간이 되어 침묵의 깊은 울림, 그 메아리를 시각적으로 펼쳐 보인다. 



 *Maurice Blanchot, L’attente l’oubli, Paris: Gallimard, 1962/2000, p.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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