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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21, Oct 2016

미술과 빅데이터

Art & Big Data

예고했듯, 창간 11주년 특집기획은 ‘미술과 빅데이터’다. 그 등장부터 존재에 지대한 관심이 몰렸고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 활용한 탓에 ‘빅데이터’란 이미 익숙한 툴로 여겨지기도 한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빅데이터’가 현대미술을 읽는 키워드로 사용된 적은 없다는 것이다. 국내 전문가 그룹 소견으로도 해외 아카이브를 서치해봐도 마땅한 사례를 찾을 수 없다. 이 내용에 착안해 우리 편집부는 빅데이터를 현대미술에 대입해보고자 ㈜다음소프트와 몇 달 전부터 긴밀히 협의했고, 드디어 그 결과를 공개한다. 우선 편집부 의견을 바탕으로 미술계 인사 그리고 수집된 독자 의견까지 감안해 총 16개의 키워드를 엄선했다. ‘현대미술’, ‘공공미술’과 같이 일반적 단어는 물론 최근 한국 미술계를 뜨겁게 달군 ‘단색화’까지! 여기에 색다른 방법으로 현대미술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를 살필 수 있는 번외편까지 추가됐으니 편집부가 각고의 노력으로 도출한 데이터들을 살펴보는 재미가 있으시겠다. 이번 특집에 가장 큰 도움을 준 류상우 ㈜다음소프트 이사가 전하는 빅데이터 족집게 이론까지 있다. 빅데이터로 자료 취합이 가능한 2008년부터 2016년 현재까지 약 9년간 미술계에는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대중이 바라보는 미술계는 어떤 모습인가? 그 답이 궁금하다면 이제 독서를 시작해보자.
● 기획·진행 정일주 편집장, 이효정·이가진·조연미 기자

올라퍼 앨리아슨(Olafur Eliasson) 'Less ego wall' 2016 설치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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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상우 ㈜다음소프트 이사,정일주 편집장, 이효정·이가진·조연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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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FEATURE Ⅰ

당신이 모르는, 소셜빅데이터_류상우

 

SPECIAL FEATURE 

빅데이터로 예술을 읽을 수 있을까_정&진

 

SPECIAL FEATURE Ⅱ-Ⅱ

16 Keyword of Art in Big Data_편집부

 



 

 

뮌(Mioon) <아트솔라리스> 2016





Special feature Ⅰ

당신이 모르는, 소셜빅데이터

● 류상우 ㈜다음소프트 이사

 


어린 시절 SF 영화나 만화 속에서 가끔 등장하던 사람의 마음을 읽는 초능력을 가진 캐릭터를 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생각해본 적이 있을 것 같다. “사람의마음을 읽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선생님 생각을 알아내서 매일 시험도 만점 받고, 이성의 마음을 읽어서 연애 박사가 될 수 있을 텐데”라고. 이런 생각은투명인간이 되어서 목욕탕을 훔쳐보고 싶다는 상상만큼이나 대중적이고 원초적인 욕망인 것 같다. 그런데 투명인간이 되는 것은 아직 상당한 과학의 발전을필요로 하는 것 같은데 사람의 마음을 읽는 것은 IT 기술의 발전을 통하여 조금이나마 흉내를 낼 수 있게 된 것 같다. 우리가 오늘 이야기 하려는 소셜빅데이터라는 주제가 바로 수없이 많이 쌓여있는 사람들의 글을 통해서 개개인은 아니더라도 대중의, 군중의 마음을 읽어 낼 수 있는 기술이자 방법이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의 발전과 더불어 많은 사람들이 트위터(Twitter), 페이스북(Facebook), 블로그(Blog)와 같은 소셜네트워크(SNS)에 계정을 만들고 자신들과관련된 많은 이야기를 기록하고 있다. 


유명한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Manchester United)의 전 감독 알렉스 퍼거슨(Alex Ferguson)은 “SNS는인생의 낭비”라고 말했다지만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일상을 소셜네트워크에 남기고 나를 다른 사람들에게 알리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 아침에 눈뜨자마자 스마트폰을 들고 소셜네트워크에 접속해서 몇 시인 데 이제 일어났다는 이야기부터 오전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점심에 어디에 와서 누구와무슨 음식을 먹고 있는지, 오후에는 회사 근처 카페에서 직상 상사 뒷담화를 하면서 커피 한잔을 마시고 있다는 등의 시시콜콜한 일상 이야기들을 잠자리에들기 전까지 하루 종일 기록으로 남긴다. 그렇다면 이런 수없이 많은 사람들의 일상 이야기가 담긴 소셜네트워크의 글을 모아서 그 내용을 분석하면 대중들의생각을, 행동을, 욕망을 읽어 낼 수 있지 않을까? 바로 이러한 아이디어를 최신의 IT 기술과 결합하여 이루어낸 결과가 소셜빅데이터 분석이다. 사람들이 남긴수많은 글을 모아서 자연어처리 기술과 빅데이터 기술을 이용하여 정량적으로 분석하고 사람의 일상과 생각을 측정하게 된 것이다.



이준 <Z300S> 2015 턴테이블시스템, 크리스마스 에디션, 

밸크로맷 MDF(적색, 녹색) 그래픽 LP, 390×300×165mm   





빅데이터 분석이라는 것이 어떤 방식으로 사람들의 생각을 파악할 수 있는지 이해를 돕기 위해서 간단한 예제를 가지고 살펴보자. “사람들이 가장 못 믿어 하는사람은 누구일까?”라는 질문에 답을 한번 알아보자. 아마 주관식으로 이런 질문을 했다면 사람들은 누구를 못 믿는다고 대답했을까? ‘사기꾼’, ‘정치인’, ‘남자친구’등의 다양한 대답을 하지 않았을까? 이제까지는 수십 명부터 수백 명의 표본을 정하고 그들에게 설문 조사를 하고 나온결과로 사람들의 생각을추정하고는 했다. 반면 소셜빅데이터의 분석은 사람들이 올린 수많은 글을 모은 뒤 자연어 처리를 통하여 ‘믿다’, ‘못 믿다’ 와 같은 단어 주변에 어떤 인물이얼마나 같이 언급되었는지를 분석하여 결과를 얻어낸다. 실제로 3년 5개월간의 국내 인터넷에 올라온 5억 3천만건의 글로부터 얻은 분석 결과에 따르면 ‘못믿겠고 의심되는 사람’의 1위는 ‘남편’이 차지했다. 많은 사람들이 올린 일상적인 글 속에서 ‘못 믿다’ 주변에 독보적으로 ‘남편’이라는 단어가 같이등장한 것이다. 반면 ‘아내’는 10위권 안에 없었다. ‘남편’뿐 아니라 ‘아빠’도 8위에 올랐다. 주어진 결과만 본다면 결혼한 한국 성인남성은 가정에서신뢰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남편’에 이어 못 믿는 사람의 2위는 ‘친구’가 차지했다. 


‘남편’이나 ‘친구’ 모두 내가 평소에 믿음을 갖는 존재들이지만상대적으로 그들이 믿음에 반하는 말이나 행동을 자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남편 못 믿겠다’, ‘친구 못 믿겠다’는 하소연을 가장 많이 소셜네트워크에 쏟아놓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사기꾼’과 ‘남편’ 중 누구를 더 못 믿는지 물어보면 당연히 ‘사기꾼’을 꼽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일상에서는 거의 접하지않는 ‘사기꾼’과의 관계보다 항상 접하는 ‘남편’과의 관계에서 못 믿을 상황이 훨씬 더 많이 발생이 되고 이러한 결과로 대중이 평소 못 믿는 인물 1위가‘남편’이라고 분석이 되는 것이다. 동일한 원리로 ‘거짓말하다, 거짓말쟁이’ 와 같은 단어 주변에 어떤 인물이 많이 등장하는지를 분석하면 ‘거짓말쟁이인물’ 순위가 얻어진다. 해당 순위의 2위는 재미나게도 ‘엄마’가 차지했다. 자녀들에게 ‘대학 가면 예뻐진다’, ‘솔직하게 말하면 용서해 줄게’ 등의 다양한, 소위 ‘착한 거짓말’을 많이 했고 자녀들이 이러한 경험으로 우리 엄마의 거짓말과 관련된 글을 많이 올린 것이 순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부문의 1위는 못 믿는 순위 2위였던 ‘친구’가 차지하여 ‘친구’는 가족 외에 내가 가장 의지하는 인물이지만 한편으로는 ‘못 믿고’ 나에게 ‘거짓말’ 도잘하는 이중적인 존재로 분석이 되었다.






