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08, Sep 2015
쇼미 더 머니 블링블링, 사치스럽고 럭셔리한 미술
Show Me The Money bling bling, Glamorous and Luxurious Art
패션은 점차 과감해지고 있다. 특별한 사람들만 하던 치장을 이제 원하면 누구나 즐기는 시대가 되었다. 화려한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주고, 손톱에 큐빅을 붙이는 등 반짝반짝 광을 낸 이들이 도시를 활보한다. 햇빛에 반사된 금목걸이는 태양을 머금은 듯 찬란하게 빛나고, 다이아몬드 반지는 영롱한 자태를 뽐내며 시선을 끈다. ‘화려하게 차려입은’이라는 사전적 뜻의 블링블링(bling-bling)은 이와 같이 값비싼 보석을 사용한 과도한 치장을 표현하는 속어로 쓰이는데, 현재 그 의미가 확대되어 요란한 장신구나 옷가지, 과소비와 허세로 뭉친 행동 양식을 묘사하는 신조어로도 사용된다. 과연 미술은 이러한 사회적 현상을 어떻게 반영하고 있는가. 그 중심에 블링블링 아트의 대가 데미안 허스트(Damien Hirst)가 있다. 허스트의 '신의 사랑을 위하여(For the Love of God)'는 8,000여 개의 다이아몬드 조각으로 이루어진 작품으로 제작비만 200억 원에 달해 미술계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이와 같이 금은보화를 주재료로 활용하거나 명품을 소재로 한 미술품과 작가들을 통해 물질만능주의 사회와 시대를 아우르는 황금을 향한 인간의 끝없는 탐욕과 갈망을 알아본다.
● 기획·진행 편집부 ● 박민주 수습기자
루이스 지스펄트(Luis Gispert) 'Untitled(Car Toes)' 2001 후지플렉스 인쇄 127×152.4cm 이미지 작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