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37, Feb 2018
이재용
Rhee Jae yong
번지는 시간, 얼룩 같은 기억
꿈은 아주 분명하게 나뉜다. 마치 좀 전에 본 영화처럼 스토리는 물론이거니와 장소와 인물, 심지어 곳곳에 놓여있던 소품들까지 또렷하게 기억나는 꿈이 있는가하면 분명 무슨 꿈인가 꾸었는데 주인공이 누구였는지, 내가 그 곳에 있었는지, 배경은 지금 사는 시대인지 혹은 과거나 미래인지 이런저런 기억을 더듬느라 점점 더 아득해지는 꿈으로 구분된다. 득과 실의 여부, 혹은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가르는 것과 전혀 상관없는 꿈일지라도 기억을 더듬게 되기 마련인데 하물며 눈을 뜨고 실제 경험하는 일은 오죽할까. 사는 동안 겪는 모든 순간은 기억의 줄기와 첨예하게 닿아 사슬을 만든다.
● 정일주 편집장 ● 사진 서지연
'Memories of the Gaze_cityscape' 2009-2017 옥수 160×107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