“소셜빅데이터는 수없이 많이 쌓여있는 사람들의 글을 통해서 

대중의, 군중의 마음을 읽어낼 수 있는 기술이자 방법이다.” 





소셜빅데이터는 어떤 용도로 많이 사용될까? 소셜빅데이터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이다. 많은 기업이나 기관에서 사람들의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여 새로운 제품을 만들고 정책을 만드는 데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어떤 전자회사는 요즘 사람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어떤 행동을하는지를 분석하여 새로운 제품의 차별화된 기능을 발굴하기도 하고 어떤 유통 회사에서는 특정 취미에 빠진 마니아들의 모습을 분석하여 최근 떠오르고 있는덕후라는 거대한 소비 집단의 공략 방법을 발 빠르게 찾아내어 활용하고 있다. 물론 특정 제품이나 서비스와 관련된 사람들의 이야기를 분석하여 마케팅 전략을수립하고 수행하는 것도 많이 활용된다. 혹시 ‘쿠크다스’라는 과자를 아시는가? 아마 많은 분들이 잘 알고 즐겨먹는 과자일 것이다. 사람들이 올린 수억 건의글 속에서 ‘쿠크다스’ 주변에 어떤 단어가 가장 많이 같이 등장하는지 분석을 해보면 예상치 못한 단어가 높은 순위로 튀어나온다. 


바로 ‘심장’, ‘멘탈’ 두가지 단어인데 과자와 전혀 상관없을 이 단어가 왜 분석되어 나왔을까? 너무나 부드러워서 한편으로는 잘 부서지는 이 과자의 특징 때문에 ‘내 심장이약하다’, ‘내 정신이 약하다’라는 서술적인 표현 대신에 사람들은 ‘쿠크다스심장’, ‘쿠크다스멘탈’이라는 단어를 마치고유명사처럼 활용하여 “놀이 기구괜히 탔어. 아 내 쿠크다스 심장!!!”과 같이 재미나게 글을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알게 된 제과회사에서는 해당제품 광고를 제작하면서 심장 뛰는 소리, 부드럽다는 표현, 심장 부서지는 모습 등을 조합하여 쉽게 사람들의 공감대를 얻어내고 효과적인 마케팅을 전개했던사례가 있다.


창작의 영역에서도 이러한 소셜빅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을까? 필자는 최근 몇 년간 매우 많은 기업에서 매우 많은 담당자들과 소셜빅데이터와 관련한 다양한미팅을 진행한 경험이 있다. 그 중 기억나는 경험 한 가지가 소셜빅데이터 분석이 막 도입되던 초창기에 모 공중파 방송사와 진행했던 미팅이다. 당시소셜빅데이터 분석을 설명하고 “이런 분석 통해서 시청자들의 생각과 의견을 파악하고 방송 프로그램의 제작에 반영하시면 시청률 향상에 도움이 되지않을까요?”라는 필자의 의견에 미팅에 참석했던 한 PD가 다음과 같은 의미의 답변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방송은 창작의 영역으로 PD가 만드는프로그램이라는 작품으로 시청자를 끌고 가는 것이지 시청자의 의견에 따라 방송이 끌려 다니고 제작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소셜빅데이터가 별로 필요 없을것 같다.” 하지만 그러한 경험이 몇 년 지나지 않은 현재 공중파 3사는 물론 여러 케이블 방송사들이 소셜빅데이터 분석을 도입하고 활용하고 있다. 






백남준 <전자 초고속도로> 1995 스미소니언 미술관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소장 ⓒ 백남준  

 




유명한사례로 미국의 거대한 온라인 스트리밍 회사인 넷플릭스(Netfilx)가 <하우스 오브 카드(House of Cards)>라는 드라마 제작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것이 이드라마의 성공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또 하나의 창작 분야인 패션 분야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과거에는 패션 디자이너가 두세 계절을 앞서서트렌드를 예측하고 의상을 제작하고 패션쇼를 통해 발표하면 대중은 이러한 디자이너들의 창작 결과를 쫓아가며 소비와 유행이 만들어졌다. 반면 패스트패션이세계적 패션 트렌드로 자리 잡은 현재 빅데이터 분석은 패션기업의 흥망성쇠를 좌우하는 열쇠로 여겨진다. 자라(Zara)와 같은 다국적 패스트패션 기업에서는빅데이터 분석으로 소비자 선호를 예측하고 상품기획과 디자인에 반영을 하여 일주일이 멀다하고 새로운 상품을 출시, 시장을 공략한다. 빅데이터 분석 결과가디자이너에게 어떻게 디자인 방향을 결정할지, 어떤 부분을 강조할지 등을 결정하게 된 셈이다. 이렇듯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창작의 영역도 이미 다양한빅데이터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글쓴이 류상우는 고려대학교에서 컴퓨터과학을 전공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를 마쳤다. 현재 (주)다음소프트에서 근무하고 있으며 수많은 사람들의 일상적기록이 담겨 있는 소셜 빅데이터로부터 기업이나 기관이 필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을 수년간 하고 있다. 소셜 빅데이터의 유용성을 알리는작업의 일환으로 빅데이터 관련 강연 활동을 병행하고 있으며 TBS 라디오 <유쾌한 만남 김미화 나선홍입니다>에서 매주 ‘깜짝 리서치’ 코너를 진행하고 있다.

 

 



이준 <Z300S>(디테일) 2015 턴테이블시스템, 크리스마스 에디션, 

밸크로맷 MDF(적색, 녹색) 그래픽 LP, 390×300×165mm  


 



Special feature Ⅱ-Ⅰ

빅데이터로 예술을 읽을 수 있을까

● 정&진 기자

 


‘빅데이터’라는 말이 여전히 낯설게 느껴지는가. 관련 분야에서는 더 이상 새로운 기술로 취급받지 않을 만큼, 이것의 정확한 의미를 모른다고 해도 최근여기저기서 눈에 띄는 용어임에는 분명하다. 앞선 글에도 언급됐듯, 뉴스부터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까지, 방송사에서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프로그램에객관성을 더하거나 주목도를 높인다. 기업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를 체계적으로 활용해 대중의 선호도를 파악하고 행동 방식을 예견하는 마케팅 자료로 삼는추세다. 실제로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Economist)』가 지난 2015년 세계 500개 기업 임원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데이터 분석이 경영의사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58%, 이 중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라고 응답한 기업은 14%에 육박했다.1) 그럼에도 예술과 빅데이터, 지금까지 흔히 볼 수 있는 만남은 아니었다. 물론 올해 초 미술계를 뜨겁게 달궜던 듀오 아티스트 뮌의 <아트솔라리스>(2016)와이준의 개인전 <즉흥환상곡-魚> (2015.12.11-2016.2.5, 페리지갤러리)에서 선보인 작품들처럼 누구보다 새로운 문화에 관심 많은 작가들은 재빨리빅데이터를 작품에 활용하고 있다. 그러나 미술을 포함한 예술 분야에서 정량화, 수치화된 빅데이터를 뽑아낸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만큼 체계화된분석의 자료도 미비할뿐더러, 실상 그것의 활용에도 갸웃하는 반응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미술이라는 복잡다단한 생태계를들여다보고, 그것에 반응하는 대중의 시선은 과연 어떤 형태일지 알아볼 필요성은 분명하다. 기획을 준비하며, 꼬리에 꼬리를 물었던 질문은 다음과 같다. 현대미술 관련 키워드를 입력했을 때, 정말 우리가 원하는 실효성 있는 대중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을까. 그리고 다른 분야와 마찬가지로 미술계는 빅데이터를이용해 가까운 미래를 예측할 수 있을까. 예술이라는 장르가 과연 빅데이터를 만나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까. ㈜다음소프트 마이닝서비스와의 협업을통해 이러한 질문의 답에 조금이나마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한정된 데이터, 특정한 프로그램을 사용한 만큼 결과물에도 어느 정도 한계는 있음을 밝혀둔다. 실제로 기자들이 ‘소셜매트릭스’라는 빅데이터 추출 서비스를 사용해본 결과, ‘단어’를 기반으로 검색하는 기능에는 통계에 포함될 수 없는 허수가존재하기도 했고, 유의미한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다양한 조합으로 검색을 해야만 했다. 이에 독자들의 이해를 돕고자, 빅데이터에 접근하는 일종의 지침서를마련했다. 



