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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 워커
Kara Wal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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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명과 인간, 자연의 관계방정식

1993년에 열린 ‘휘트니 비엔날레’는 뉴욕이라는 도시가 10여 년이 넘는 기간 동안 한밤중 몰래 내린 함박눈처럼 차곡차곡 쌓아온 모든 정체성 이슈를 한꺼번에 폭발시켰다. 자고 일어나니 온 세상이 하얀 설국으로 변하는 것처럼, 미술 판이 뒤집어졌다고 말해도 좋을 정도. 이 한 번의 행사가 인종, 젠더, 퀴어, 다문화 등의 모든 정치적 요소들을 미술관이라는 공간 안에서 압축적이고도 효과적으로 모아내면서 이 사회적이고 복잡한 이야기를 풀어내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서 미술의 가능성을 시험했다. 그 시험은 합격했고, 이제 현대미술에서 정체성과 연관한 질문을 던지는 작업들을 찾는 건 흔하디흔한 일이 됐다. 과거에 성취해낸 혁신은 그렇게 일상이 됐다.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사회적인 것, 소수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 다수의 발전을 위한 것, 발견되지 않은 더 많은 소수들을 찾아내려는 움직임도 탈식민주의, 페미니즘, 성소수자인권 운동, 인종운동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가시화됐다. 이 ‘가시화’에 미술을 위시한 각종 문화적인 움직임들이 큰 역할을 한 것이다. 아니다. 역으로 오직 문화로서만 시도 가능했던 이야기였기에, 문화적 움직임이 가시화를 이룩해낸 것일까?
● 이나연 객원기자 ● 사진 Kara Walker·Sikkema Jenkins & Co. 제공

'The long hot black road to freedom' 2005-8 Cut Paper(33 elements), paint on wall 430×4,500cm 고양아람미술관 [신화와 전설] 설치전경 ⓒ고양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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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각종 소수자 미술이 주목받던 시기에 발견된 흥미로운 지점이 있다. 흑인이면서 동시에 여성이고, 이에 더해 퀴어이기까지 한, 게다가 사회 속 주류직업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예술가인, 정리하자면 ‘소수자 중에서도 소수자’인 작가들이 발굴되고 조명된 것. 흑인이자 여성작가였던 아드리안 파이퍼(Adrian Piper)가 그 선두에 있었고, 캐리 매 윔즈(Carrie Mae Weems)가 그 뒤를 이었다. 로나 심슨(Lorna Simpson)이 다음 세대였고, 선배들이 축적해 놓은 길을 바탕삼아 최고의 슈퍼스타로 떠오른 작가는 단연 카라 워커(Kara Walker)였다. 파이퍼도 윔즈도 심슨도 비평적 찬양은 받았을지언정 워커만큼의 대중적 인지도를 얻진 못했다. 1965년생인 엘렌 갤러거(Ellen Gallagher)는 워커와 비슷하게 뉴욕의 주류미술계에서 활발히 활동한다. 


1977년생인 두 흑인작가 리넷 이야돔-보야케(Lynette Yiadom-Boakye)와 키힌데 와일리(Kehinde Wiley)가 워커의 뒤를 이을 블랙 슈퍼스타 자리를 예약해두고 있다. 예외의 예외를 계속 통과해내며 이 힘든 성취를 이뤄낸 워커라는 작가에겐, 그리고 그의 작업엔, 어떤 비밀이 있었나. 1994년 9월, 뉴욕 드로잉 센터의 단체전에서 처음으로 본격적인 작업을 선보였을 때가 카라 워커의 나이24세. 당시 드로잉센터의 큐레이터였던 제임스 엘라인(James Elaine)은 신진작가를 공개모집한 파일더미에서 19세기 방식 실루엣 작업을 발견한다. 지금껏 본 적 없던 방식의 작품이라 신선하다고 여긴 엘라인은 망설임 없이 디렉터인 앤 필빈(Ann Philbin)에게 작품을 소개했다. 좋은 작업이라는 동의를 얻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그로부터 당장 3개월 뒤인 9월에 열린 전시에 워커가 이름을 올리게 된 사연. 바로 그 데뷔전에서 본인의 특기를 제대로 발휘한다. 





