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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여현
Kwon yeo hyu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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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오필리아를 죽였는가?

권여현은 회화, 사진, 입체, 설치, 퍼포먼스, 영화 등 시각예술의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고 있는 전방위형 작가이다. 안중근 의사의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에 가시가 돋는다’는 유명한 문구를 적용하자면 권여현이야말로 ‘잠시라도 말을 하지 않으면 입게 가시가 돋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말이 많다. 그렇다고 무의미하게 수다스럽다는 말은 아니다. 그는 말을 하면서도 어떤 상황에 대해 유추, 분석, 비판하면서 동시에 자신의 생각을 정리한다. 그래서 그의 말은 일상적으로 소비하는 수다가 아니라 총기와 예지가 넘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지켜본 나에게 권여현의 말은 생각을 추월하여 불쑥 튀어나오는 것이 아니라 말과 직관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기 때문에 사태를 판단할 때 도움이 될 경우가 많다.
● 최태만 미술평론가 ● 사진 서지연

'MacGuffin Desire' 스틸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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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입으로 말을 하면서도 눈으로 사물과 사건의 내·외부를 보고 손으로는 그림을 그린다. 그래서 그는 나에게 언제나 경이로운 존재이다. 또한 권여현은 ‘하루라도 그리지 않으면 손에 곰팡이가 스는’ 작가이다. 지금까지 그는 국내외에서 40여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단체전에 출품한 회수는 셀 수 없이 많다. 이런 다작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세계로 향한 관심이다. 그는 이미지의 포식자이며,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그의 식성은 잡식성이다. 그렇다면 그의 작품의 모티브는 어디서 오는가? 한마디로 모든 것으로부터 온다. 그의 회화는 아들의 장난감으로부터, 영화와 같은 대중문화의 캐릭터는 물론 개인적 기억,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미술사, 신화, 철학에 이르기까지 ‘너무 많은 것’들로 넘쳐나고 있다. 이러한 이미지들을 왕성하게 섭취하도록 이끄는 것은 패러디에의 충동이고 혼종성(hybridity)으로 향한 열정이다. 그것에 올라탄 나르시시즘은 작품을 더욱 오리무중이면서 무궁한 이야기의 세계로 인도한다.




<들뢰즈의 리좀> 2012 사진 위에 유채 119×76cm




한때 그는 자신을 거지, 부랑아, 룸펜프롤레타리아, 군인, 고집 센 선비, 고흐와 같은 비극적 천재와 동일시한 ‘연출된 사진’을 통해 나르시시즘을 노출하는가 하면 보티첼리의 작품을 패러디한 작품에서 아테나 여신으로부터 처벌받는 켄타우로스로 변장해 스스로 피해자임을 고백하기도 했다. 사진 위에 그린 그의 작품은 이미지의 혼성모조를 더욱 실감나게 만든다. 화면을 빈 틈 없이 꽉 채우고 있는 이미지들은 그의 작품을 지배하고 있는 ‘여백공포(horror vacuum)’을 드러내고, 사진 위에 덧입힌 물감은 그의 작품에 넘쳐나는 알레고리를 추적하도록 만드는 ‘지워진 양피지’ 즉, 팔림프세스트(palimpsest)의 역할을 한다. 자연과 인공, 실내와 실외, 과거와 현재, 인간을 포함한 동물과 식물, 신화와 현실, 기호와 상상, 미네르바의 부엉이와 병든 바쿠스, 들뢰즈와 라캉이 혼거하고 있는 그의 작품은 과잉된 이미지가 폭발직전에 이른 상태를 보여준다. 이것이 그의 작품이 지닌 매력이자 독창성이며 또한 함정이다. ‘양의 질적 전환’은 마르크스 경제학에서 중요한 법칙 중의 하나이지만 그의 작품을 보노라면 양이 질을 선도한다는 생각을 떨칠 수 없다. 양적인 팽창이 질적으로 급전하는 현상은 권여현의 작품에서도 발견된다. 양이 많다고 모두 질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권여현은 양적 팽창을 통해 질적 도약을 이룬 작가임에 분명하다.