빅데이터=트위터+기사+블로그


기사의 기반으로 삼은 데이터가 추출되는 매체는 크게 3개로, ‘트위터(Twitter)’, ‘뉴스 기사’, ‘블로그(Blog)’이며, 국내 사이트에 한정된다. 객관적인정보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뉴스와 개인과 개인을 잇는 소셜네트워크가 각각의 카테고리가 되는 셈이다. 입력하는 키워드마다 차이는 존재하지만, 리트윗 기능때문인지 검색되는 글 중 많은 부분을 트위터가 차지하고 있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은 트위터 사용 연령대다. 비록 2010년 기준이지만, 국내 트위터유저 연령대는 20-30대에 집중되어있다. 즉, 트위터의 반응은 대체적으로 젊은 층의 여론이라 볼 수 있다. 그 뿐 아니라 트위터가 서비스를 시작한 것은2006년부터기 때문에, 우리가 얻을 수 있는 데이터는 결국 2000년대 이후의 내용인 셈이다. 그리고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좋아하는 분야에 심취해그것과 관련된 것들을 찾아보고 모으는 모든 행동을 뜻하는, 일명 ‘덕질’에 최적화된 소셜네트워크가 트위터란 점이다. 일례로 ‘작품’이라는 단어를 넣고프로그램을 돌렸을 때, 단순히 미술과 관련된 내용 외에도 덕질과 관련된 정보 공유, 팬아트 등이 검색결과의 상당수를 차지했다.



검색 조건 활용의 필요성


정확한 정보를 얻기가 ‘생각보다’ 힘들다. 원하는 특정한 정보가 있다고 해도, 이를 방해하는 요소가 존재한다. 예를 들어 ‘미술’이란 키워드를 단순하게검색하면, 대다수가 미술대학 입시에 관한 내용이다. 미술대학 입시에 대한 힘듦을 토로하는 트위터의 멘션, 미술대학 입시 광고를 위해 블로그 포스팅을 하는학원들 등. 원하는 정보가 곧 빅데이터를 통해 추출되기는 어렵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를 위해 프로그램 자체의 기능을 통해 ‘제외어’나 ‘포함어’를입력함으로써 다층적인 검색을 가능케 한다. 편집부는 본래의 기획의도에 집중하기 위해, 검색 결과 내에서 ‘입시’, ‘학원’ 등의 단어는 집계하지 않았음을 밝힌다. 미술교육이라는 큰 틀에서 입시의문제를 개선하거나, 현재 미술 대학 교육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에 관한 조사를 한다면 빅데이터가 나름의 효용을 발휘할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또한, 빅데이터는 검색한 단어를 온전히 활용한 멘션, 포스팅, 기사 등을 집계한다. 예를 들어 ‘다양한’을 검색했을 때, 다양하게, 다양하다 등의 유사 단어는‘다양한’검색 결과에 포함되지 않는다. 검색 가능한 형태소 자체가 ‘단어’부터 인 것. 전시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전시관과 비슷한 의미를 지닌 전시장, 전시장소는 전시관 빅데이터 검색 결과에 집계되지 않는다. 그래서 편집부는 여러 유사 단어 중 가장 방대한 자료를 보여주는 한 단어를 선정, 빅데이터를집계했다.



특정 시기의 여론 동향 추출 가능


이번 특집에 사용한 프로그램으로는 검색 기한을 설정할 수 있다. 다만 그 검색 기간은 최대 6개월로 한정된다. 검색 시점으로부터 6개월을 추산해 가장최신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다면, 동시에 과거의 특정 6개월을 설정할 수도 있다. 어떤 시기의 이슈에 관한 대중의 반응이 궁금하다면, 그 시기로 거슬러올라갈 수 있다는 것이다. 즉, 빅데이터는 기간 설정을 통해 장기간의 반응을 유추하는 것이 가능할뿐더러, 최근 동향을 살피는 데에도 적절한 데이터라고 볼 수있다. 탐색어 추이를 살펴봄으로써 어떤 키워드가 어느 시기에 관심을 끌었는지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 매체별로 언급된 수치를 비교할 수 있기 때문에, 언론과 여론 간의 연관성까지 한눈에 드러난다. 이에 더해 탐색어의 여론 동향은 긍정, 부정, 중립 등으로 가치 판단 하에 분류된다. 지표로 집계되는 결과를통해 시기별 주요 관심사와 그에 대한 반응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는 장점이 돋보인다. 다만 사용한 프로그램의 시작 시점은 2008년 1월부터로, 그 이전의데이터까지 추적하기엔 어려움이 있었다. 


그렇다면 미술계는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야 하나? 우선 다른 분야에서의 빅데이터 활용 방안을 살펴보자. 해외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Amazon)은 자사고객의 도서 구매 데이터를 빅데이터로 분석해 구매 이력을 토대로 그 고객이 추가로 구매할 것으로 예상되는 책을 추천해주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미디어콘텐츠 유통업체인 넷플릭스(Netflix) 또한 이용자 영화 대여 목록에 기초해 해당 고객이 관심을 보일만 한 새로운 영화를 추천해주는 시네매치(Cinematch) 시스템을 개발하는2) 등 데이터 분석을 통해 지속적으로 대중의 시선을 붙잡고 있다. 그러나 빅데이터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곳은 대부분 ‘기업’이다. 여기에서 나아가 국가기관에서도 빅데이터에 접근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그러나 미술과 빅데이터 간의 연결고리는 여간 찾기 힘든 것이 아니다. 해외에서도, 빅데이터를 활용한 작품을 모아 전시한 사례는 있지만, 이를 통해 미술계를 분석하려고 접근한 시도는 거의 없었다. 


반면, 국내에서는 예술경영지원센터(이하 예경)가 미술 시장과 작품 거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빅데이터를 전격 사용한다고 밝힌 바 있다. 예경이 운영하는한국미술시장 정보시스템(K-ART MARKET)이 바로 그것. 빅데이터를 활용해 그간 국내 미술시장 거래 과정이 투명하지 못하고, 탈세의 장이라는 오명을벗기는 등 미술시장 활성화를 위해 긍정적 인식 개선을 위해 활용하겠다는 입장이다. 예경 측은 나아가 빅데이터를 이용해 미술계 전체 동향까지 파악할 수있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아직 가동 된 지 얼마 안 된 사업이기에, 이렇다 저렇다 판단하기 섣부르나 미술계에서 빅데이터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생겨난것은 고무적이다. 정해진 틀이나 예시 없이 하나의 특집으로 ‘미술’과 ‘빅데이터’라는 거대한 아이디어를 엮기는 결코 쉽지 않았다. 방대한 양은 물론이고, 그 분석의정교함에도 부족함이 있을 것이다. 여러 번 강조했듯, 날 것의 빅데이터는 여론의 동향을 가감 없이 파악하기 적합한 정보의 바다다. 그리고 그 바다에서 건져올린 내용을 통해 세상을 움직일 수 있다. 아직은 요원해 보이는 현대미술과 대중의 만남을 위해 그 민낯을 들여다보고, 보다 사회와 가까이에 있는 미술로거듭나기 위해 빅데이터는 분명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각주]

1) 글로벌 기업 경영진 58% “의사결정에 빅데이터 활용”, 전설리, 한국경제, 2016.02.10

2) 『빅데이터: 커뮤니케이션 이해 총서』, 정용찬, 커뮤니케이션북스, 2013.02.25

 

 



“소셜빅데이터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는 데 매우 유용한 도구이다. 많은 기업이나 기관에서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을 파악하여 새로운 제품을만들고 

정책을 만드는데 빅데이터를 활용한다.”


