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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22, Nov 2016

불확실성, 연결과-공존

2016.9.30 - 2017.1.30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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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소화 국제도자기포럼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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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대 사이에서 발생하는 무수한 불확실성에 대해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끊임없는 대화”, 영국 역사학자 에드워드 (Edward Hallett Carr) 유명한 말이다. 조선 시대 왕이 궁궐 밖을 행차할  임시로 머무는 궁궐로 화성 안에 자리한 행궁 , 현재의 모습을 대변한다고   있는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이 개관 1주년을 맞이했다. 무려 220년의 시차가 존재하는 이곳에서 수많은 상황을 겪으며 끊임없이 살아가고 있음을  공간 사이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번 전시는 우리 사회를  단어로 압축해 표현한 불확실성 행궁과 미술관과 같이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공존하고 있음을 작품을 통해 전달한다. 자신이 살아온 삶을 반추하며 끊임없는 고민과 대화를 유도하는 전시다. 너무도 추상적인 전시 주제보다도 삶의 문제를 진지하게 성찰하게만든 국내외 13 작가의 다양한 작품이  흥미로웠다. ‘도시의 익명성’, ‘생태’, ‘공동체의 기억’ 3가지로 나뉘어 전시된 몇몇의 작품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도시의 익명성: 불확실성에서 발견하는 새로운 연결고리


전시 시작을 알리는  작품은 이창운의 작품 <편도여행>(2016)이다. 제목에서도   있듯이 한쪽 방향으로만 달릴  있는 레일 위에 달걀이 하나씩 아슬아슬하게 주어진 길을 따라간다. 똑같은 크기의 달걀이 같은 길을 달리는데 어떤 달걀은 가는 중에 또르륵 떨어지고 말지만, 어떤 달걀은 편도여행을 완주하는 듯하다. 마치 롤러코스터같이 복잡하게 설계된 레일 위를 달리는 달걀이  우리 모습 같았다. 주어진 시간에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모습, 같은 인간이지만 누군가는 주어진 시간을 포기하기도 낙오되기도 하고 스스로를 보편적 사회 관계망에서 떨어뜨려  다른 삶을 살기도 한다. 


개인적으로  작품에서 흥미로웠던 것은 바닥에 깔린 달걀판(30)이었다. 만약 진짜 달걀이 레일 위를 달리다 떨어졌을  깨져버린 달걀의 모습이 전시되었을 모습을 상상해봤다. 너무나도 힘겹게 작품을 지켜봤을 것이다. 잘못 디딘  발로 인해 산산조각이  다시는 일으킬 힘도 없을 정도로  줄기 희망의 빛조차 사라질 절망감을 안겨줬을 것이다. 하지만 마치 보호망처럼 설치된 달걀판이 있어 떨어진 달걀이 삼삼오오 모여 있거나 흩어져 있는 지금의 작품에서는 다양한 다른 삶의 모습을기대할  있었다. ‘ 이런 삶이어야 하는가?’라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작가는 거역할  없는 사회 시스템이라는 일상 세계의 작동방식을 작품을 통해 표현했다. 부정적인 사회 시스템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불확실한 사회 속에서 대다수와는 다른 삶을 선택하며 살아가는 변화된 여러 모습을 보여주는 듯했다.


김상진의 <음향조각-유령기호>(2014) 어두운 공간에 98개의 스피커에서 나오는 소리로 구성된 사운드 설치작품이다. 작품이 설치된 공간에서는   없는 소음으로 가득했다. 또한, 발걸음을 옮길 때마다 소리가 다르게 들린다. 전시 벽면에 안내된 작품 설명을 살펴보니 각각의 스피커에서는 정확한 소리(사무엘 베케트(Samuel Beckett) 『고도를 기다리며』  2 도입부 / 이상의 『오감도 시제 1호』) 제공한다.  공간에서 오래 작품을 감상하기 어려울 정도로수많은 확실성이 공존하는 불확실한 공간에서 느낀 기분이 쉬이 사라지지 않는다. 우리는 분명하고 정당한 소리를 내고 있지만, 시간과 공간의 차이에서 빚어진 복합적인 상황 속에서 마치 불온한 목소리를 전하는 것처럼 잘못 인식되어 소음으로 간주된 시위의  장면과 같았다. 끊임없이 오류로 인식될  있겠지만, 지속적인 분명한 목소리로 새로운 메시지를 불러일으킬지도 모른다.





김지수 <> 2016





생태: 순환되는  속에서의 불확실성


잡초란 아직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식물이다.” 랄프 왈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숨』 글머리처럼 우리 주변에는 아직  가치를 발견하지 못한 이름없는 불확실한 존재가 많을 것이다. 김지수의 영상 설치 작품은 식물의 세포 하나하나를 확대하여 보여준다. 영상에서는 끊임없이 움직이는 식물이감각하는 시간을 천천히 살펴볼  있다. 우리 주변을 살펴보면 모든 것들이 살아  쉬고 있다. 우리 삶이 주변 환경에 영향을 주고받듯이 주변의 모든 것들또한 상호작용하며 함께 공존하고 있다. 하지만 이를 인식하며 살아가기란 쉽지가 않다. 


