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81, Oct 2021
오원배
Oh Wonbae
오원배의 형상, 인간으로부터
새하얀 북극에서 뛰노는 얼룩말, 작은 배를 타고 지중해를 항해하는 당나귀, 비행기에 몸을 실은 채 하늘을 나는 84마리의 금붕어, 도심 속에서 요가를 연습하고 공중곡예를 선보이는 북극곰 무리. 언뜻 익숙하고 친숙한 주체들에 마음을 빼앗기려는 순간, 이들이 응당 있어야 할 곳이 아닌, 어딘가 어색하고 낯선 공간에서 다분히 생경한 액션을 취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예술을 ‘불가능한 기적’이라 일컫는 파올라 피비(Paola Pivi)는 비현실적 요소들을 예술을 완성하는 재료로 십분 활용하며 실제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다른 차원의 일상을 눈앞에 펼쳐 보인다. 이렇게 현실의 프리즘에 투사된 아이러니의 빛은 인식적 한계를 초월하고 이내 우리를 숨겨진 이면의 수수께끼 세상으로 이끈다.
● 최태만 미술평론가 ● 이미지 작가 제공
'무제' 2007 캔버스에 혼합재료 231×479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