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54, July 2019
정재철
Jeoung Jaechoul
물질, 필멸의 이주
신원도 알 수 없는 누군가 업데이트한 정보를 자칫 검증된 지식인양 맹신하는 위험한 시대를, 우리는 산다. 궁금한 게 생기면 사전을 펼쳐보고 도서관에 가는 대신, 빠른 웹 검색으로 정보를 얻고 동시에 내가 아는 주관적 지식과 정보를 불특정 다수와 공유한다. 주변에 널린 가상공간, 그것이 보장하는 익명성으로 상대를 공격한다던지, 상상을 뛰어넘는 범죄도 속출한다. 단편적 웹 환경을 예로 들었지만, 이렇듯 기술의 발전은 삶에 무한한 가능성을 선사하는 동시에 무한의 부정적 측면을 만든다. 상황이 이러하니 분명한 매체를 통해 실험하며 동시에 환경과 기술로 무장된 집단 무의식을 건드리는 것은 어느새 도전하는 예술의 중요한 덕목이 되었다. 여기 아날로그적 실험을 기반으로 미술의 사회적 역할과 기능 그리고 미술가의 역할에 대해 탐구하는 작가가 있다. 자신의 미술이 어머니나, 선생님 혹은 중국 파미르 고원의 오지 타지크 사람에게 어떤 의미로 작동 할 수 있을까에 방점을 찍어 궁금증을 풀어내며, 수행하듯 작품을 만드는 정채철이 바로 그이다.
● 정일주 편집장 ● 사진 작가 제공
'블루오션 프로젝트-크라켄'(부분) 2018 백남준 아트센터 전시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