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자에 대한 통념을 재해석하는 이승희 작가의 개인전. 오랜 시간 흙을 사유의 도구로 바라봐온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 ‘도’로 이름 붙였다. 이승희는 조선 도자의 입체 형태를 평면 도자로 변화시키고자 부단히 노력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여기서 나아가 ‘공시성(共時性)’이란 제목 아래 2020년 신작을 함께 선보인다. 총 15점의 작품은 이승희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청주시립미술관 1전시실의 특성과 맞물려 배치되었다. 특히 눈에 띄는 부분은 도자로 일궈낸 대나무 숲이다. 작가는 대나무 마디를 하나하나 흙으로 빚고 끼워 맞춰 나무를 만들었다. 이것들을 한데 모아 조성한 오죽(烏竹) 숲은 전시장에서 특별한 사유의 공간을 제공한다. 이승희는 공간의 조명을 최소화하고, 실제 그림자가 아닌 그림자 모형과 함께 작품을 설치했다. 어디까지가 사물이고 그림자인지, 형체는 어디서 시작되는지 다양한 질문을 야기하기 위함이다.
<공시성(共時性)> 2020 혼합재료 가변 크기
작가는 어둠 속에서 관람객 스스로가 작품의 윤곽을 발견하고, 수묵화 같기도 밤하늘 같기도 한 작품을 보며 스스로 공시성의 세계를 연상해보길 바란다. 한편 본 전시는 지역 미술계에서 30년 이상 독자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한 중진 작가를 소개하는 ‘로컬프로젝트 2020’의 첫 번째 전시이다. ‘로컬프로젝트 2020’은 그 제목처럼 청주시립미술관이 중앙 미술계에서 드러나지 않았던 청주 지역 예술가의 작품을 체계적으로 수집, 연구하는 프로젝트다. 특정 공간에서의 예술적 실험과 새로운 방법론을 모색하는 프로젝트의 전시는 이승희에 이어 손부남, 김정희가 채워 나갈 예정이다. 이승희의 전시는 7월 2일부터 8월 23일까지 계속된다.
· 문의 청주시립미술관 043-201-2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