 



Special feature Ⅱ-Ⅱ

16 Keyword of Art in Big Data



현대미술


“현대미술은 정말 어려워…”, “그냥 막 그리세요. 현대미술처럼” 이는 소셜매트릭스에 ‘현대미술’을 탐색어로 넣었을 때 검색되는 트위터상의 문구들이다. 흔히들 현대미술을 떠올렸을 때 보이는 반응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이를 반증하듯, 가장 최근인 2016년 4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 온라인상에서는 41.7%로부정적인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탐색어의 추이를 봐도 ‘논란’, ‘기분 나쁘다’, ‘어렵다’, ‘형식적’이라는 단어가 눈에 띈다. 그로테스크하고 실험적인형태의 작품이나 전시에서 관객들이 느끼는 감정뿐 아니라 위작, 대작 등 여러 가지 논란에 멍든 현실의 단면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그런데 아주 흥미로운사실이 있다. 9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 똑같은 키워드를 검색하면 40.9%의 긍정적인 의견이 14.8%에 불과한 부정적 견해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어렵다’, ‘복잡한’이라는 부정어도 존재하긴 했으나, ‘경이로운’, ‘독특한’, ‘독창적’ 같은 긍정어가 우세하게 검색된다. 대체 지난 9년간 현대미술에는무슨 일이 벌어진 것일까. 이러한 현상을 보다 깊숙이 들여다보면 매체의 차이가 눈에 띈다. 우선 2008년의 데이터는 온전히 블로그 7,622건만을 분석대상으로 삼는다. 반면 2016년에는 34,962건의 트위터와 7,633건의 블로그를 아우르기 때문에 양적으로도 4.6배에 육박한다. 


그만큼 다양한 의견개진이나 역전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가능해진 것이다. 또한, 온라인 저널이라고 불릴 만큼 정보와 경험을 공유하고자 하는 블로그의 특징과 콘텐츠의 성격보다확산 그 자체에 방점을 두는 트위터가 갖는 태생적 차이점도 이러한 차이에 한몫을 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라인상 소수의 오피니언리더의 생각이무차별적으로 퍼져나가, 똑같은 내용이 수적으로만 팽창하는 경우도 많다. 또 하나 눈에 띄는 차이는 연관 검색어의 종류다. 과거에는 현대미술의 연관검색어로 ‘뉴욕’, ‘파리’, ‘런던’, ‘서울’ 등의 장소가 줄을 이었다면, 현재에는 장소는 온데간데없이 ‘설치’, ‘관객’, ‘작품’ 등 보다 미술 그 자체에근접한 키워드들이 증가했다. 특히 지금은 폐관한 플라토 미술관에서 2012년에 치러진, 펠릭스 곤잘레스 토레스(Felix Gonzalez-Torres)의<더블(double)>전에 관한 내용이 여러 형태로 검색되었다는 것에 주목할 만하다. 아시아 최초의 대규모 회고전이라고는 해도, 이미 4년 전에 마친 전시가이토록 오래 회자되는 것은 그만큼 그 울림의 크기가 컸기 때문이리라. 이처럼 현대미술이 논의의 대상으로서 더욱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게 된 것은명확하지만, 그새 예쁨보다 미움을 받게 된 것은 아닌지. 다가올 9년의 양상도 궁금해진다.  




 


 




레지던시


작가들이 거주하거나 오가면서 작업 공간을 제공받고, 교육 및 네트워킹 마련의 터전이 되는 레지던시. 분명한 타깃이 있는 공간인 만큼, 이에 관심을 갖는숫자는 절대적으로는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다 보니 관련어에도 ‘스튜디오’, ‘일정’, ‘지원’, ‘입주’처럼 실제 레지던시를 목표로 하는 이들이 사용했을법한 단어같이 직접적으로 ‘미술’과 관련된 것들이 주로 포착됐다. 레지던시 빅데이터 결과에서 보이는 특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첫째, 2006년부터 2016년 9월 현재까지 30위 권 내에 보이는 단어 내용에 큰 변화가 없다. 앞서 나열한 관련어들의 언급 순위만 바뀔 뿐 특별한 단어가등장하거나 사라지지 않는다. 아무래도 단어 자체가 대중적이기 보단 특정 직업군에서만 사용되는 이유가 크게 작용했을 것이다. 또한, 국내 작가들이 트위터사용을 주로 한다는 것을 레지던시 빅데이터 결과에서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국내 트위터 서비스가 시작되면서 레지던시를 언급한 글 양이 본격적으로증가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내용 또한 레지던시 입주 희망을 밝히거나, 입주에 무엇이 필요한지 의견을 구하는 모습 그리고 자신의 레지던시 결과물 공개전시를 홍보하는 등 레지던시에 대한 그들의 실질적인 이야기를 찾아볼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감정어의 대다수가 긍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것도흥미롭다. 순위권 내에 부정어는 거의 찾을 수 없을 만큼 긍정적인 평가의 행렬이다. 작가들이 본격적으로 트위터에서 레지던시에 대한 입장을 표명한이후에도, 이 추세는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레지던시 입주 작가들이 그곳에서의 생활에 대해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있음을 그리고 근 10년간 레지던시운영이 평온하게 지속됐음을 반증하는 사례가 아닐까 싶다. 여담이지만, 레지던시 빅데이터에서 종종 「퍼블릭아트」가 눈에 띄었다. 빅데이터 덕에, 「퍼블릭아트」가 지난 11년 동안 레지던시를 꾸준히 다뤘구나, 스스로를 되짚어 볼 수 있었다.  






 

 



공공미술


지난달부터 이달 31일까지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에 떠 있는 <슈퍼문(Supermoon)>(2016)은 그야말로 핫이슈다. 지름 20m에 달하는 이 초대형보름달을 보기 위해 한가했던 석촌호수에 지난 추석 연휴 기간에만 116만 3,000명의 인파가 몰렸다고 하니 그 인기가 실감이 간다. 미국 출신의공공미술작가 그룹 ‘프렌즈 위드 유(Friends With You)’가 제작한  <슈퍼문>은 송파구가 진행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세 번째 작품이다. 이 프로젝트의시작은 2014년, 역시 석촌호수에서 선보인 <러버덕(Rubber Duck)>(2014)이었다. 현실을 잠시 벗어나 시민들에게 웃음을 주고자 시작된프로젝트는 시작 당시에도 소셜네트워크를 타고 퍼져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두 번째 프로젝트는 <러버덕>이나 <슈퍼문>보다 비교적 덜 알려지긴 했지만석촌호수 일대에 전시된 <1600판다+(1600 Pandas+)>(2015)이다. 1,800마리의 전시된 귀여운 판다를 통해 야생동물 보호의 중요성을 알렸다는점에서 성공적인 공공미술 프로젝트라고 할 수 있다. 


