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시태그(#)’는 우물 정, 와플, 악보의 샵 등 세대와 용도, 그리고 국가에 따라 다양하게 해석되는 특수기호다. 최근에는 SNS를 기점으로 자주 사용되면서 무한히 덧붙여지는 레고 블록처럼 확장하고 있다. <프로젝트 해시태그 2020>은 해시태그의 이런 속성을 가진 전시다. 국립현대미술관과 현대자동차가 차세대 창작자들을 발굴하고 지원하기 위해 2019년 시작된 프로젝트의 첫 선정 작가 ‘강남버그(이정우, 김나연, 박재영, 이경택)’와 ‘서울퀴어콜렉티브(권욱, 김정민, 남수정, 정승우/ SQC)’는 바로 지금 여기, 서울의 이야기를 작업으로 풀어낸다. 강남버그는 강남을 일종의 버그, 즉 오류로 간주한다. 멤버들은 그곳에서 한국사회의 주요 쟁점인 부동산과 사교육을 발견해내고 문제적 상황을 조명한다. 미술관 로비의 벽을 채우고 있는 어설픈 석고소묘는 미대입시를 희망하던 1980년대생이라면 공감할 강남 사교육의 단면이다. .
강남버그 <천하제일 뎃생대회> 2020 싱글채널 비디오 색, 소리, FHD 30분 34초
명암마저 외우던 석고상은 2020년 미술관에서 시민들에 의해 멋대로 그려지고 또 전시된다. 강남 주요 지역을 관광지처럼 둘러보면서 그 속에 살아온 이들의 이야기를 듣는 <강남버스>부터 계속되는 재개발에 무감각해진 강남을 건축가의 시선에서 바라본 <마취 강남>까지 다채롭다. 서울퀴어콜렉티브는 종로3가에 주목하면서, ‘퀴어’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타자성을 확대한다. 도시 미관을 해치는 존재로 낙인찍힌 거리의 소수자들에 주목하고, 도시가 이들을 차별하는 메커니즘을 풀어냈다. 특히 그들의 목소리와 언어에 집중한 서울퀴어콜렉티브는 총 4차례의 세미나를 통해 다양한 화두를 찾고, 책 『타자 종로3가/종로3가 타자』를 발간했다. 주체가 써내려간 역사에 관람객의 역사를 덧붙이길 제안하는 <타자의 연대기>, 삶의 궤적을 선으로 표시해냄으로써 도시 속 교차하는 서로의 모습을 확인하는 <당신은 어떤 궤적을 그리고 계신가요?>는 도시 퀴어를 가시화하고 이들과 이웃되기를 제안한다. 전시는 7월 24일부터 9월 30일까지.
· 문의 국립현대미술관 서울 02-3701-9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