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62, Mar 2020
객관적 미술은 불가능해
Austria
Bunny Rogers: Kind Kingdom
2020.1.18-2020.4.13 오스트리아, Kunsthaus Bregenz
“얼마 전 친구 레오와 나는 왜 내 과거의 것들을 더 사랑하는가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그 이유는 아마도 우리가 어렸을 때 무언가를 사랑했던 것과 같은 방식으로 새로운 것을 사랑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람들에 관심을 가지면 그 사람들을 통해 새로운 것들을 사랑하게 된다. 미디어는 새로운 것을 사랑하게 하는 일을 쉽게 해준다. 하지만 이건 사실 중독에 가깝다. 사람들을 사랑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미디어는 우리에게 연민과 공감과 같은 복잡한 감정들로 이끌어준다. 난 콜럼바인(Columbine)에 가 본 적도 없지만, 당시 미디어는 나에게 큰 충격을 안겨줬고 지금도 그때의 강렬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내재화된 여성 혐오나 알코올 남용과 같은 것들은 내가 만화에서 본 것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둘러싼 문화의 하나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만화나 연극은 이런 것들에 관해 이야기하기에 좋은 방법인 것 같다. 나는 사람들을 이 장소로 정말로 옮겨 오고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 장소들은 이미 우리 공통의 기억 속에 존재하며 이 공통의 기억이 우리를 주관적인 애도로 이끈다.” -버니 로저스(Bunny Rogers)
● 김신애 영국통신원 ● 이미지 Kunsthaus Bregenz 제공
'Memorial' 2020 Installation view ground floor, Kunsthaus Bregenz, 2020 Photo: Markus Tretter © the artist, Kunsthaus Bregenz