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16, May 2016
이채영
Lee Chae Young
하늘과 바람과 땅 그리고 나무
Public art NEW HERO
2016 퍼블릭아트 뉴히어로 대상
회화의 역사는 손의 역사다. 하지만 그리기에 관해 말할 때 손은 자주 제외된다. 그리기의 주체는 누가 뭐래도 가슴 아니면 뇌이고, 그리기의 도구는 형과 색이라는 인식이 완강하기 때문이다. 정작 모든 그림을 손으로 그리면서도 손에 관한 언급은 흔치 않다. 그리기의 발원지가 가슴에서 뇌로 빠르게 이동하는 과정에서도 손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종이에서 캔버스로, 먹에서 물감으로 옮겨지는 그리기의 과정에서도 손의 노고에 대한 성찰은 많지 않다. 쓰기의 현장은 원고지에서 모니터로, 필기도구 역시 펜에서 키보드로 옮겨졌지만 쓰기의 근간은 여전히 손이 관할하듯 그리기 또한 마찬가지다. 바로 이런 손에 많은 것을 내맡긴 채 작업에 몰두하는 작가가 있다. 아직 어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집스런 작가 이채영. 삶에서 불현듯 느껴진 이질적 대상과 감정을 화폭에 담는 그는 단언한다. “일단! 그린다”고.
● 정일주 편집장 ● 사진 서지연
'새벽3시 30분' 2011 장지에 먹 71×93c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