Sketch for <Norma> Special Project 

la Biennale di Venezia-Teatro 

La Fenice Stage direction, scenes 

and costumes by Kara Walker




검은색 종이로 실루엣을 만들어 남북전쟁 전, 인종차별이 극심한 시절의 흑인 노예사를 풀어 낸 15m짜리 벽화로 수많은 미술계 인사들에게 단숨에 그의 작업을 각인시킨다. 치마에 얼굴을 파묻은 남성 혹은 그 반대의 선정적인 이미지들이고, 검은 실루엣은 분명히 피부색을 나타내지 않는데 흑인 노예와 백인 주인과의 성착취 장면임을 짐작하긴 어렵지 않다. 그리고 노골적으로 드러나는 폭력. 수트 등의 복장과 측면 얼굴형만으로도 충분이 이 특징을 드러낼 수 있던 것. 검은색의 실루엣 벽화. 전형성, 즉 스테레오타입에 기대어 관객들의 상상력을 충분히 자극하는 매력적인 화면. 특별할 것 없는 이 단순함의 절정과 같은 방식으로 워커가 이뤄낸 성취를 좀 더 풀어볼까. 


워커의 1994년 데뷔전이 치러진 당시의 뉴욕, 특히 소호는 1993년의 ‘휘트니 비엔날레’가 산발적으로 일어난 정치적 미술에 대한 논의를 한 방에 정리시켜 준 뒤로, 지속적으로 또는 더욱 탄력을 받아 ‘정치적 올바름’이란 것에 대한 논의가 한창 뜨겁던 때였다. 그 정치라는 것과 올바름이란 것의 기준이 제각각인지라, 다양한 발언들이 쏟아지면서, 세계, 특히 뉴욕 미술판의 달아오름이 정점에 달한 때이기도 했다. 미술시장은 침체기였고, 젊은 신진 아트딜러들이 소호를 중심으로 막 출사표를 던지던 시기. 데이빗 즈워너, 이완 워스 같은 딜러들이 당시 갓 뉴욕 데뷔를 하던 즈음이다. 어차피 바닥을 친 미술시장에 대안공간이며 각종 신진갤러리들을 중심으로 판매와 상관없어 보이던 정치적이고 전위적인 작품들이 미술시장에 편입될 발판이 마련되던 시기와도 겹친다. 마침 워커의 작품과 작가 자체는 시대의 화두와도 같던 정치적 올바름을 논의하기에 교과서적인 키워드를 모두 가지고 있었다.





<calling to me from the angry surface of somegrey and 

threatening sea.> 2007 Color video on projection screen,

 painted wood Installation dimensions variable video: 9'10" 

Installation view of <Kara Walker: Mon Ennemi, Mon Frere,

 Mon Bourreau, Mon Amour> ARC/Musee dArt moderne de la 

Ville de Paris, 2007 Photo: Florian Kleinefenn Artwork 

 Kara Walker, courtesy of Sikkema Jenkins & Co., New York





이렇게 시대를 잘 타고 태어나 평단의 주목과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뉴욕 미술계에 훌륭하게 데뷔한 ‘어리고 흑인인데다 여성’이었던 작가가 바로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워커라는 말이다. 그 기념비적인 데뷔전 이후로 3년 사이에 7번의 개인전을 더 가졌고, 1997년엔 맥아더재단상을 거머쥔다. 맥아더재단상은 천재들을 위한 상으로 불리며, 창의적이고 잠재력이 있는 이들에게 수여된다. 27살에 미술천재로서 인정받으면 누구보다 화려한 커리어를 쌓아가기 시작한 것. 워커는 이후 “언제나 존재하며, 절대로 안 끝나는 내 인종과의 전쟁 일지”를 써내려 간다. 


1969년 캘리포니아 스톡턴(Stockton)에서 태어난 워커는 13세 되던 해, 인종문제가 심각했던 미국 남부 조지아 주의 애틀랜타로 이주하면서 흑백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애틀랜타는 흑인들의 수도라 일컬어질 정도로 흑인 인구가 많다. 그리고 북부에 비해 남부의 경제사정은 풍요롭지 못했고, 워커가 이주했을1970년대는 지금보다도 인종차별이 심했던 시기다. 백인과의 교류 없이, 백인들이 사는 나라로 알려진 미국에서 ‘다수이면서 소수’인 채로 지내야했던 아프로-아메리칸 커뮤니티를 보며, 흑인 인권에 대해, 흑인의 이주 역사에 대해, 흑인의 향후 대우에 대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던 것은 자연스럽다. 




