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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19, Aug 2016

예술과 직업세계, 제11회 ‘마니페스타’를 가다

Switzerland

Manifesta 11
The European Biennale of Contemporary Art
2016.6.11-2016.9.18 취리히 일대

90년대 냉전 종료 이후 유럽사회에 나타난 사회적, 문화적 변화와 동유럽의 자본주의화에 따른 새로운 현상들에 대한 해답 찾기로 시작된 ‘마니페스타(Manifesta)’. 유목적 형태의 이 행사는 전 유럽을 돌면서 개별 국가가 당면한 시급한 현안들과 진지한 문화적 고민을 반영하여 2년에 한 번씩 열고 있다. ‘베니스 비엔날레(Venice Biennale)’나 ‘카셀 도큐멘타(Kassel Documenta)’ 등 규모가 큰 국제 비엔날레에서처럼 통합적 미술 현상을 논하기보다, 시민과 문화계 종사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일상과 실질적 문제들을 다루는 ‘마니페스타’의 특별함을 만나보았다. 11회를 맞은 올해 ‘마니페스타’의 주제는 ‘사람들이 돈을 위해 하는 것: 몇 개의 조인트벤처(What People Do for Money: Some Joint Ventures)’다. 조인트벤처란 둘 이상의 당사자가 공동 지배의 대상이 되는 경제활동을 수행하기 위해 만든 계약구성체를 뜻한다.
● 김유진 스위스통신원

Maurizio Cattelan Performance with Edith Wolf-Hunkeler 2016 Photo ⓒ Manifesta 11 Photographer: Eduard Melt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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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스위스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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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부터 마니페스타 여러 미디어와 이벤트를 통해 세간의 화제였다. 이슈 하나는 8kg 배설물을 큐브모양으로 만들어 30미터로 설치해 이목을 집중시킨 마이크 부쉐(Mike Bouchet) <The Zurich Load>(2016)라는 작업으로, 40 취리히 인구가 하루에 80톤의 배설물을 배출하는 것에 빗대어 만들어졌다고 한다. 배설물을 미술품으로 환원하여 기관으로 옮겨오고 유지, 보관함으로써 보안, 환경, 미술계 시스템 문제를 주제화한 작업이다. 내내 두통에 시달렸다는 관계자의 말과 함께 악취로 인해 3 이상 견딜 없었던 관람은 필자 아니라 그곳을 방문한 모든 이에게 평생 잊지 못할 기억으로 남을 듯하다


다른 하나는 파비옹 오브 리플렉션(Pavillon of Reflections)이라는 호수 위의 목재 섬으로, 취리히 공학 대학 학생들, 마니페스타, 목공, 철공 이벤트 회사의 조인트벤처(Joint Venture) 마니페스타 위성전시관 하나다. 이곳은 수영장과 공공 전시관을 겸한 마니페스타 대표하는 아이콘으로 저녁에는 조인트벤처들이 형성되는 과정을 찍은 다큐멘터리를 보여주고, 낮에는 수영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실현한 건물은 학생들에게 지역 목공, 철공회사의 노하우를 익힐 있는 경험을 제공했다는 면에서 전시명이 명시하는 것처럼 우리가 어떤 방식으로 돈을 벌고 있으며, 직업이 실질적으로 개인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다루고 있다.






Exhibition view of Löwenbräukunst Photo 

 Manifesta 11 Photographer: Wolfgang Traeger






이번 전시의 총감독을 맡은 독일출신 비디오 아티스트 크리스티안 얀코브스키(Christian Jankowski) 시각적인 작업의 생산보다 사회문화적 시스템의 형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형식의 작업을 주로 해온 작가로, 다른 직업군과 미술은 어떻게 관련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 그의 오랜 화두였다. 전시는 이론을 중심으로 하는 큐레이팅이 아닌 초청된 작가 개개인이 실제 존재하는 여러 직업 세계와 교류하며 직업과 개인의 정체성 그리고 미술의 정치적, 사회적 역할에 대해 토론하는 자리였다는 면에서, 누구나 쉽게 참여할 있는 전시라는 면에서 높게 평가되고 있다. 작가들의 개인적 관심사에 관한 표명만 있고, 전체적으로 디지털 기계화에 따른 4 산업혁명을 겪으며 변화하고 있는 직업관에 대한 이론적 토대와 담론이 빈약한 것은 사실이지만, 개개인의 경험과 동시대 작가들의 직업관을 하나하나 들어볼 있는 진실성 있는 전시라는 평가다.전시가 열리고 있는 도시 취리히는 19세기 이후 금융과 보험 산업으로 유럽의 경제 중심지다


