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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17, Jun 2016

파한_한적함을 깨트리다

2016.5.3 – 2016.5.29 복합문화공간 NEM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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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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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과 철의 이중주



음악에서 중주  사람이 곡을 연주할   악기가 각각 다른 음을 연주하는 것을 말한다. 2중주는  개의 악기만으로 구성된 중주다. 보통 음질이 비슷하고 음역이 다른  개의 악기를 편성하는데, 종합적인 울림과 화성적인 안정감을 고려하기 때문이다. 미술에서도 종종 2인전 형식의 전시를 만난다.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작가 사이의 차이를 통해 서로를 돋보이게 하든, 비슷한 양식이나 주제를 바탕으로 조화를 이루든지   전시의 완성도가 높아진다. 조각가 한진섭과 최태훈의 <파한_한적함을 깨트리다> 형식 면에서 전자에 가깝다고   있다. 재료부터 완성된 작품의 모습까지 비슷한 점보다는 다른점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 우선 40 년간 돌을 다루어온 한진섭은 이번에도 자신의 주특기를 살렸다. 전시장 입구 길가에 커다랗게 자리 잡은 강아지 조각상<생생(生生)>(2016) 돌을 깨트리고,  조각을 모자이크처럼 붙여 만들었다. 


뒷다리 하나를 들고 시원하게 오줌을 싸는 모습이 전시를 보러  관람객 외에도 지나가는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천연덕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배뇨하는 강아지 조각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라는 재료 자체부터, 높다란 좌대위에 올라간 형태까지 전통적인 조각의 문법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그의 대표작들에서 분명히 드러나는 ,  동물과 사람이라는 소재를 단순한 형태로 구상화한다는 면에서도 정으로 돌을 깎고 다듬는 조각가의 이미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한편 최태훈는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이야기한다. 그의 작품은 언뜻 보아선 조각보다는 대형 설치작업처럼 보이기도 한다. 기본 뼈대에 수많은 결속선 뭉치를엮어 원형, 사각형, 기둥 모양 등으로 결과물을 만들어냈다. 결속선은 건물을 지을  뼈대와 골조가 되는 철근을 단단하게 묶는 재료다. 재료를 자르고, 묶고구부려 완성해 벽에  작품들이 더욱 조각이라는 것을 실감하기 어렵게 한다. 





 한진섭 <행복하여라> 2012 마천석 

3,750×3,500×740mm




이번에 선보인 작품들은 모두  이라는 제목의 신작이다. 우리가 들이마시고내뱉는 숨은 아주 가볍지만,  안에 아주 묵직한 것이 있다는 점에 착안해 겉보기에는 가벼움과 무거움이 공존하는 이미지를 끌어냈다. 특히 전시장 초입 천장에 매달린 () 형태의 작품은 시각적인 압도감을 주면서도 솜털처럼 가벼워 보이는 모습에 1 가까이 되는 무게를 짐작하기는 어렵다. 3 전시실에 놓인 대형 벽면 작품도 바람이 휩쓸고  , 나부끼는  같기도  생명력이 느껴지지만 가까이서 보면 분명 차가운 금속의 물질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전시를 둘러보던  직관적으로  작가 사이의 조화를 발견하기는 그리 쉽지 않았다. 그보다는 일종의 이질성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아주 거칠게 말하자면, 구상과 추상이라는 이분법으로 구분 짓는 것도 가능해 보였다. 


다만 조각가의 자세라는 보다 근본적 관점이나 하나의 재료를 대하는 끈기와도 같은 것을 발견하는 독해의 과정을 통해  사이의 보이지 않는 끈을 추측해야 했다. 서로 다른 작품세계를 아우르는 전시 제목은 고려 문인 이인로의『파한집』에서 따온 것으로 한적함을 깨트려 한가로움을 얻는다는 뜻을 담았다고 한다. 기획자는 온전한 한가로움 속에서 생명이 잉태하는 , 너무 자명한 세계를 깨어보는 , 걸어왔던 길에서 어긋나 자유의 모습으로 드러나는 것이 파한이라고 푼다. 단순히 심심파적으로서의 파한이 아니라는 말이다. 물론 오랜세월  길을 걸어온  작가의 이력이나 작품세계는 간단히 설명될  없이 묵직하다. 다만 이번 전시를 구성하는 개별 작품들이 전달하는 해학이나 울림에비해 다소 무거운 설명은 아니었을까 하는 의문은 남는다.                                                                        


최태훈 <> 2016 메탈와이어 3,000×3,000×3,000m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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