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69, Oct 2020
당신을 맞이하는 미술 문화(文火)의 향연
A Feast of Art That Greets You
10월, 한해의 마지막 분기를 시작하는 이달은 통상 빠르게 지나간 시간과 붙잡지 못한 순간을 아쉬워하며 후회를 곱씹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어느 해보다 고단하고 지난했던 올해는 바뀌는 계절과 흐르는 시간이 무엇보다 큰 위안과 힘으로 다가온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수많은 전시와 행사가 취소된 2020년, 어려운 상황을 헤친 미술 문화 행사들이 당신을 맞이할 준비를 마쳤다. 형식의 가벼움과 내용의 유연함을 꾀하는 조각 축제 ‘창원조각비엔날레’부터 자연미술과 현대미술 작가들의 조우를 목도할 수 있는 ‘금강자연미술비엔날레’, 격변하는 새로운 현상 속 시각 문화의 역할을 고찰하는 ‘태화강국제설치미술제’, 미디어아트를 놀이처럼 즐기는 빛의 예술축제 ‘광주미디어아트페스티벌’까지. “물크러진 시간은 잼으로 만들면 된다. 약한 불에서 오래오래 기억을 졸이면 얼마든 달콤해질 수 있다”*는 안희연 시인의 문장처럼, 힘겨움과 지침에 짓물러진 당신의 마음이 미술 문화(文火)를 만나 점차 감화되기를 소망한다.
● 기획 · 진행 김미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