잠실 일대에서 진행된 세 차례의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빅데이터 검색에서도 여실히드러난다. ‘작품’, ‘작가’ 등 미술 관련 검색어에 항상 등장하는 연관어를 제외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단어는 바로 ‘석촌호수’, ‘슈퍼문’, ‘송파구’다. 그리고 전시가 끝난 지 2년이 지났음에도 ‘러버덕’이 아직 상위 연관 검색어로 등장한다. 그 밖에 등장하는 ‘세계적’, ‘다양한’ 등은 <슈퍼문>과  <러버덕>을 설명하는 단어로 추측된다. ‘시민’도 눈에 띄는데 최근 6개월간 연관어 대부분이 석촌호수에서 진행한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관련된 것임을고려할 때 이 프로젝트가 시민들에게 얼마나 친숙하게 다가갔고 공공미술이라는 장르가 사람들에게 긍정적 이미지를 주고 있음을 예상할 수 있다. 실제로탐색어 여론동향을 살펴보면 긍정어가 1,982건으로 43.5%인 반면 부정은 12.8%에 머문다. 2008년 긍정어가 38.9%, 부정어가 18.5%였던 것에비교하면 공공미술에 대한 대중의 인식이 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공공미술이 소셜네트워크에 예쁜 사진을 올리기 위한 수단으로 한정된듯하다. 국내 최대 공공예술프로젝트인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가 이달 개막을 앞두고 있음에도 연관어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는 점도 아쉽다. 공공미술을향한 더욱 다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


많은 독자가 익히 알고 있겠지만, 국립현대미술관은 국내 유일의 ‘국립’ 미술관이다. 국립미술관답게 이들의 목표지점은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이며, 추구하는 역할은 예술의 대중화에 가장 앞장서는 기관이다. 그 이념 아래에 수십 년을 달려온 국립현대미술관이다. 과연 이들은 이렇다 할 결실을 보았을까? 빅데이터가 보여주는 결과를 보면 답은 ‘YES’다. 2008년 연관어 1등을 차지한 ‘현대’가 포함된 글 수가 2,214건에 그쳤다면, 최근 2016년 결과를보면 1만 5,000건까지 그 수가 약 7배나 증가했기 때문이다. 특히 관련 글은 특정 시기에 폭발적으로 증가하는데, 바로 2013년 11월인 ‘국립현대미술관서울관(이하 서울관)’ 개관 시점이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여론 동향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지 않다는 것. 전체 100%에서 부정어가차지하는 비율은 해마다 10-20% 남짓을 왔다 갔다 해 비율적으론 큰 차이는 없어 보이지만, 내용적인 면에선 확실히 달라졌다. 일례로 ‘비판적’이란단어를 들자면, 2010년도 초반까지는 “작가가 사회 비판적이다”는 등 전시 제목이나 전시 설명에 쓰여 있는 단어이기에 대중들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고판단할 수 없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설수록 ‘비판적’이란 단어는 현대미술 또는 국립현대미술관 자체에 대해 대중들이 평을 내릴 때 사용되는 모습을 보인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부정적인 의미를 담은 단어가 등장하기 시작한 시점은 언제부터일까? 이 역시 서울관 개관 일자와 거의 맞물린다. 인구 천만이 모여 사는서울에 규모가 큰 미술관이 들어선다고 하니 대중들의 이목이 쏠리는 것이 당연하다. 가령 특정 작가의 명예훼손 문제부터 관람동선의 불편함, 작품 캡션에대한 지적 등 큰 이슈부터 세세한 부분까지 관심이 크다. 관심이 커지면 배움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고, 이전에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이기 시작한다. 부정적인평가가 예전보다 늘어난 건 사실이지만 이들이 말하는 비판의 목소리는 맹목적이지 않은, 한국미술 발전에 도움 될 채찍이다. 어찌 됐든, 지리적으로는 더욱많은 이들에게 다가선 서울관이 ‘현대미술’을 어떻게 대중화시킬 수 있을지 그만큼 많은 눈이 지켜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겠다.  






 

 



미디어아트


첨단기술과 예술의 만남은 미디어아트의 본령이다. 조각, 회화 같은 전통적 매체를 거부하고 과학인지 예술인지 구분이 어려운 새로운 시도를 통해 표현을확장하기 때문이다. ‘백남준’이라는 인물은 분명 미디어아트와 대중의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데 큰 역할을 한 듯하다. 실제로 그 장르에 대한 이해가높아졌다기보다는, ‘백남준=미디어아트’라는 일종의 공식이 세간에 퍼진 덕택에 천재적이고, 혁신적인 이것이 한국인에게서 출발했다는 자부심까지더해지면서 왠지 모르게 긍정적인 입장을 취하게 된 것이다. 실제로 미디어아트라는 탐색어에는 백남준이라는 인물이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미디어아트를화두로 삼는 매체의 숫자는 절대적으로 적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매 9월마다 얼마나 이것에 관한 이야기가 오가는지를 보면, 대부분 1,000건미만이다. 이중 중복되는 내용을 제하면 실제적인 수치는 더 떨어진다. 


내용 면을 보면, 2000년부터 시작한 서울시립미술관의 ‘미디어시티서울’은 짝수해의단골 콘텐츠다. 한편 2011년에는 세계 최초이자 유일의 미디어아트 전문 채널이라고 소개되었던 프랑스의 ‘수비니어 프롬 어스(Souvenirs From Us)’가한 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국내에 진출, 언론의 대대적인 관심을 받은 바 있다. 서울스퀘어의 외벽을 스크린 삼아 영상을 선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수비니어 프롬 어스를 검색하면, 새롭게 업데이트되는 정보 없이 시간은 멈춰있다. 이뿐만 아니라, 미디어아트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자동차 런칭쇼, 디자인분야에서의 이벤트성 행사에 한정되어 있었다. 다소 긍정적인 부분은 ‘신기한’, ‘새로운’, ‘재미있다’ 등의 단어로 노출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단순히독특하고 화려한 것이 미디어아트의 참모습은 아니기에, 한층 진지한 접근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비엔날레


‘베니스비엔날레(Venice Biennle)’는 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미술 행사를 꼽을 때 빠지지 않는 이름이다. 하지만 국내 대중에게는 ‘광주비엔날레’가더 친숙하고, 관심 가는 행사인 듯하다. ‘베니스비엔날레’는 홀수 연도에, ‘광주비엔날레’는 짝수 연도에 열린다. 데이터 검색이 가능한 기간 홀수 해는 4번, 짝수 해는 5번이 있었다. ‘비엔날레’라는 키워드를 넣었을 때 이 두 이름은 빠짐없이 등장했는데, 년도와 상관없이 ‘광주’ 혹은 ‘광주비엔날레’가 보다 높은순위로 검색되었다. 인지도 면에서도 다른 지역에서 진행되는 비엔날레들보다 언급 횟수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특히 눈여겨 볼만한 결과는 바로 2014년. 홍성담의 <세월오월> 강제철거 논란으로 시끄러웠던 해인지라, 2015년과 2016년의 같은 시기와 비교했을 때 약 3배가 넘는 데이터가 존재하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비엔날레 관련 멘션이나 포스트는 미술기관이나 뉴스 채널에서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계정에서 정보 제공 형식으로 올리는 내용이 많은데, 이때만큼은 자신의 견해를 덧붙여 논의의 장을 마련하고자 하는 시도가 늘어났음도 알 수 있었다. 여론 동향을 봤을 때도 기존의 정보 위주 내용에서는긍정적이거나 중립적인 성향이 우세했다면, 2014년에는 부정적인 견해가 긍정적인 의견을 10% 정도 앞질렀다. 확실히 미술계 내부적으로만 회자되는이슈보다는 공론화되는 사건이 발생했을 때 관련 내용을 검색하거나 언급하는 일이 압도적으로 늘어나는 경향이 있었다. 한편 ‘부산비엔날레’는 고려제강수영공장에서 선보인 전시가 온라인상에서 화제가 되며 장소와 전시에 관한 내용에 주목도가 높았다.  





