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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와 구속. 보이지 않는 ‘사회’라는 울타리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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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ance

Jesper Just: Servitudes
2015.6.24-2015.9.13 파리, 팔레 드 도쿄

지난 6월 26일, 화려한 무지갯빛이 미국 전역을 물들였다. 미국 연방대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과 함께 오랜 시간 성소수자들에게만은 그토록 굳게 닫혀있었던 행복의 문이 열리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동성애가 더 이상 그들만의 사랑이 아닌, 보통 사람들의 사랑으로 인정받은 이날, 웃음과 기쁨으로 가득 찬 성소수자들의 얼굴에서 행복을 발견하지 못한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합법여부와 유쾌하기만 했던 축제분위기와는 별개로 동성애는 여전히 뜨거운 논쟁의 대상거리이다. 동성결혼 합법화 결정이 되자마자 기다렸다는 듯이 여기저기서 쏟아지는 날선 비판과 결혼도 전에 동성이혼 전문 법률회사가 우후죽순으로 등장하는 기막힌 상황들을 지켜보면서, 성소수자들이 그간 숨어서 앓아온 진통과 상처가 쉽게 아물어질 수 없는 것임을 새삼 깨닫는다.
● 정지윤 프랑스통신원

Exhibition view 'Servitudes' Palais de Tokyo June 21-September 13, 2015 Courtesy of the artist, Galerie Perrotin(Paris, New York, Hong Kong) & Anna Lena Films. Photo: Aurelien Mo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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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거리에 늘어선 가로수를 따라 서있는 고층아파트와 빌딩들, 거리를 달리는 수많은 자동차들이 우리를 에워싸고 있다. 우리가 매일 스쳐 지나가는 일상의 풍경, 그 속에서 사는 우리는 네모난 모양의 집과, 건물, 자동차들이 지겨울 정도로 친숙하다. 우리 자신 역시 여느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 네모난 세상에 살아가고 있다는 생각에, 일상의 의미조차 쉽게 망각해버리며 사는 날이 더 많다. 그렇지만, 어느 누구나 이 네모난 세상에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우리에게 숨 막히게 지겨운 일상이 어떤 이들에겐 품을 수 없는 욕심이고, 불가능한 꿈일 수 있다. 누구나 경험할 줄 알았던 위대하다 못해 진부하기까지 한 사랑의 감정이 성소수자들에게만은 허락되지 않았던 것처럼 말이다. 지금 이 순간 우리가 누리는 모든 것들이 누구나 누릴 수 있는 것처럼 여겨진다면, 이 역시 또 하나의 크나큰 교만이고 오산이다. 평범하게 산다는 것은 적어도 사회에서 버림받지 않은 사람들만이 누릴 수 있는 하나의 특권이기 때문이다. 


세상에서 소외된 자들은 많다. 길거리를 헤매는 부랑자,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 가족 없이 홀로 버려진 어린 아이들과 쇠약하고 병든 노인들은 우리사회에서 이탈하여 고립된 채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간다. 이들에게 비춰진 사회의 모습은 어떠할지 우리는 사실 잘 모른다. 궁금할 정도로 그들에게 관심이 가질 않았고, 그들을 둘러볼 여유가 많지 않았다. 이들의 상황과 위치에 서 본적이 없는 평범한 우리로써는 그들의 삶을 알리 만무하다. 




Exhibition view <Servitudes> Palais de T

okyo June 21-September 13, 2015 

Courtesy of the artist, Galerie Perrotin(Paris, New York, Hong Kong) 

