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77, Jun 2021
김세진
Kim Sejin
미시적 삶을 생산하는 테크놀로지
아마도 김세진 작품의 가장 아름다운 순간 중 하나는 '야간 근로자'(2009)에 나타난 순간들, 시간의 깊이를 만들어내고 시간을 천천히 흐르게 하는 공간의 리듬, 두 근무자의 표정, 몸짓, 어둠과 빛의 차이들일 것이다. 이 아름다움은 작품이 도시 노동자의 고단한 삶을 표현했다는 그 사실 자체보다 카메라가 이미 구축된 재현의 장을 비껴가면서 혹은 그 이면으로 침투하면서 어떤 미시적 삶의 리듬을 보여준다는 점과 연관된다. 카메라 워킹, 편집, 미장센 등은 그들의 야간 근무를 인과적으로 혹은 서사적으로 묘사하기 위해 사용된 것이 아니다.
● 조선령 미학 연구자·기획자 ● 이미지 작가 제공
'2048' 2020 3채널 HD 비디오, 스테레오 사운드 10분 25초 이미지 제공: 송은문화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