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11, Dec 2015
스텔락
Stelarc
신체의 확장 그리고 미래 인간의 상상
'에이아이(A.I.-Artificala Intelligence)', '공각기동대(Ghost in the Shell)', '엑스맨(X-Men)'의 장면을 먼저 회상하기. 후에 이 글을 시작해보자. 이들이 묘사하는 세상은 기계와 기술의 발전으로 구현된 사이보그처럼 인간을 기계적으로 변화시키거나, 유전적 조작을 통해 새롭게 변형된 인간의 모습을 보여준다. 이 영화에서 나타나는 미래의 모습들은 ‘기계주의자(Mechas)’, ‘조작주의자(Shapers)’로부터 변화된 미래 인간의 모습을 상상하고 있으며 현재의 인간에게 미래의 인간을 곱씹게 하는 과거가 된 미래의 이미지다.1) 이러한 이미지들은 스텔락(Stelarc, Stelios Arcadiou)을 이해함에 있어 흥미를 한껏 올려준다. 스텔락의 작품세계 역시 미래를 상상하고 있으며 변화할 인간의 유형을 향한 탐구를 드러내고 현실로 실현시키는 의미심장한 행위를 드러낸다. 누구나 한번쯤 자문했을법한 질문 하나. 심장을 이식받으면 이식받은 사람이 주인이 되지만 뇌를 이식받으면 그 몸의 주인은 누가 될까 아니면 누구라고 해야 맞을까? 혹은 영화나 애니메이션에서 접했던 유전자 변형이나 사이보그의 인간들은 과연 현실로 나타날까? 인간의 모습, 인간의 몸에 관한 여러 의문들의 수합은 변형이나 여러 기관들의 이식이 가능해진 오늘날로부터 앞으로 기술과 기계의 발전에 의해 변화될 미래 인간의 모습들이 어떤 형태를 띨 것인지, 마치 판도라의 상자를 여는 것 같은 호기심과 두려움의 생각이 되곤 한다. 아니 판도라의 상자는 프로메테우스(Prometheus)가 주고 간 불 이후로 맺어진 인간과 기술 혹은 도구의 관계로 이미 열려 있는지도 모르겠다. 신체에 관한 사유들은 데카르트(René Descartes)의 신체와 정신에 관한 이분법적인 생각에서부터 이를 비판하는 신체에 관한 여러 논의들을 거쳐 현재에는 뉴미디어 기술, 기계와 몸의 관계로 나아가 기존의 인간 이후의 새로운 인간의 모습, 이른바 포스트 휴먼(Post Human)에 관한 담론들로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그 중 스텔락은 ‘기술’, ‘기계’와 ‘몸’을 이용한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우리에게 미래 인간의 모습에 대한 영감을 주는 작가다. 신체에 대한 탐구와 신체와 기계장치의 결합에 관한 이른바 사이버 퍼포먼스를 실행하며 인간의 복잡한 이미지들을 제시하며 선보이고 있다. “신체는 진부하다”라고 언급한 것처럼 그는 진화론의 관점에서 한계를 가진 신체의 진화를 위해 기계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옹호하며 몸 곁으로 부착시킴에 따라 새롭게 강화된 인간의 형태를 탐색하고 있다.
● 최형우 수습기자 ● 사진 작가 제공
'Stretched Skin' Scott Livesey Galleries, Melbourne Photographer: Graham Stelar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