& Anna Lena Films. Photo: Aurelien Mole




덴마크 출신의 차세대 비디오아티스트로 주목받고 있는 예스퍼 유스트(Jesper Just)는 이런 소외된 자들에게로 눈길을 돌린다. 이미 다양한 필름작업과 비디오-설치 작품으로 자신만의 독창적인 영상미학을 구축한 유스트는 이번 파리 팔레 드 도쿄(Palais de Tokyo)에서 진행 중인 <속박(Servitudes)>전을 통해 불완전함에 관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불완전함이 가져다주는 두려움과 막연함, 불편과 고독으로 가득 찬 스크린은 세상에서 가장 화려한 도시, 뉴욕에서 작가가 관찰한 소외된 자들의 세상이 담겨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불완전한 육체를 가진 장애에 관해 집중한다. 유스트는 평범한 대대수의 사람들의 일상을 속박시켜버린 현대사회의 거대한 공간들과 이와는 정반대로 자신의 완전치 못한 육체 속에 갇혀버린 사람들의 모습을 함께 교차시키며, 완전과 불완전에서 오는 괴리를 뉴욕 풍경 속에 담아낸다. 


장애인들의 불완전함과 불편함은 스크린에서만 존재하지 않고, 독특한 공간과 설치방식을 통해 관객들의 경험이 되어 표출되기도 한다. ‘속박이라는 타이틀 아래 제작된 아홉 개의 독립적인 영상작업 설치를 위해, 그는 팔레 드 도쿄 가장 깊숙이 어둠만이 가득한 지하공간을 선택했다. 과거, 세계대전 당시 유대인들에게서 약탈한 물건을 보관한 비밀창고이기도 했던 지하공간을 본 작가는 문득 동굴이 떠올랐다고 한다. 직접 들어가 보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곳이기에, 동굴은 무궁무진한 상상이 가능한 곳이기도 하다. 공사현장이라 해도 무색할 만큼, 잘 다듬어지지 않은 거친 시멘트 바닥 위로 드문드문 콘크리트 기둥이 서있는 이 지하공간의 미완성적 형태는 유스트의 작품 설치에 제격이었다. 결점들로 가득한 미완성공간이 그에게 그토록 매력적이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스크린에 투사된 장애를 공간을 통해 관객의 경험으로 확장시킬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 철저한 작가의 계산 뒤로, 각각의 작품들이 정해진 순서 없이 뒤죽박죽 설치된 전시장은 순식간에 복잡한 미로의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Exhibition view <Servitudes> 

Palais de Tokyo June 21-September 13, 2015 

Courtesy of the artist, Galerie Perrotin(Paris, New York, Hong Kong) 

& Anna Lena Films. Photo: Aurelien Mole

 



영상 속에는 두 여자가 등장한다. 손가락 마디가 보통 사람보다 짧은 꼬마아이, 아름다운 눈동자를 가진 젊은 여자, 이 둘은 작가가 투사하고자 했던 사회의 속박과 소외를 상징적으로 구현하는 피사체다. 낮은 소파 옆으로 뉴욕 시내가 비치는 거대한 투명한 유리창을 마주하고 서있는 여자가 카메라 렌즈에 잡힌다. 천천히 깜빡이는 눈꺼풀, 미세하게 떨리는 그녀의 숨소리를 따라, 카메라는 시종일관 여자의 모습을 강박적으로 훑는다. 자신의 모습을 빠짐없이 관찰하는 카메라의 눈을 느낀 것일까? 아님, 다른 누군가의 기척이라도 느낀 것일까? 갑자기 등을 돌려 카메라 너머로 관객을 뚫어지게 응시하는 그녀의 눈동자에는 두려움이 서려있다. 


천천히 반복되는 줌인과 줌아웃으로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는 뉴욕 맨해튼 시내의 전망은 그가 서 있는 공간이 다름 아닌 원 월드 트레이드 센터(One World Trade Center)임을 알려준다. 2001 9·11 폭발테러 이후 14년 만에 새롭게 새워진 이 초고층 마천루는 여전히 죽은 영혼들의 장소이다. 아직까지도 뉴욕시민들의 발걸음이 쉽게 닿지 않는다는 이 곳은 유스트에게 110층짜리 쌍둥이 빌딩을 대신한 인공보철과 같았다. 건축물이란 어떠한 관계 속에서 개인과 사회가 놓여있는지 보여주는 축소판이다. 시원하게 펼쳐지는 멋진 전망을 눈앞에 두고도 결코 자유롭지 못해 고통스러워하는 여자의 모습은 사회라는 울타리와 암울한 기억과 상처 속에 갇혀 헤어 나오지 못하는 보통 사람들의 자화상이다. 획일화된 현대사회 시스템을 함축적으로 보여주는 고층빌딩은 장애를 가진 꼬마아이와 함께 또 다시 등장한다. 건물 밖에서 한 여자아이가 자신의 짧은 손가락으로 돌멩이를 건물난관에 내리친다.