<MacGuffin Desire> 스틸 이미지



  

최근 권여현은 하나의 스토리를 회화와 영화로 표현한 <맥거핀 욕망(MacGuffin Desire)>을 발표했다. 알프레드 히치콕 감독이 영화에서 활용한 맥거핀은 관객을 혼란에 빠뜨리는 일종의 그물이자 덫이다. 권여현의 영화에서 맥거핀은 시각예술을 지배하는 통념, 기준, 원리, 규칙이면서 아무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그의 영화 속에서 주인공은 살해당한 아버지의 유령이 밤마다 나타나 자신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말하지만 복수를 실행하지 못하고 고뇌와 방황 속에 주저하는 햄릿이 아니라 햄릿의 연인이었으나 착란을 일으켜 죽는 오필리아이다. 권여현은 섹스피어의 비극 『햄릿』이 아니라 그것에 대한 라캉의 해석에 주목한다. 라캉에 따르면 어머니의 자궁으로부터 빠져나온다는 것은 평온하고 안락한 낙원으로부터의 추방을 의미한다. 


일체였던 어머니의 몸에서 분리되면서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낙원을 상실했기 때문에 출산은 아기에게 결핍이다. 이 결핍에서 욕망(phallus)이 발생한다. 배고픈 아기가 보챌 때 어머니는 아기에게 모유를 수유하여 욕구(need)를 충족시킬 수 있지만 아기의 요구(demand)는 해소되지 않는다. 햄릿에게 있어서 최초의 요구의 대상은 타자로서의 어머니이다. 햄릿은 어머니를 욕망한다. 욕망의 발생은 타자에 대한 욕망을 의미한다. 그런데 어머니의 욕망은 숙부인 클로어디스에게로 향해 있기 때문에 햄릿은 어머니로 향한 자신의 욕망이 발각될 경우 받을 처벌 때문에 두려움에 빠진다. 게다가 햄릿에게는 어머니를 충족시킬 남근이 없다. 그것은 죽은 아버지의 유령에 속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테나와 켄타우로스> 2007 캔버스에 유채 180×180cm

 



그러나 정작 그 남근은 복수의 대상인 클로어디스가 가지고 있으므로 햄릿의 복수는 지연, 유예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오필리아는 어떤 존재인가. 햄릿은 오필리아를 미래의 죄인을 낳을 여인 즉, 그녀를 숙부와 동거하는 불결한 어머니와 동일시한다. 클로어디스의 음모에 따라 오필리아의 아버지이자 햄릿에게는 ‘자아-이상’이면서 동시에 ‘이상자아’이기도 했던 레어티즈와의 결투에서 결국 그를 죽였기 때문에 착란을 일으킨 오필리아는 히스테리를 일으키며 죽음을 맞이한다. 그러나 권여현의 영화 속에서 오필리아는 비극적 최후를 맞는 가련한 여성이 아니다. 나선형 순환구조를 지닌 이 영화는 매우 복잡한 복선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영화의 모티브는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로부터 출발하고 있다. 플라톤에게 있어서 동굴 밖은 진리(episteme)의 영역이고 동굴 안은 죄수들이 사는 의견(doxa)의 영역이다. 동굴 안의 죄수들은 벽에 비친 그림자만 보고 있다. 그림자의 원천은 동굴 밖의 태양이지만 정작 그들이 보고 있는 것은 동굴 안의 모닥불에 비쳐진 인형의 그림자이다. 따라서 모닥불과 인형은 동굴 밖의 태양과 실제 사물의 모방이므로 동굴 속에 비친 그림자는 모방의 모방이라고 할 수 있다. 어느 날 한 죄인이 동굴 밖으로 나가 태양을 보지만 이미 동굴 속의 어둠에 너무 익숙해 있었기 때문에 동굴로 돌아와서 동료들에게 그것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 또한 그는 동굴의 어둠에 다시 적응해야하는 난제 앞에 봉착한다. 동굴 속에서는 의견의 옥신각신이 재연된다. 이 에피소드에 착안하여 권여현은 우리에게 질문을 던진다. 