Installation view of <A Subtlety> 2014

 Photo: Nayun Lee




워커는 당시의 이주로 겪은 차별에 대한 감각을 ‘충격적’이었다고 회고한다. 충격적이었던 만큼, 알알하게 체감했을 테고, 따라서 작업으로 풀어내는 데 효과적인 소재 제공처가 됐음을 짐작하기도 어렵진 않다. 애틀랜타 컬리지 오브 아트(Atlanta College of Art)에서 학사를 로드아일랜드스쿨오브디자인(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에서 석사학위를 받아, 곧바로 뉴욕에서 성공적인 데뷔를 치러 뉴욕에서 거주하며 작업하는 작가이지만, 애틀랜타에서 끌어온 인권 문제와 뉴욕에서 일어난 각종 인권 활동을 목격하며 이 주제를 풍성하게 발전시켜 나갈 수 있었을 것이다. 


실루엣 작업으로 유명세를 얻은 작가이긴 해도, 워커의 힘 있는 드로잉들을 거론하지 않고 넘어가는 건 아쉽다. 비슷한 주제를 목탄과 콩테 등의 재료가 강하게 드러나는 큰 사이즈의 검은색 드로잉을 소개하기도 했던 것. 검은색이란 미술재료에서 가장 쉽게 구할 수 있는 색이지만, 워커의 검은색은 의미심장하게 느껴진다. 그런데! 워커가 관람객에게 준 또 한 번의 선물이 있었다. 2014년 5월부터 두 달간 폐쇄직전의 낡은 도미노 설탕 창고이자 공장에서 가진 전시 <서틀티(Subtlety)>. 브루클린 윌리엄스버그에서 금요일 오후와 주말에만 전시장을 개방한 이 전시엔 13만 명의 관객이 들었다.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하나의 서틀티(A Subtlety)>, 혹은 <웅장한 설탕 아기(The Marve lous Sugar Baby)>라 불리는 10.5m 가량에 달하는 거대한 설탕 조각. 두 팔을 앞으로 내밀며 엎드린 흑인 여성의 포즈와 규모는 명백히 스핑크스를 연상시켰다. 





<Darkytown Rebellion> 2001 Cut paper and projection 

on wall 457.2×1,005.8cm Installation view of

 <Kara Walker: Mon Ennemi, Mon Frere, Mon Bourreau,

 Mon Amour> ARC/Musee dArt moderne de la Ville de Paris, 

2007 Photo: Florian Kleinefenn Artwork  Kara Walker, 

courtesy of Sikkema Jenkins & Co., New York




작가는 본인이 만든 설탕 스핑크스를 “뉴욕의 수호신”이자 “영웅들의 포식자”로 묘사하고 싶었다고 한다. 수호신이자 포식자의 지위를 흑인 여성으로 대체하면서 작가가 그간 천착해온 인종과 계급, 착취, 민족, 학대, 차별 등에 대한 질문을 이어나간다. 흑인 여성 특유의 두건과 귀걸이를 착용한 채 다소 과장되게 몸매와 이목구비를 묘사하는 방식에선 유머감각도 보인다. 하지만 이 거대한 스핑크스는, 지구적 단위로 움직이는 현대미술계 안에서 본인에게 유리한 각종 정치적 도구를 영리하게 이용해 ‘대체 불가능한’ 흑인여성 작가로서의 지위를 획득한 카라 워커의 자화상에 다름 아니다. 실루엣에서 시작해 안정적인 드로잉을 소개하고, 결국 조각으로도 제대로 승부를 낸 워커의 다음과제가 궁금해지는 건 당연하다.  




카라 워커




카라 워커는 1969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태어났다. 미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아프리카계 예술가인 그는1991년 애틀랜타 컬리지 오브 아트(Atlanta College of Art)을 졸업하고, 1994년 로드아일랜드 스쿨 오브 디자인(Rhode Island School of Design)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인종과 젠더, 섹슈얼리티, 그리고 흑인이라는 자신의 정체성을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그림자 미술을 통해 탐구하는데, 워커의 그림자 이미지는 얼핏 보면 동화 같은 아름다움을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남성중심사회, 인종차별 등 사회 이면의 모습이 담겨있다. 구겐하임미술관(Solomon R. Guggenheim Museum), 휘트니 미술관(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등 세계 유수 미술관에서 작품을 선보였으며 2007년 『타임(TIME)』지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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