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66, Jul 2020
폴리스적 동물
France
RESTONS UNIS
2020.5.23-2020.8.14 파리, Galerie Perrotin Paris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해지자 세계 각국은 너나 할 것 없이 국경을 걸어 잠그고, 하늘길과 뱃길까지 막아 버렸다. ‘자유와 인권’을 외치던 서방 국가들도 일제히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며, 전 국민을 대상으로 이동 금지령을 내렸다. 프랑스 역시 이러한 강도 높은 방역 방침을 세운 나라들 중 하나다. 소리 없이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는 이 바이러스에 맞서기 위해, 파리 곳곳에 즐비한 노천카페와 레스토랑, 인파로 북적이던 미술관들과 갤러리들도 모두 문을 닫았다. 인적 없는 황량한 거리, 모든 것이 멈춰버린 침울한 파리의 모습은 백여 년 전, 으젠느 앗제(Eugène Atget)가 홀로 바라본 텅 빈 파리의 풍경을 재현해 놓은 듯하다. 아무도, 아무것도 접촉하지 마라. 살아남기 위해 서로 경계하고 감시해야만 하는 때, 우리는 앗제처럼 혼자가 되었다.
● 정지윤 프랑스통신원 ● 이미지 Galerie Perrotin Paris 제공
Kaoru Arima 'Dirty Blonde' 2019 Credit: Gina Folly © the artist and galerie Edouard Montassu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