 



 



단색화


최근 몇 년간 한국미술을 둘러싸고 가장 화제가 되었던 키워드는 단연 ‘단색화’다. 그만큼 미술계에서는 이 단어 자체에 피로감을 토로하는 이들도 많다. 그렇다면 대중은 단색화를 어떤 시선으로 보고 있을까? 단색화가 국내외적으로 화제가 된 것은 2014년도 즈음부터다. 데이터로 확인할 수 있는 관심의정도도 2014년부터 폭발적으로 늘어났음을 확인할 수 있다. 2010년 1년 동안 뉴스, 블로그, 트위터에 단색화가 언급된 것은 총 191건에 불과했고, 2011년에도 총 249건에 그쳤다. 2012년에는 1,344건으로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이는 그해 3월에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에서 열렸던 <한국의단색화>전 덕택이었다. 이 전시는 6월부터 약 한 달간 전북도립미술관에서 순회전시를 가지며 그 파급력을 확장한 바 있다. 당시 국내 최대 규모로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31명의 작가, 150여 점의 작품을 소개하며 단색화 바람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반짝 불었던 관심은 오래가지 못해2013년에는 1년 동안 단 291건의 검색 결과로 다시 이전과 비슷한 수준으로 떨어지게 된다. 앞서 지적한 것처럼 2014년, 국내외 경매시장에서 단색화가이목을 끌면서 뉴스로 소개되는 일이 잦아졌고, 그러다 보니 언급횟수 역시 1,357건으로 훌쩍 뛰었다. 이후로는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인데, 작년에는 총2,385건이었고 올해 상반기에만 1,489건의 검색 결과를 찾을 수 있었다. 이러한 경향은 미술시장을 중심으로 미술계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을 증명하는것이기도 하다. 주춤했던 국내 미술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은 데에 있어 홍콩이나 미국, 유럽 등지에서 들려오는 단색화의 성공이 곧 한국미술의 성장이나 성공인것처럼 보도하는 언론의 행태 역시 이러한 반응에 한몫을 했다. 실제로 관련 검색어에는 ‘열풍’, ‘인기 얻다’, ‘뜨겁다’처럼 단순히 트렌드의 하나처럼여겨질 수 있는 단어와 ‘옥션’, ‘경매’ 등 시장과 관련된 키워드를 다수 발견할 수 있었다.  




 



 



큐레이터


‘이색 직업’ 같은 것으로 소개되던 ‘큐레이터’라는 말이 요즘은 곳곳에서 들려온다. 큐레이션(curation)이라는 신조어가 사회·경제 부분에서 유행처럼퍼져나가면서 큐레이터라는 단어도 여기저기 갖다 붙이기 좋은 말이 된 듯하다. 주제가 무엇이든 선택된 정보를 취합, 해석하고, 설명하는 일이라면큐레이터라고 명명하는데, 가령 영화큐레이터, 푸드큐레이터, 쇼핑큐레이터 등 가지각색이다. 이러한 경향은 2014년 후반부터 심화되었다. 2014년초반까지만 해도 큐레이터와 관련된 검색어는 ‘미술’, ‘그림’, ‘기획’ 등 보다 구체적이고 한정적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큐레이터가 미술에서 파생된직업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다만 ‘정확한’ 의미나 역할을 모를 뿐이다. 실제로 최근 탐색어를 보면 ‘미술관’, ‘박물관’은 물론이고 ‘안전’, ‘강의’, ‘공연’, ‘문화’ 등 불분명한 단어들이 출현한다. 


이는 정교함 없이 ‘문화’, ‘예술’, ‘미술’이라는 용어들이 뭉뚱그려지는 한국적 상황의 특징을 반영하는결과로도 읽힌다. 반면에 큐레이터가 전면으로 드러나거나 주목받기보다는 무대 뒤에서 일하는 업무 성격상 특정 미술관이나 전시명 등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검색어는 의외로 찾기가 어려웠다. 외부 기고나 언론에 수차례 노출된 특정인의 이름만 거론되는 정도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술과 관련된 다른 장르나 특수 용어보다는 큐레이터라는 단어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매력적인 직업군으로서 어떻게 하면 큐레이터가 될수 있는지를 묻고 답하거나 혹은 구인·구직 상황을 공유하는 내용도 빈번하게 확인됐다. ‘알찬’, ‘따뜻한’, ‘멋진’은 그들이 큐레이터를 생각할 때 자주떠올리는 형용사였다.  






 


 

도슨트


도슨트(Docent)는 문자 그대로 박물관이나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에게 전시에 관해 설명하는 안내인을 뜻한다. 기계를 대여하는 오디오 가이드와는 달리교육받은 인력이 ‘이야기하듯’ 전시를 흐름별로 읽을 수 있도록 설명해준다. 실제로 적지 않은 미술기관에서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큐레이터라는 단어만큼이나 확실한 역할이나 의미에 관한 이해는 완전하게 자리 잡지 못한 듯하다. 이 두 단어를 혼용해서 사용하거나, 단순히 전시장 지킴이로알고 있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도 도슨트에 대한 의견은 소수의 부정적 견해 외에는 50% 이상 긍정적이거나, 다소 중립적인 편이었다. ‘친근한’, ‘재밌다’, ‘도움 되다’, ‘좋은 기회’처럼 해설 없이 직관적 이해가 어려운 현대미술 전시에서 특히 도슨트에 관한 호응이 좋았다. 다만 지나치게신변잡기나 야화 위주의 설명이 많아 오히려 작품 이해에 도움이 되는지 모르겠다는 의견도 눈에 띄었다. 


또는 설명 시간대에 너무 많은 사람이 몰려 호젓한전시감상에 방해를 받는다는 사람들도 꽤 있었다. 한편 도슨트에 관한 언급은 해마다 쭉 증가하고 있는 추세인데 특히 시립미술관, 예술의 전당, 세종문화회관 등 대형기관에서 들여오는 블록버스터 전시에서도슨트 프로그램을 경험한 이들이 많았다. 보통 정해진 시간표에 따라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일부러 시간을 맞춰 전시를 봤다거나 설명 앞·뒤로 전시를한 번씩 더 감상하면서 심층적인 이해를 도모한다는 경험을 공유하기도 했다. 데이터의 출처를 보면 뉴스에서는 도슨트가 언급되는 경우를 거의 찾을 수 없고, 트위터나 블로그 등에서 개인의 경험을 위주로 글이 작성되는 경우가 빈번했다.   






 

 



미술관


미술관의 연관어는 ‘작품’, ‘그림’, ‘사진’, ‘문화’ 등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단어가 대부분이다. 그런데 수많은 예상 가능한 연관어 중 ‘날씨’는 조금의외다. 도무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단어가 어떻게 연관어로 검색되는 걸까. 트위터상의 글들을 살펴보니 “미술관 가고 싶은 날씨다”, “비 오고 조용한날씨에 미술관에 앉아있고 싶다” 와 같이 날씨와 관련된 트윗이 생각 외로 많이 등장했다. 예술인들은 감수성이 풍부해 날씨의 영향을 쉽게 받는다는 속설이많은 뮤지엄고어(Museumgoer)들에게도 들어맞는 모양이다. ‘카페’도 눈에 띈다. 미술관에서 전시를 본 후 근처 카페에 들러, 또는 미술관 내의 카페에서올리는 트윗이 많이 보인다. 기간을 2008년으로 설정했을 때 검색되는 연관어는 ‘뉴욕’, ‘프랑스’, ‘현대’와 같이 사람들의 일상과는 거리가 있는 단어가대부분이다. 


반면 최근 6개월의 검색에 나타나는 ‘카페’라는 연관어는 전시를 본 후 카페에서 차를 마시는 여유로운 일상이 하나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 잡고있음을 말해준다. 실제로 해외의 수많은 미술관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관람객이 원하는 만큼 전시를 둘러본 후 미술관 내에 마련된 고급 레스토랑 수준의카페에서 차를 마시거나 식사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모습이 더 자주 보이게 될 날이 머지않은 듯싶다. ‘여행’도 변화하는 문화의트렌드를 보여준다. 유명 미술관이 있는 유럽, 미주는 물론이고 국내 여행을 계획 중인 많은 사람이 여행 일정에 지역 미술관을 포함시키는 것이 인상적이다. 오직 미술관 방문을 위해 여행을 준비 중인 사람들의 멘션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띄고 실제로 긍·부정 분석을 보면 긍정이 58.6%로 부정 11.4%보다압도적으로 높다. ‘멋지다’, ‘좋아하다’, ‘아름답다’ 등으로 묘사되는 미술관의 인기는 앞으로도 상승세를 그릴 듯하다.  