Exhibition view <Servitudes> 

Palais de Tokyo June 21-September 13, 2015 

Courtesy of the artist, Galerie Perrotin(Paris, New York, Hong Kong) 

& Anna Lena Films. Photo: Aurelien Mole

 




돌멩이의 반복되는 소음을 따라, 카메라는 똑같은 형태로 끝없이 이어지는 건물의 유리창과 커튼을 비춘다. 이미지 전체에 울려 퍼지는 째질 듯한 이 굉음은, 보통 사람들의 숨통을 죄어오는 집단화된 사회, 또 그 속으로조차 편입되지 못한 사람들의 소외를 동시에 표출한다. 이 외에도, 짧은 손가락으로 피아노를 불편하게 연주하는 꼬마 여자아이의 모습, 조그만 상자 안에 갇혀 거친 숨을 내쉬며 밖으로의 탈출을 시도하려는 여자를 담은 영상들은 조금의 차이조차 용납하지 않고, 쉽게 비정상적인 것으로 간주하는, 공포스러울 만큼 집단적이며 획일화된 우리사회의 단면을 날카롭게 꼬집는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어둑한 공간, 판자들로 대충 쌓아 올려 만들어진 경사면 길,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들려오는 철골의 삐거덕거리는 소리는 영화 <칼리가리 박사의 밀실(The Cabinet of Dr. Caligari)>이 떠오를 만큼 괴기스럽다. 이것이 유스트가 관객을 반기는 방식이다. 불편한 전시공간을 따라 들려오는 처음과 끝을 알 수 없는 피아노 연주소리처럼, 관객은 정상적인 감각기능을 상실하고 영락없이 길을 헤맨다. 익숙지 않은 곳에서 겪는 불안과 불편, 방황을 통해 우리는 장애를 가진 소외된 자들의 삶에 대해 잠시나마 숙고해본다. 불완전한 육체를 지닌 사람들은 매 순간 자신의 나약함에서 비롯된 소외의 감정을 안고 살고, 완전한 몸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은 획일화된 사회시스템의 구속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 친다. 


그러고 보면, 소외와 구속 모두 결국은 약육강식 논리가 지배한 우리사회가 잉태한 불행의 씨앗인 셈이다. 모든 사회는 유효한 사람들을 위해 건설된다.’라는 작가의 말처럼, 우리의 존재는 잔인하게도 타고난 육체와 그 효력을 기준으로 평가 받는다. 어쩌면 우리에게 지금 정말 필요한 것은 단순히 소외된 자들에게 눈길을 돌리는 것 말고도, 획일화된 사고방식과 시스템의 변화일지도 모르겠다. 동일하다는 것은 단지 편리할 뿐, 동등의 전제조건이 될 수는 없기 때문이다.  





Exhibition view <Servitudes> 

Palais de Tokyo June 21-September 13, 2015 

Courtesy of the artist, Galerie Perrotin(Paris, New York, Hong Kong) 

& Anna Lena Films. Photo: Aurelien Mole





글쓴이 정지윤은 프랑스 파리 8대학(Vincennes-Saint-Denis) 조형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 현대예술과 뉴미디어아트학과에서 「기계시대의 해체미학」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동 대학원 이미지예술과 현대미술 연구소에서 뉴미디어아트를 중심으로 예술과 기술의 상호관계분석에 관한 박사논문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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