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62, Mar 2020
박천욱
Park Cheonwook
복화술의 입장표명
PUBLIC ART NEW HERO
물질과 맥락에 종속되지 않는, 무언가의 표현이나 대체물로 기능하지 않는 완벽한 독립체로서의 미술(품)은 존재 가능한 것인가. 불가능의 영역으로 추락할 수밖에 없는 위 질문을 반복하는 미술의 의도는 무엇일까. 박천욱의 작업은 특정 서사나 맥락에 기대지 않는, 자립적이고 주체적인 시각물의 구성을 시도한다. 물론 그 시도는 미술의 매체와 장소, 형태와 물질에 관계하며 분명하고 현실적인 존재로 모습을 드러낸다. 그리고 그것은 주체적 대상을 구성하는 시도가 애초에 불가능한 것임을 자백하기도 한다. 이처럼 불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동일한 시도를 반복하는 자신의 작업을 작가는 “알고 쓰는 모순”이라고 설명한다(2016년 작가노트). 같은 맥락에서 작가가 불가능한 시도를 지속하는 이유를, ‘주체적’ 대상의 ‘구성’이라는 모순을 통해 성취하려는 행위의 가치를 탐색해본다.
● 권혁규 독립큐레이터 ● 인물사진 박희자 작가
'주체롭게9 카탈로그(Autonomously9 Catalogue)' 2018 디지털 프린트 45×60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