확대된 작은 세포들의 움직임을 통해 우리 모두 서로에게 크고 작은영향을 주고받으며 불확실한 삶을 살아가고 있음을 인식한다. 전원길의 <녹색 초대>(2016) 식물이  자랄  있도록 인간이 만든 온실’(식물의 주요 생육환경을 인공적으로 조절할  있도록 만든 공간) 미술관으로 들여놓은 설치 작품이다.  온실에서는 식물이  자랄  있는 환경을 재현한 것이 아닌, 우리 주변의 후미진 곳에서 쉽게   있는 말도  되는 각종공산품들 사이에서 생명을 틔운 새싹의 모습을   있다. 누구도 예상할  없는 모습으로 생명력을 보여주고 있다(4개월간의 전시 기간 동안 지속될 변화가 궁금하다). 우리 주변에서도 말로 설명되지 않는 사건이 발생한다. 하지만  틈에서 예기치 못한 이야기와 희망이 피어나기도 한다. 다분히 추상적이지만식물의 시간과 모습을 통해 우리 주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불확실한 일들을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받아들일  있게 한다. 



공동체의 기억 : 연결과 공존 사이에서 야기되는 불확실성


마지막 3전시실을 들어서면 건물을 짓는 과정에서   있는 임시가설물 비계가 설치된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마치 삶의 과정을 건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빗대어 표현하듯  비계를 활용해 안성석의 사진 <역사적 현재>(2016) 연출했다. 과거의 역사적 현장을 나타내는 건축물과 현재를 중첩시켜 하나의이미지로 제작한 작품이다. 경주 첨성대의 과거 기록 사진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을 중첩시키기도 하고, 복원되기 이전 부수어진 수원 장안문의 모습과 현재의모습을, 남대문, 서울역  역사적 시간과 사건을 상기시키는 장면과 현재의 모습을  화면에 담아낸다. 시간의 연속성을 시대적 상징물과 현재의 모습으로나타내어  시간 차이에서 발생한 기록되고 지워진 수많은 기억을 끄집어낸다. 서울역, 남대문, 수원 장안문이 건립된 시대, 각각의 주변에서는 지금과 같은불확실함이 가득한 시간이 흘러 오늘의 모습이 오지 않았을까 생각해본다. 


싱가포르 출신  송밍(Song-Ming Ang) <우리 학교를 기억해라> (2016) 올해 개교 120주년을 끝으로 폐교될 미술관 뒤편에 위치한 신풍초등학교 교가를 부른 모습이 담긴 영상 작품이다. 짧지 않은 6 동안이나 불렀을 교가를 기억하는 졸업생이 몇이나 될까? 오랫동안 부르지 않아 잊어버렸던 교가를 기억해내면서 자신의 초등학교 시절을 회상하며 지금껏 삶을 되돌아보게 한다. 여러분은 앞을 내다보고 점을 연결할 수는 없습니다. 나중에 회고하면서 연결할  있을 뿐이죠. 그렇기 때문에 여러분은 각각의 점이 미래에 어떻게든 연결될 거라고 믿어야 합니다.” 이는 스티브 잡스(Steve Jobs) 스탠퍼드 대학(Stanford University) 졸업식  건넨 축사다. 잡스의 스탠퍼드 이야기처럼 과거의 어느  점이 언젠가 미래의  다른  점과 반드시 연결될 것이라는 믿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 상기된다.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무수히 많은 상황을 겪어나가면서 지금,  순간이  것이다. 지금으로부터 앞으로의 시간 동안에도 불확실한 예측할  없는 수많은 일들이 생겨날 것이다. 우리의 지속될 시간을우리 주변과 더불어  쌓아 나아간다면 이것이 연결되어 미래의  다른 불확실성, 연결과 공존 만들어내지 않을까.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의 이번 전시에는  많은 수식어가 붙었다. ‘수원화성 축성 220주년 기념’, ‘2016 수원화성 방문의 ’,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1주년 기념 이어 21 경기도 건축문화상’(건축사협회 경기도지회 주최)에서 사용승인 부문 대상의 타이틀까지 더해졌다. 문화예술 도시(지역문화지수상위지역/문화체육관광부 지역문화실태 조사 참고),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 행궁  현대미술관을 바라보는 주변의 시선에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기획단계에서부터 주제 선정에 있어 고민이 상당했을 것이라고 예상된다. 이러한  부담감에 어떠한 질문에도 피해갈  있는 거대한 주제로전시가 만들어지지 않았을까. <불확실성, 연결과-공존> 전시 제목이 쉬이 나왔을 것이라고 생각되지 않는다. 동시대 미술은 하나의 완결된 오브제 제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 대신 의미로 이끄는 과정을 전시하고 탐색하는 것이다. 이런 지점에서 전시에 초대된 작가들은 관람객들이 작품에 접근하는 특이한 경로를 생산하는 기호 항해사로서의 면모를 보여줄 것이다. 개인적으로 굉장히 추상적인 인상을 받았다. 이후 전시에서는   깊숙한 구석까지 파고든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만들어낼 기획 전시를 기대해본다.

                                              


* 안성석 <역사적 현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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