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87, Dec 2013
민성식
Min Song Sik
황홀한 형식, 은닉된 파워게임
평편하고 강렬한 색면을 가르는 직선. 팽팽한 긴장감 속에 기하학적으로 구축된 화면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프레임 속 공간은 일상의 광경. 하지만 어딘지 모르게 뒤틀려 있다. 강렬한 색감과 원근법을 따르지 않는 구도, 익숙하지 않은 시점 등은 관람객들을 현실과 환상 사이의 어디쯤엔가 위치시킨다. ‘회화의 형식에 집중하는 작가’라고 생각을 정리할 쯤, 문득 조그만 오브제들이 시야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것들은 이내 조용히 읊조리는 듯하다. 찬연한 스테인드글라스처럼 화려하고 부러질 듯 절제된 형식 너머로, 그렇게 서서히 민성식의 회화는 숨기고 있던 이야기를 드러낸다. 그것은 바로 ‘파워게임’이다.
● 문선아 기자 ● 사진 서지연
'오렌지 파워(The orange power)' 2011 Oil on canvas 130.3×194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