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 124, Jan 2017
울라 폰 브란덴부르크
Ulla von Brandenburg
화려한 장막 뒤, 현실과 재현의 경계
최근 현대미술계를 주름잡고 있는 아티스트 중, ‘색’이라고 하는 인간에게 가장 익숙하고, 원초적인 소재(matériel)을 통해 자신의 예술세계를 대변하는 작가를 한 명 꼽으라고 한다면, 단연코 울라 폰 브란덴부르크(Ulla von Brandenburg)일 것이다. 색이란, 울라 폰 브란덴부르크의 예술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이자, 모티브이며, 강력한 표현의 수단이고, 곧 하나의 완성된 작품이다. 특히, 시각적 대비가 큰 색감들이 입혀진 거대한 사이즈의 천 조각들과 커튼들은 작가 정체성의 상징인 동시에, 대표작으로 굳어진 지 오래다. ‘색의 마술사’로 불릴 만큼, 다채로운 색의 사용을 통해 뛰어난 공간 구성력과, 더 나아가 무대 연출력을 보여주는 작가로 평가받는 그는 ‘2016 마르셀 뒤샹 상(2016 Prix Marcel Duchamp)’의 후보자로도 이름을 올렸다. 오대양 육대주를 가로지르며, 이미 세계적인 위상을 자랑하는 미술관들의 높은 문턱을 넘은 것은 물론, 비엔날레와 아트페어, 각종 필름페스티벌에서 수없이 많은 러브콜을 받고 있는 그는 흔히 말해 요즘 가장 잘나가는 아티스트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자면, 가장 자유롭고, 그래서 예측이 힘든, 그래서 더욱이 혹독한 세상인 예술계에서 십여 년째 자리를 틀고, 버티며, 살아남은, ‘오래된 신인’이다.
● 정지윤 프랑스통신원 ● 사진 갤러리 아트 콘셉트(Galerie Art Concept) 제공
Exhibition view of 'Sink Down Mountain, Raise Up Valley' at kim? Contemporary Art Centre, Riga 2015 Photo Ansis Starks Courtesy the artist and Art : Concept, Pari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