또한 청교도적 도시로 투철한 직업정신을 높이 사는 사회적 분위기가 있고, 길드(guild) 오랜 전통이 있는 곳이다. 얀코브스키는 이번 행사 시작 전에 잡지와의 인터뷰를 명분으로 종이 포스터를 매고 거리를 돌며 돈을 번다는 것에 대한 여러 시민들의 생각을 종이에 서술케 사진을 찍는 작업으로 마니페스타 홍보했다. 이번 전시의 가장 특징은 역시 조인트벤처라는 콘셉트이다. 초청된 30명의 국제적 작가군은 취리히에서 실제로 존재하는 직업을 골라 함께 경험하고 이와 관련된 작업을 보여주는 것을 전시내용으로 삼고 있다. 도시 곳곳에 있는 위성 전시들은 치과, 미용실, 식당, 경찰서 등에서 관람 있고 작가들은 또한 메인 전시관인 뢰벤브로이쿤스트(Löwen bräukunst) 헬름하우스(Helmhaus) 건물에 프로젝트와 관련된 작업을 확장하여 보여준다


관람객들은 과정들을 영상으로 파비옹 오브 리플렉션에서 관람 있다. 전시의 종착점은 카바레 하우스 볼테르(Cabaret Voltaire). 다다 운동의 진원지이자 올해 <다다 100>전으로 화제가 되었던 곳으로마니페스타작가들은 여기에서 미술인 직업 단체인 작가 길드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퍼포먼스를 통해 누구나 가입할 있는 단체는 비미술인과 미술인을 같이 영입하며 이러한 조인트벤처 형태의 미술을 새로운 미술의 길로 시사하고 있다. 몇몇 조인트 벤처 하이라이트 첫째로 아놀드 (John Arnold) 파비안 스피퀄(Fabian Spiquel)이라는 스타 요리사와 협심해, 국빈 대접메뉴들을 여러 길거리 음식점에서 선보이는 작업을 있겠다. 중립국인 스위스가 국가 대담 장소로 자주 등장한다는 사실을 감안한 작품 제목 <Imbissy> 식당 ‘Imbiss’ 대사관을 의미하는 ‘Embassy’ 결합한 형태의 새로운 문화공간이다. 주인들은 각각의 문화를 대표하는 대사의 역할을 맡는다


다문화 사회에 접한 유럽사회의 새로운 소통 기관으로 소개되는 이러한 흥미로운 문화형태는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우나 제만 (Una Szeemann) 심리학자에게 본인의 꿈에 자주 등장하는 모티브들을 정신분석학적으로 해석하여 책으로 담게 하고, 이를 모형화 함께 전시하며 과정을 비디오로 담았다. 마우리지오 카텔란(Maurizio Cattelan) 장애인올림픽 휠체어 레이싱 선수인 에디트 볼프 훈켈러(Edith Wolf-Hunkeler) 함께 물에 뜨는 휠체어를 개발, 취리히 호수에서 마치 물위를 걷는 기적을 연상시키는 수상 퍼포먼스를 마쳤다






Film Screening at Pavillon of Refelections 2016 Photo 

 Manifesta 11 Photographer: Wolfgang Traeger 





 

