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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19, Aug 2016

리드미컬한 엮임: 두로 올로우의 만들기와 분해하기

U.K.

Making & Unmaking
An Exhibition Curated by Duro Olowu
2016.6.19-2016.9.18 런던, 캠던 아트 센터

패션디자이너 두로 올로우(Duro Olowu)가 큐레이팅한 전시가 캠던 아트 센터(Camden Arts Centre)에서 열리고 있다. 올로우는 1965년에 자메이카 출신 어머니와 나이지리아 출신 아버지 사이에 태어나 나이지리아의 상업중심지 라고스에서 자랐고 어린 시절 대부분을 유럽의 여러 도시와 나이지리아에서 보냈다. 올로우는 런던에서 법학을 공부했지만, 나이지리아에 머문 몇 년 동안 패션에 새롭게 눈을 떴다. 라고스에 살던 어린 시절, 그의 어머니는 항상 동네의 테일러를 찾아가 자신이 세계여행을 하며 모은 천들에 동네에서 생산되는 천들을 패치워크한 셔츠나 가구를 만들어달라고 했다. 이런 어머니를 옆에서 지켜보며 받은 영향과 유럽과 나이지리아를 오가며 겪었던 경험들이 더해져 그만의 색다른 패턴, 혁신적 스타일, 대담한 프린트와 강한 색감 등을 주 무기로 2004년, 패션계에 등장한다. 등장하자마자 2005년에 영국과 미국의 『보그(Vogue)』에서 수여하는 ‘올해의 드레스’ 상을 받았고 영국 패션 협회에서 주는 ‘올해의 패션디자이너’ 상까지 받으면서 많은 주목을 받게 된다. 이후에도 꾸준히 최고급 컨셉의 디자인을 추구하며 전 세계 유명인들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미국의 영부인 미셸 오바마(Michelle Obama)가 미국 백악관의 크리스마스 장식을 의뢰할 만큼 팬으로서 그의 감각을 믿고 맡긴 것으로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올로우는 뉴욕의 할렘 스튜디오 미술관(The Studio Museum in Harlem)의 디렉터이자 책임 큐레이터인 델마 골든(Thelma Golden)과 결혼을 했으니, 아트와는 떼려야 뗄 수 없는 패션디자이너가 아닐까 싶다.
● 양화선 영국통신원

Installation view of 'Making & Unmaking: An exhibition curated by Duro Olowu' at Camden Arts Centre 2016 Courtesy of Camden Arts Centre Photo: Mark Bl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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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화선 영국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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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 특별한 점은 일반 큐레이터가 아닌 아프리카 출신의 정체성이 무척 강한 패션디자이너에 의해 큐레이팅 되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올로우에게 영향을 끼친 작가들을 한데 모은 전시이지만 패션 디자이너라고 해서 단순히 섬유를 소재로 작업하는 작가들을 모아놓은 평범한 전시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시대를 넘나드는 작품 규모와 컬렉션이 놀라운 데다 곳곳에 그의 넘치는 감각을 기대 이상의 전시로 만들었다. 전시를 위해, 특별히 리사 브라이스(Lisa Brice) 리넷 이아돔-보아케(Lynette Yiadom-Boakye)에게는 따로 작품 의뢰를 했다고 한다. 그뿐 아니라, 서아프리카에서 공수한 고풍스러운 섬유와 바우하우스(BAUHAUS) 태피스트리, 드로잉, 사진, 쥬얼리, 설치, 도자기, 조각 세계에서 모인 70명이 넘는 작가들의 작품이 중앙 공간, 도서열람실, 정원 곳에서 전시되고 있다. 유명한 작가부터 아직은 이름이 낯선 작가들까지, 전통적인 작품부터 컨템포러리한 작품까지 천장에, 벽에, 바닥에 그리고 유리장 안에 다양한 형태로 진열되었다.






Installation view of <Making & Unmaking: An exhibition 

curated by Duro Olowu> at Camden Arts Centre 

2016 Courtesy of Camden Arts Centre Photo: Mark Blower





캠던 아트 센터는 1897 햄스테드 센트럴 도서관(Hampstead Central Library) 시작했다. 2 세계 대전에서 무사히 살아남아 1965년에는 햄스테드 아트 센터(Hampstead Arts Centre) 재탄생한 후에는 페인팅, 인체드로잉, 도예, 디자인 등의 수업을 지역 주민에 제공하였다. 1967년에 캠던 아트 센터로 이름을 바꿔 예술적이고 교육적인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많이 제공하면서 대중에게도, 아티스트에게도 인정받는 미술관으로 거듭난다. 특히 디렉터 제니 로맥스(Jenni Lomax) 1990년에 합류한 이래 국제적으로 유명한 전시, 레지던시 프로그램, 프로젝트, 공공이벤트를 진행하면서 영향력 있고 중요한 갤러리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로맥스는 올로우가 패브릭과 사람의 몸의 특별한 이해관계를 이번 전시를 통해 입증했다 평하며 예술을 대하는 올로우의 용감한 관점을 높이 샀다. 특히 예술과 패션의 긴밀한 유대감을 패턴, 반복, 장치 같은 요소를 넣어 자유롭게 구상하는 그의 능력을 감지하고, 이번 전시를 맡기게 것이다. 