 


 

 



미술평론


‘미술평론’은 학계나 미술계에는 자연스레 통용되지만 아직까지 그 외의 대중에게 낯익은 단어는 아닌 것 같다. 기간을 2008년으로 맞추고 검색해보면연관어 1위에 오른 ‘작품’의 탐색건수는 68건에 그친다. 그 뒤를 잇는 것은 ‘다양한’이 44건, ‘독특한’ 23건 등이다. 한 가지 재미있는 것은 연관어의성격이 ‘새로운’, 독특한’, ‘진정한’ 등 심리에 관련된 것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2016년으로 돌아오면 검색의 총량은 증가했지만, 소수 의견이리트윗되면서 수적으로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2008년과 비교하면 심리에 관련된 키워드는 확 줄어들고, ‘작품’, ‘대안공간’, ‘세대교체’ 등 속성에해당되는 탐색어가 증가했다는 점이 눈에 띄었다. 미술계 내부에서도 ‘포스트인터넷’같은 개념이 화제가 되며 청년 세대 미술 활동이 증가한 점으로미루어봤을 때, 이에 관련된 홍보 혹은 반응이 나타나며 이전보다 보다 다양한 속성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평론가나 학자 등, 인물의 폭은  그리 넓지않고, 온라인상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몇몇 이들의 이름이 반복적으로 검색되거나 대중적인 강연·기고로 이름을 노출한 이들이 주로 거론되는 경향을보였다. 반면 비슷한 의미인 ‘미술비평’을 넣었을 때의 검색결과는 숫자상으로는 더 적지만, 상대적으로 날카로운 의견이 더 많이 보였다. 최근 몇 년 동안의‘인문학 열풍’과 미술비평을 연관지어, 현 상황에 쓴소리를 던지는 목소리가 많았다. 자주 언급되는 학자로는 푸코(Michel Foucault), 바슐라르(Gaston Bachelard), 데리다(Jacques Derrida) 등을 꼽을 수 있다.  







 


 

시립미술관


우리나라 전역에 퍼져있는 십여 개의 시립미술관 중 사람들의 관심을 가장 많이 받는 곳은 단연 ‘서울시립미술관’이다. 트위터나 블로그 등에서 과거부터현재까지 서울시립미술관이 진행하는 전시 관련 글은 물론이고 현재 미술관에 있음을 ‘체크인’ 하는 글, 또 전시를 보고 후기를 남기는 글도 어렵지 않게발견할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에서 하는 전시 진짜 재밌었다!”, “서울시립미술관 전시 시작”, “지금 서울시립미술관 3층” 등 일상에서 올리는 글들이특히 눈에 띈다. 트위터나 블로그 등의 매체 주요 사용 연령층이 20대에서 30대인 것을 감안할 때 서울시립미술관은 젊은 층 문화생활의 중추역할을 하는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서울시립미술관과 함께 보이는 연관어는 ‘덕수궁’으로 서울시립미술관을 방문할 때는 바로 옆 덕수궁과 돌담길을 걸어보는 것이 많은이들에게 필수코스로 자리 잡은 것 같다. 


그 밖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최근 진행한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특별전> 혹은 ‘애니메이션’도 ‘시립미술관’의 상위연관어로 검색돼 지난 전시의 인기를 실감할 수 있었다. 아쉬운 점은 다른 지역의 시립미술관에 대한 관심은 비교적 낮다는 것이다. ‘부산시립미술관’이 연관어로 등장하지만 ‘서울시립미술관’이 탐색건수9,307회인 것에 반해 ‘부산시립미술관’의 탐색건수는 ‘1,106’건에 그치는데 이마저도 지난달 개막한 ‘부산비엔날레’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광주와 대전이 연관어에 등장하지만 그 외 지역은 검색되지 않는다. 6년 전인 2010년에도 서울과 부산, 대전 세 도시만이 연관어로 검색돼 상황은크게 다르지 않았다. 수도권으로의 문화생활 쏠림현상이 언제쯤 개선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작가


미술계에서 ‘예술가’ 대신 쓰이는 ‘작가’라는 말이 대중들 사이에는 또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키워드 연관어 1위는 놀랍게도 탐색건수 469,367건의‘웹툰’이었다. 미술과 어느 정도의 경계를 함께 하지만 다른 성격을 가지는 웹툰이라는 장르가 대중에게 미술보다 훨씬 친근하게 여겨지는 듯하다. 주위사람을 둘러봐도 대부분 챙겨보는 웹툰 하나쯤은 있는 것을 보면 확실히 우리 일상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웹툰 바람이 불기 전인 2009년엔 어땠을까. 7년전에는 작가가 ‘소설가’의 의미로 통용된 것으로 보인다. ‘책’, ‘이야기’, ‘주인공’ 등 대부분의 연관어가 소설과 관련된 것들인데 ‘웹툰’이 작가의연관어로 검색되기 시작한 것은 2013년 무렵부터다. 


다시 2016년으로 돌아와 살펴보면 ‘독자’, ‘만화’, ‘연재’ 등 검색되는 연관어의 대부분이 웹툰과관련된 것들인데 그 중 ‘작품’이 눈에 띈다. 혹시나 미술 관련 글이 검색될까 트위터에 올라간 글을 확인해봤지만 주로 젊은 층이 이용하는 트위터 상의 글대부분은 역시 웹툰을 작품으로 지칭하고 있다. 하지만 블로그나 뉴스 상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개인의 관심사에 대한 자료를 구체적으로 올리는 블로그와사실을 전달하는 뉴스의 특성 때문인지 전시를 소개하는 글이 예상외로 많이 보인다. ‘사진’ 또는 ‘사진작가’가 상위 관련어에 검색되는 것도 흥미로운데이는 패션 화보 사진작가나 일반인이 부담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사진 전시의 영향이 크다. 사진 역시 예술이라는 큰 범주에 함께 속해있긴 하지만 연관어 검색에회화작가, 설치작가, 사운드작가 등이 제외됐다는 점은 조금 아쉽다. 하지만 약 3년 만에 소설가에서 웹툰 작가로 ‘작가’의 트렌드가 바뀐 것을 보면미술작가의 시대도 멀지 않은 것 아닐까.  






 

 


 


갤러리


‘미술관’, ‘대안공간’과는 달리 ‘갤러리’는 미술 관련 외의 여러 의미로 사용돼서인지 ‘사진’, ‘그림’부터 ‘장래희망’, ‘사이즈’까지, 다양한 분야의연관어가 검색된다. 그 중 ‘음료’, ‘머리스타일’, ‘키’ 등 갤러리와는 도무지 관련 없을 것 같은 키워드가 유난히 많이 보이는데 이는 미술 갤러리와는 관련없는 일부 글이 콘텐츠의 확산에 초점을 두는 트위터의 특성상 널리 퍼졌기 때문이다. ‘사진’이 연관어 1위로 검색되는 것은 당연히 사진 전시에 관련된 것일거라는 예상을 뒤엎고 온라인상 특정 연예인의 사진 및 자료를 올려놓는 ‘연예인 갤러리’와 또 다른 갤러리로 불리는 휴대폰 사진첩에 관한 이야기로가득하다. 특히 “휴대폰 갤러리의 사진들을 정리해야 한다"라는 글이 많이 등장해 ‘핸드폰’, ‘정리’와 같은 연관어의 등장을 설명한다. ‘그림’, ‘작가’, ‘공간’, ‘작품’, ‘전시’ 등 갤러리와 직접적으로 연관 있는 단어들은 트위터에서 찾기 힘들고 전시를 소개하는 뉴스나 블로그에서 간간히 눈에 띌 뿐이다. 


비교적 어린 층이 많이 사용하는 온라인 연예인 갤러리 관련 연관어가 많아서인지 긍·부정어 검색에서도 부정어가 27.5%로 예상외로 높았다. ‘피해 입다’, ‘극혐’, ‘믿지 못하다’ 등 미술 갤러리와는 큰 관련 없어 보이는 연관어들은 아쉬움을 남긴다. 2010년의 검색어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분위기’, ‘개인전’, ‘미술관’ 등 미술 중심의 연관어가 주를 이룬다. 당시 긍·부정어를 살펴보면 ‘아름다운’, ‘볼거리 많다’, ‘독특한’ 등 갤러리와 진행 중인 전시를 설명하는 긍정어가 무려 56.9%에 이른다. 2014년에만 해도 ‘종로구’, ‘서촌’과 같이 갤러리가모여 있는 지역도 많이 나타나는데, 최근들어 연관어의 지도가 바뀐 것은 다양한 특색을 지닌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한 몫 했다. 그들의 등장으로 인해 갤러리란단어가 또 다른 의미로 인식되기 시작한 듯하다.  