이밖에 다른 작업으로는 지리 (Jirí Thyn) 법의관과 생활하며 습득한 해부방식을 미술에 적용한 작업이나, 제니퍼 (Jennifer Tee) 영과 신체의 관계를 주제화한 공동묘지 작업을 있겠다. 티는 죽은 이가 신체를 떠나 후대의 기억 속에서만 존재하는 영적 상태로 변한다고 생각하는 것을 인류의 공통된 경험으로 삼아 다양한 문화의 제식을 혼합한 퍼포먼스와 설치로 선보였다. 반절 동강난 유니폼을 제작해 호텔 직원들에게 제공하였던 프란츠 에르하르트 발터(Franz Erhard Walther) 시나리오를 통해 일상을 연극화하는 작업을 보여주었다. 뢰벤브로이쿤스트에서는 이러한 조인트벤처 외에도 <The Histori cal Exhibition: Sites Under Construction>이란 제목 하에 프란체스카 가빈(Francesca Gavin) 공동 기획한 얀코브스키의 전시가 열리고 있다. 타르코브스키(Andrei Tarkovsky) 영화 <솔라리스(Solaris)> 풋티지(footage) 시작하는 전시는 과거의 직업상으로의 여행을 시작으로 100여개의 작업을 보여준다


아우구스트 잔더(August Sander) 그래함 리틀 (Graham Little) 직업과 관련된 여러 초상화들을 보며 관람객들은 현대 자본주의가 생산해낸 직업세계에 관한 여러 가지 질문을 던지게 된다. 듀안 핸슨(Duane Hanson) 작업을 여러 각도에서 사진으로 기록한 셰런 로커트(Sharon Lockhart) <Lunch Break Installation> 여가와 작업 쉬는 시간이 미디어를 통해 얼마나 규격화되어 표현되어 왔는가를 보여준다이어지는 상층부 전시에서 큐레이터들은작가들이 다른 일은 한다면”, “미술 활동이 부직이라면”, “미술작업이 작가가 제작한 것이 아니라면등의 질문으로 작가의 직종이 무엇인가 하는 사회적 질문을 던지는가하면 갤러리스트, 큐레이터, 평론가의 직종과 작가와의 관계를 신랄하게 주제화하는 작업들도 보여준다


하룬 파로키(Harun Farocki) 일자리를 떠나는 노동자들을 기록한 <Workers Leaving the Factory> 에세이 영화로 노동자의 감시, 일의 규격화의 문제를 통해 지난 100년간에 노동이 가진 의미를 오늘날 자본주의 역사를 통해 돌아보는 작업이다. 이외에 퍼포먼스를 통해 사회에 침투하는 가지 작업들도 인상적이다. 핀란드 작가 필비 타칼라(Pilvi Takala) 요하난 타칼라(Johanna Takala) 이름으로 세무회사 마케팅 부서에 인턴으로 취직, 하루 종일 일하지 않고 사색과 운동으로 보냈을 회사의 반응을 기록한 작업을 선보였다. <The Trainee>(2008) 사회가 용납하는 행동 형태가 무엇인가를 질문하는 작업이었다


모모요 토리미츠(Momoyo Torimitsu) 실제 크기로 직장인의 모습을 키네틱 조각은 런던, 파리 도시를 기어 다닌다. 작가는 간호사로 역할하는데 조각품을 따라다니면서 관람객의 반응들을 녹화한 것을 상영한다. 얀코브스키에게 조인트벤처는 기존의 미술의 문맥이 무너지고 생성되는 작은 소그룹들로 현대미술이 나아갈 새로운 길인 듯하다. 매년 많은 방문객을 유치하기 위해 애쓰는 거대 비엔날레가 아닌, 기대치 않은 소통들로 여러 사회 그룹들과 미술을 만나게 하는 비엔날레가 목표였다고 한다. 눈에 띄는 점은마니페스타만의 특별한 교육 프로그램이다. 미술 전문가에 의한 가이드가 아닌 서로 다른 직업에 종사하고 있는 다양한 이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작품과, 그것을 이해하는 방식에 대해 설명하는 시간이 매주 수요일마다 운영된다.  




글쓴이 김유진은 이화여자대학교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그 대학에서 미술사를 전공, 현재 스위스 취리히 대학원에서 박사과정 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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