올로우는 특히 많은 여성 작가들을 전시에 포함시켰는데 루이스 부르주아(Louise Bourgeois), 리지아 클라크(Lygia Clark)처럼 명성이 자자한 대가들부터 2003년에 터너상(Turner Prize) 후보에 올랐던 아냐 갈라치오(Anya Gallaccio) 눈에 들어온다. 갈라치오의 작품은 정원에 설치되었는데, 해먹 그물망이 장대한 크기로 갤러리 카페 지붕부터 정원까지 길게 늘어져 걸쳐져 있다. 인도 출신 므리날리니 무케르지(Mrinalini Mukherjee) 삼베를 엮은 로프로 만든 조형물은 갤러리 공간에서 엄청나 힘과 아우라를 내뿜으며 당당히 전시되었고 이와는 반대로 흙으로 만든 도예품은 갤러리 공간 구석에 설치되어 작지만 단단한 힘을 내고 있었다. 도로티아 태닝(Dorothea Tanning) 패브릭으로 만든 조형물도 눈에 띈다






Installation view of <Making & Unmaking: An exhibition 

curated by Duro Olowu> at Camden Arts Centre 

2016 Courtesy of Camden Arts Centre Photo: Mark Blower





이미 익숙한 그의 페인팅 작품보다 상대적으로 알려진 없는 패브릭을 이용한 작품을 만나니 신선하다. 회화 작품에서 튀어나온 것만 같은 신체 일부가 직물이란 소재를 만나 다른 느낌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여성과 남성을 상징하는듯한 조형물은 섹슈얼하면서도 폭력적이지만 부드러운 천의 소재를 만나 역설적으로 다가온다. 또한, 전시에서 눈여겨 봐야 명의 작가는 애니 알버즈(Anni Albers). 그의 남편 조셉 알버즈(Josef Albers) 바우하우스 디자인 운동의 아주 중요한 멤버로 아티스트이자 교육자였다. 양차 세계대전 기간, 여성은 일정한 분야에서 일하거나 교육받는데 제약이 많았는데, 특히 건축 같은 분야가 그랬다


이에 애니 알버스는 날카로운 시선을 섬유로 돌렸다. 기하학에 기초를 목걸이, 태피스트리 그의 작품은 몇십년이 지난 지금에도 완벽한 모던함과 고풍스러움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당시 억압되었던 여성의 자유와 권력이 2016년에 이르러서야, 그것도 아프리카 출신 남성 패션 디자이너에 의해 재조명되고 있는 것이다. 올로우는 전시에 등장하는 사진작가들, 클로드 카훈(Claude Cahun), 어빙 (Irving Penn), 켄록(Neil Kenlock) 작품이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한다. 특히 화려한 삶을 살았던 카훈의 섹슈얼리티와 아이덴티티에 대한 문제가 고스란히 묻어나오는 작품은 전시장의 벽에 일렬로 늘어져 있어 초현실주의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켄록은 1960-70년대 런던의 영국계 캐리비언 아프리칸(British Afro-Caribbean) 커뮤니티를 잡고 있었다






Installation view of <Making & Unmaking: An exhibition 

curated by Duro Olowu> at Camden Arts Centre 

2016 Courtesy of Camden Arts Centre Photo: Mark Blower





그는 자신이 하던 일이 창의적이긴 하지만 예술이라고 생각하지 않았고 자신을 일컬어 아티스트가 아닌 사진 찍는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했다. 하지만 그의 강렬한 사진 작품들, 흑인으로서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는 작품들은 올로우의 시선을 끌기에 충분했나 보다.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공간은 크리스 오필리(Chris Ofili), 리사 브라이스(Lisa Brice),앨리스 (Alice Neel) 등의 평면 작품들이 화려한 패턴의 천들로 커버된 위에 전시된 메인 갤러리였다. 올로우는 오필리나 브라이스의 작품을 통해 단순히 이들의 걸작을 보여주려고 것이 아니라 현시대의 작가들이 작품 안에서 텍스타일과 패턴을 어떤 형식으로 보여주는지를 다시 자신의 시선으로 풀어 표현하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그는 어떤 옷을 입고, 선택하느냐 하는 문제가 삶에 있어 사람의 정체성과 감정을 가장 강하게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생각했다


일례로 앨리스 닐의 <리처드와 강아지(In Richard with Dog)>(1954) 프린트된 셔츠를 입고 있는 리처드에게서는 시대의 정황뿐만 아니라 섹슈얼함과 정치적 암류까지 닐의 아름다운 테크닉을 통해 드러나고 있다. 리서치를 핑계로 런던에서 가장 호화롭다는 동네에 들러 올로우의 부티크에 슬쩍 들어가 보았다. 강렬한 색감과 화려한 패턴들, 심지어 함께 전시된 가구까지 눈을 한곳에 두지 못하고 두리번거리다가 나오니 동네의 상류층이 사랑하는 고집스러운 무채색과 더욱 대조되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그의 남다른 감각과 예술적 시각이 전시를 성공적으로 이끄는 역할을 했으리라 본다.  




글쓴이 양화선은 홍익대학교와 동대학원에서 회화과를 졸업했다. 영국으로 건너가 런던 센트럴 세인트 마틴(Central Saint Maritns)에서 「컨템포러리 아트를 통한 회상, 향수, 흔적의 키덜트후드 연구」 논문과 회화 작품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이스트런던유니버시티 (University of East London)에서 공간의 패러독스에 관한 논문과 회화작품으로 박사 과정에 재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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