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22, Nov 2016
김화현
Kim Hwa Hyun
불편함을 들추다
PUBLIC ART NEW HERO
2016 퍼블릭아트 뉴히어로Ⅶ
순정만화에서나 볼법한 아름다운 소년들로 가득 찬 김화현의 작품을 처음 볼 때, 적지 않은 이가 만화인지 혹은 순수회화인지 정의내리는 기로에 선다. 화이트큐브 안에 있으니 만화는 아닐 터, 그러나 그간 미술사에서 봐왔던 작품과는 확연히 다른 것이 사실이다. 여러 가지 의문점이 교차한다. 왜 그는 순정만화 속 소년을 캔버스로 끌고 왔는가. 이를 통해 무엇을 말하려 하는 것일까. 그리고 기존 미술사에 미루어보아 김화현의 작품을 ‘순수회화’라 명할 수 있을까? 이 수많은 질문에 대해 그의 대답은 명료하다. “여자가 그린 남자 그림이다.” 김화현 작품의 주제를 하나로 좁힌다면 단연 ‘페미니즘’이다. 어렸을 때부터 작가는 성역할에 의문을, 구체적으로 말해 여성에겐 남성의 시각이 반영된 보수적 기준으로 적용된다는 사실을 느꼈다. 대중문화에서 평범한 남자가 미녀를 얻는 경우는 쉽게 찾아볼 수 있지만, 그 반대는 거의 없는 점도 그에겐 이상하게 여겨졌다. ‘인간은 본능적으로 아름다움을 쫓는다’는 명제가 진리임에도 여성이 남자 외모를 따지면 비난 받는 경우 또한 종종 목격했다. 남성이 여성의 아름다움을 따지는 건 사회적으로 허용되면서 왜 그 반대의 경우는 안 되는가. 아름다움을 상징하는 것은 항상 여자인 점과 남성의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의문은 김화현 머릿속에서 지속적으로 커졌고 이는 현재 작가가 ‘대체미술사’를 구축하는 원동력이 됐다.
● 이효정 기자 ● 사진 서지연 기자
'臥虎' 2005 장지에 채색 130×162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