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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20, Sep 2016

이재욱_리듬, 색, 새소리 연구

2016.8.8 – 2016.8.25 스페이스 오뉴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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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우 아마도예술공간 책임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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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식 너머의 감각에 대하여



전시장은 형언하기 어려운 어떤 감각으로 가득  있는 듯하다. 전시장 1층을 차지한, 전시의 제목과 동명인 작품 <리듬, , 새소리 연구> (2016) 왼쪽 영상에서는 새소리와 함께   없는 장소에서 부엉이 가면을  여인이 피리를 불고 있다. 그것마저도 명확하게 어떤 음률을 그리는지, 그리고   낯선 장소에서 그러고 있는지,  관계는 명확하지 않다. 게다가  모습조차 음색의 변화에 따라 특정한 색과 다양한 도형이 오버랩되면서 시간성을 바탕으로 서사를갖는 영상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이미지로 치환되는 듯하다. 


그리고 오른쪽 측면에는 마찬가지로   없는 자연 풍경을 재현해 놓은 듯한 세라믹 작품과 레메디오스 바로(Remedios Varo) <플루트 연주자(The Flutist)>(1955) 도판이 함께 펼쳐져 있다. 조금  자세히 살펴보면 도판  이미지를 조각적으로구현한 어떤 미지의 풍경임을 얼핏 엿볼 수는 있다. 여기에 더해 화이트큐브로 대변되는 전시장의 벽면은 채도가 낮은 적색과 초록색으로 덮여 있다. 이렇게전시장에 흩뿌려진 기호, , 소리가 만들어내는 이질감과 그로부터 발생한 생경함은 관객이 그것의 연결고리를 찾고자 이성적으로 분석을 시도하기도 전에, 이미 시각에서 청각으로, 청각에서 촉각으로 감각을 넘나들며 신체를 엄습해온다. 


<오브제 이론>(2015)에서 사변적 실재론(Speculative Realism) 바탕으로 인간 중심적인 사고로부터 독립하여 대상의 실재를 논증하려 했던 이재욱은 전시에서 언어로 귀속되기 이전 감각의 경험에 주목하고, 그것에 대해 연구한다. 이를 위해 작가는  인물로부터 출발한다. 올리비에 메시앙(Olivier Messiaen) 바로는 비예술과 예술의 경계에서 감각이 다른 감각으로 전이되고 기호와 상징이 기존의 맥락으로부터 탈각되어  다른 실체로 발아되는 시발점이다. 작가는   인물의 연결을 통해 기존의 인식론적 한계를 넘어 , 소리, 이미지, 상징이 어떤 의미나 정보가 아닌 감각의 범주 내에서 이해되고, 그것이  다른 감각체계로 전이, 확장되는 순간을 탐구한다. 


영상  상관 관계를 파악하기 어려운 소리와 풍경, 색과 도형의 관계는 색을 통해 특정한 소리를연상할  있었다던 메시앙의 공감각적 경험에 기대어  실체를 드러낸다 .바로의 도판 <플루트 연주자>에서  튀어나온 듯한 플루티스트는 풍경과 새소리를 거스르기보다는 마치 그것에 화답하듯 연주한다. 그리고 풍경과 새소리, 연주되는 음악은 영상의 중간 중간 튀어나오는 도형과 색에 반응하며 특정한 리듬을 만들어냄으로써 더한 생생함을 만들어낸다. 또한, 영상  특정 시공간의 배경이었던 풍경의 이미지는 붉거나 초록빛 도는 색채로 변환되어 전시장을 뒤덮음으로써 관객을  풍경 안으로 끌어들이거나, 한켠에서 세라믹으로 조각화돼  다른 물질성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렇게 이미지와 상징은 각자가 오롯이 어떤 정보나 의미를 지시하기보다는 감각기관을 통해 서로 연결되고 변주되며,  과정에서 새로운 공감각적 실체로 확장된다.


일층과는 사뭇 다르게, 전시장 이층에는 작가의 감각에 대한 연구를 조금  날것 그대로 엿볼  있는 수채화 드로잉이 있다. 추상화나 수채화 기법연구처럼보일 수도 있는  작업은 공감각적 경험이 가능했다던 메시앙과 같이 작가가 소리를 다시 색으로 재해석한 작품들이다.  작품들의 제목을 살펴보면 새소리와 같은 특정소리로부터 상상한(또는 경험한) 색상임을   있다. 이렇게 작가는 공감각적 경험에 대한 자신의 연구와 실험, 그리고 실제로 경험했을지도 모르는 어떤 공감각과 그것의 인식에 대해 복잡다단한 듯하면서도 간명하게 풀어놓는다.  전시는  작업을 언급하며 작품에 대한 개별적 해석을 논하기보다는, 전작부터 견지해오던 인식론적 차원에서의 유한성에대한 작가의 의문과 그로부터 전시를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언어 이전, 또는 너머의 감각의 해방에 주목해야 한다. 


동시대미술의 어떤 요소를 떠올렸을 , 감각의 과잉은 자칫 잘못하면미술을 감상의 대상으로만 전락시킬  있다.하지만 자칫 감각적으로만 치우친  보일  있는  전시에서 작가는 작품의 주변이나 벽에 공감각이나 , 이마고(Imago) 최소한의 언어적 단서를 적정한 거리를 유지한  제시함으로써 전시장을 가득 채운 감각의 충돌 속에서도 감상의 대상인 동시에 해석의 대상으로서 전시의 균형을 유지한다. 그러므로 전시장을 가득 채운 어떤 감각적 전이의 과정에 몸을 맡기다가 가끔 어떤 미궁에 빠진듯할  작품의 주변에 놓인 단서들을 찾아 이내 다시 제자리를 찾아가는 방식으로 감각이 다른 감각으로 이해되는 순간을 경험하게 된다.

 

 

* 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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