 

 

 


대안공간


20세기 중반 미국 내에서는 경제부흥과 더불어 미술 산업이 급격히 팽창했다. 미술이 예술의 범주를 벗어나 산업의 영역으로 들어서면서 거대한 자본이미술계로 향했는데, 이런 상업적 흐름을 떠나 독립적인 창작 공동체를 마련하고자 등장한 것이 바로 ‘대안공간’이다. 미술가들이 직접 운영해 소규모 비영리공간의 성격을 띠는 곳으로 실험미술의 창작소로 자리매김했다. 이 신개념 장소가 한국에 들어온 것은 1990년대 후반으로 비교적 최근 일이다. 미술관이나갤러리가 서울에 집중되는 것과는 달리 대안공간은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에 자리 잡으며 지역주민과 작가 간의 소통을 모색하는 역할을 해왔다. 2008년빅데이터를 살펴보면 ‘아름다운’, ‘기획’, ‘문화’, ‘새로운’ 등 긍정적 연관어가 주를 이루고 국내 대표 대안공간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루프’와대안공간 루프가 자리한 ‘홍대’도 눈에 띈다. 


여론동향에서도 긍정어 43.9%, 부정어 14.3%, ‘떠오르다’, ‘기다리다’ 등의 중립어가 38.9%로 검색돼국내 유입된 기간에 비해 대중과 활발한 소통을 했음을 예상할 수 있다. 2013년에는 ‘수원’, ‘부산’ 등의 연관어가 검색돼 문화 기반이 취약한 지역으로향하는 대안공간의 성격을 보여준다. 2016년 3월부터 9월까지 6개월간의 데이터에 등장하는 연관어도 지난 몇 해와 크게 다르지 않은데, 그 중 ‘관람료’, ‘돈’, ‘무료’가 눈에 띈다. 왜 그런가 하니 대안공간 루프에서 이달 초까지 진행한 <요진_이, 시공간> 전의 관람료가 무료인 것이 원인이었다. ‘대안공간’과‘관람료’로 검색되는 총 235건의 트위터 글이 모두 이 전시와 관련된 것으로 일시적으로 검색 관련어에 오른 것으로 보인다.  






 



설치미술


2010년의 데이터를 검색해보면 ‘독특한’, ‘유럽’, ‘세계적’ 등의 연관어가 검색된다. 설치미술에 대한 관심은 느껴지지만 국내보다는 해외 유명 설치전시, 혹은 작가에 초점이 맞춰지는 모습이다. 당시 블로그를 봐도 멕시코 출신의 설치작가 데미안 오르테가(Damian Ortega)나 영국의 피오나 베너(Fiona Banner) 등 해외작가를 소개하는 글들이 눈에 띈다. 국내 작가 중에는 백남준의 등장이 거의 유일하다. 백남준아트센터에서 해외 설치미술 작가들을 초대해진행한 <트릭스터가 세계를 만든다>전으로 인한 검색어가 많이 등장하는데 백남준을 설치미술의 측면에서 재조명한 이 전시가 많이 회자된 것을 보면 백남준이국내에서도 설치 혹은 미디어아트의 절대적인 인물로 인식되고 있음을 재확인한다.


6년이 지난 지금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일단 해외에 관련된 연관어는 크게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서울’과 ‘한국’이 등장해 국내 곳곳의 공공장소에서 불고 있는 설치미술 열풍이 전해지는 듯하다. 또 ‘예술’, ‘조각’, ‘문화’ 등설치미술의 본질을 설명하는 연관어가 대부분으로 장르에 대한 인식이 6년 전과 비교해 변화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최정화, 양혜규, 우르스 피셔(Urs Fischer) 등 작가 언급의 폭도 넓어졌고 국내 각 지역에서 진행하는 설치미술 전시를 소개하거나 감상평을 남기는 글도 많다. ‘작가’, ‘아티스트’ 혹은‘예술가’ 등도 상위 연관어로 검색되는 것을 보면 국내에서도 예술의 한 장르로 확실히 자리를 굳힌 모습이다. 대중의 인식도 ‘완벽한’, ‘다양한 장르’, ‘신선한’ 으로 긍정적이다.  








 


번외: 현대미술, 얼마나 ‘핫’한가?


‘현대미술에 대해 대중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나?’, ‘대중들의 관심은 어느 정도일까?’에 대한 궁금증을 과연 빅데이터로 풀 수 있을까? 잠시 쉬어가는 코너쯤으로 기획된 이 작은 기사에서 감정어(좋다, 싫다, 나쁘다 등)를 넣어 현대미술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와 관심도를 살피려 한다. 그 방식에 대해 짧게 적자면, 현대미술에 관해 대중들에게서 들을 수 있는 감정어로 빅데이터를 확인, 최대 순위 30위권 안에 정말 관련 단어가 있는지 확인해보는 방향으로 이뤄졌다(기간은 2013년 1월부터 9월까지로 잡았으며, 빅데이터는 최대 6개월 단위로 데이터 산정이 가능하단 점을 참고해주길 바란다). 우선,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대중’에게서 많이 들을 수 있었던 단어 ‘어렵다’를 넣고 데이터를 추렸다. ‘작품’은 꾸준히 순위권에 있었지만, 현대(미술)작품에 대한 이해의 어려움보다는 작품을 생산하는 행위의 힘듦을 토로하는 글이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언급되는 작품은 통상 「퍼블릭아트」에서 다루는 콘텐츠와 거리가 있어 보이는 작품들이기에 이를 현대미술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도가 높다고 확정 짓긴 어렵다. 그러나 최근 6개월(2016년 8월부터 3월까지)의 동향을 살피면 14위에 ‘미술’이란 구체적 단어가 등장한다. 


그 이유 또한 다양해져 꾸준히 등장한 작품 진행의 어려움은 물론, 입시 미술에 대한 고충, 예술가로서 삶을 영위하는 것의 힘듦 그리고 현대미술 자체에 대한 어려움을 토하는 글도 적잖이 존재했다. 어렵다는 것과 비슷하지만, 현대미술과 연관돼 종종 들을 수 있는 ‘난해한’의 경우도 크게 다를 바 없었다. ‘작품’, ‘그림’이 지난 3년간 꾸준히 등장했으며 최근 6개월간 ‘그림’은 상위권에 안착, 게다가 ‘현대미술’이란 상세 단어가 모습을 드러냈다. 앞선 어렵다는 단어와 달리 미술에 대해 난해하단 견해를 밝힌 대중들은 ‘현대미술은 (이해하기) 난해하다’란 이 하나의 의견으로 생각을 모으고 있는데, 여전히 대중들은 현대미술에 선뜻 다가가기 어려워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독특한’, ‘새로운’, ‘창의’, ‘창조’ 등 미술에 수식되는 많은 수의 긍정적인 단어의 경우 미술에 관한 이야기를 찾을 수 있을까 싶어 봤더니, 순위권 내 미술 연관 단어는 찾아볼 수 없었다. 


물론 창의적인, 창조적인 미술 교육의 중요성을 열변하는 학원 광고는 많은 수로 보였다만 현대미술 자체에 대해 독특하다, 새롭다는 평을 내리는 대중의 반응은 극히 드물었다. 몇몇 감정어를 역추적 대중 반응과 관심도를 살핀다는 것이 무모하고 어려울 있다. 그러나 대중들이 자주 쓰는 감정 평가어에 미술 관련 단어가 순위권에 안착했다는 것은 그만큼 삶에 있어 미술이 가깝다는 것을 뜻할 있다. 빅데이터로 확인해본 결과, 비록 반응이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최근으로 올수록미술 대한 구체적 언급이 등장한다는 것은 현대미술에 대한 대중의 관심도가 증가하고 있음을 알리는 청신호라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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