<카라바지오(Medusa)> 2012 사진 위에 유채 70×72cm





우리가 보고, 경험하고, 믿고 있는 것이 과연 진실인가. 질문은 순환구조 속에서 거듭 반복된다. 오필리아는 물에 빠져 죽어야 하는 존재이지만 동시에 교육에 의해 자신을 길들이고 있는 세 명의 지도자(철학자, 이론가, 작가)를 죽이는 팜므파탈(femme fatale)이자 욕망의 주체이기도 하다. 아이는 언어체계로 진입하면서 사회의 구성원인 주체가 된다. 그러나 아이가 거울단계를 거쳐 상징계 속에서 주체로 태어날 때 상징적인 거세를 통해 결여가 발생한다. 스승을 죽인다는 것은 바로 이러한 상징적인 거세를 의미한다. 라캉이 오필리아에 대해 말하면서 주석에 슬쩍 끼워 넣었던 언어유희인 ‘오 팔루스(O, phallus)’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은 그녀가 거세당할 운명임을 암시한다. 그러나 상징적 거세에 의해 발생한 결여는 오필리아를 욕망의 그물로부터 벗어나지 못하도록 만드는 요인이기도 하다. 권여현은 어긋남, 불일치, 충돌 등을 통해 오필리아란 존재를 거듭 죽음과 부활의 순환구조 속에 가둬놓고 있다. 


오필리아는 햄릿의 욕망의 원인인 ‘대상 a’이면서 익사하는 여인이기도 하지만 홀로페르네스의 목을 친 유디트이자 세례 요한의 목을 요구한 살로메이고, 동굴 밖으로 나가 태양을 바라본 지적 호기심이 많은 존재이다. 그녀는 거울 문을 부수고 밖으로 나가지만 교육의 그물망에 의해 훈육당하는 존재이기도 하다. 그녀는 해방과 자유를 꿈꾸지만 헌터에 의해 다시 포획되는 존재이다. 이처럼 컬트무비와도 같은 그의 영화는 조밀하게 짜여진 각본, 의미의 직설적 발화와 해독을 방해하는 수많은 그물, 함정에 따라 플롯 자체가 해체적인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가 이 영화를 통해 제기하는 것은 예술의 의미에 대한 질문이다.


과연 누가 오필리아를 죽였는가, 아니 누가 오필리아에 의해 죽임을 당했는가. 이 죽음과 죽임은 상징적인 거세이자 주체로서의 탄생을 위한 고통스러운 통과절차이다. 구도, 색채, 형태 등의 미적 요소, 즉 미술의 조형원리는 맥거핀이자 제거해야할 것이다. 이 삭제는 스승에 대한 잔혹한 살해의 형태로 집행되지만 해방은 유예되고 미술에 대한 관념과 미술계를 구성하고 있는 제도를 의미하는 헌터의 추격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마치 동굴 속으로 돌아온 죄인이 동굴 속의 동료들에게 태양에 대해 말하기 위해 다시 한 번 의견의 장으로 나가 자신이 보았던 것에 대해 힘겹게 논쟁해야 하듯 그의 영화는 이 지점에서 다시 에피스테메를 향한 독사의 영역으로 되돌아온다. 이 순환구조에서 권여현이 빌견한 것은 스피노자의 ‘코나투스(Conatus)’이다. ‘자신을 보존하려는 의지’를 의미하는 코나투스는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의미를 획득할 수 있다. , 나의 코나투스를 증진시킨다는 것은 타자에게는 기쁨이자 슬픔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권여현은 자아와 타자가 다 같이 자유로울 수 있는 기쁨의 윤리학으로서 예술에 대해 제안하고 있는 것이다.  



 

 

권여현




작가 권여현은 1985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졸업 후 동대학원에서 서양화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국민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교수로 재직 중인 그는 1984년 창작미협 공모전 대상 수상을 시작으로 수많은 개인전과 단체전에 참여해왔다. 국내무대는 물론 프랑스, 미국, 인도네시아, 일본 등을 오가며 끊임없이 활동 중인 작가는 최근 2014년 미국의 UCSC에서 레지던스 및 전시를 가졌고, 지난해 한국 서울에서 <The Pond of Ophelia>전을 선보이는 등 활발한 활동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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