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60, Jan 2020
김성룡
Kim Seoung Ryong
갖고자 울 것이며
김성룡의 회화 세계는 너무나 광대하고 깊다. 그래서 글로 그 세계를 설명하려는 온갖 시도들이 애처롭고 가소롭다. 어떤 나라 어떤 시대에서도 보지 못했던, 독창적인 색채와 구도, 그 내용이 보는 사람들을 경이의 순간으로 내몰았다. 다만 작가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나마 생각하고자 한다. 우선 한 편의 시가 김성룡의 문턱에 발을 딛도록 도와준다. 윌리엄 워즈워스(William Wordsworth)의 장편 시 '서곡(Prelude)'의 한 부분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느낀다네. 느낄 수밖에 없다네. / 그것들은 소멸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가슴은 떨린다네. / 불멸의 우리 존재가 더 이상 그처럼 거추장스러운 옷가지들을 / 필요로 하지 않으리란 생각을 한다면 그럴 걸세. 그러나 우리 인간은, / 그가 대지의 아이들로 살아가는 한에서는 / 결국은 잃게 될 것을 갖고자 울 것이며,1)
● 이진명 대구미술관 학예연구실장 ● 이미지 작가 제공
'섯알오름 가을' 2016 캔버스에 아크릴릭, 혼합재료 160×205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