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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24, Jan 2017

이응노와 유럽의 서체추상

2016.10.4 – 2016.12.18 이응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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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옥렬 현대미술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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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체추상의 격과



<이응노와 유럽의 서체추상>전은 2016 10 4일부터 12 18일까지 전시와 학술제로 진행되었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하고 있는 것은 유럽의 서체추상과 이응노의 작품과의 연관성에 관한 것이다. 파리의 앙리 미쇼 재단(Henri Michaux Foundation) 테사 헤롤드 갤러리(Galerie Thessa Herold), 조르주 노엘 에스테이트(Georges Noël Estate) 지원을 받아서 앙리 미쇼(Henri Michaux), 조르주 노엘(Georges Noél) 대표작 25점이 이응노미술관에서 전시가 되었다. 이번 전시는 동양의 서체와 서양의 추상화의 연관성을 탐색하는 전시라고 한다. 그리고 해외 연구자를 초청해서 서체추상과 동서양의 연관성에 대한 국제 학술제도 열었다. 


나는 리뷰를 쓴다는 생각 없이 평소서체추상 관심을 가졌던 터라 전시를 보고 또한 프랑스와 일본의 연구자를 초청해서 진행한 <아시아와 유럽의 서체추상>이라는 주제의 발표와 토론의 시간도 경청하게 되었다. 발표를 듣고 토론이 진행되는 것을 보면서 가지의 질문도 했지만, 나의 이해 부족으로 갈증이 온전히 해소되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이번 이응노미술관의 전시와 학술제는 문자와 이미지의 관계를 새롭게 생각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뿐만이 아니라 개인적으로는 유럽의서체추상 통해 이응노만의 미적이거나 정신적인 가치 그리고 독창적인 예술이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을 갖게 하는 소중한 기회였다.


 <이응노와 유럽의 서체추상> 전시 리뷰는 특별히 주목하게 되었던 작품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1전시실은 기호나 문자에 담긴 조형적 요소를 회화적 관점에서 재해석한 프랑스의 조르주 노엘의 역동적인 추상작품이 전시되어 있다. 예컨대낙서 드로잉 <식물성 양피지 507> 1960년에 제작된 작품으로 돌가루와 안료 접착제가 올려진 캔버스 위를 자유로운 몸짓으로 선명한 필력으로 강조하고 있다. 작품에 대한 평은 몸의 역동적인 움직임이 무의식과 의식 사이에 내재된 충동을 끌어내 휘갈기듯 써내려가는드로잉 필법으로 설명한다. 그리고 고대 문자와 기호에 대한 관심이 담긴 1964 작으로 사라진 문명과 문자에 대한 향수를 작가적 시각에서 추상이미지로 재현한 흥미로운 작품 <로제타 스톤> 주목해 만한 작품이었다. 2전시실에는 시와 드로잉을 통해 인간의 내면과 감정을 탐구한 앙리 미쇼의 먹과 환각 드로잉이 소개되고 있다




앙리 미쇼(Henri Michaux)  <무제> 1961 27×37.5cm




이번 전시에서 행위의 움직임이 강조된움직임연작은 미쇼의 작품을 이해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그의 작품이기호보다몸짓이라는 점에서 접근한 부분이 특히 관심을 끌었는데, 미쇼의움직임 추상적인 움직임, 내면적인 움직임을 재현하는 기호들이지, 움직임으로 개체를 서투르게 나타내는 재현이 아니라는 점이다. “미쇼는 어떤 정체성이 아니라 아직 공리화되지 않았거나 공식으로 나타내지 않은 삶의 형태, 생성으로서의 x(내면의 몸짓, 사지는 없지만, 사지에 대한 열망이 있는 몸짓) 지시할 있는 기호를 추구한다. 따라서 미쇼가 고안하고자 하는 기호는 아직 언어를 지니지 않은 삶의 형태를가시적으로 만드는기능을 지닌다. 이런 점에서문맹을 위해 ’... 상황과 장소 그리고 언어를 빼앗긴 사람들을 위한 언어라는 , 의미는 사고의 과잉, 복합문자의 과잉, 의미를 지닌 기호의 과잉, 모든 것으로부터 형상을 자유롭게 만드는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흥미로운 해석과 작품이다


그리고 이번 전시에서 있었던무제연작은 먹의 흔적을 통한 시각적 율동, 의미보다 몸짓이 주는 순수한 이미지에 대한 미쇼의 시각이 담긴 작품이라는 점에서 서체추상의 의미를 이해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되었다.  3, 4전시실에는 1960년대의 파리시절 이응노의 화풍을 있는 콜라주와 문자추상이 전시되어 있다. 서양의 추상미술에 접근하는 이응노의 미의식이 담긴 작품 중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1961년에 제작한 <구성> 1964년에 제작된 <구성> 이었다. 작품은 그간에 보아 왔던 한지에 수묵으로 그린 것과 달리 거친 표면 효과로 질감을 강하게 부각시킨 작품이다천위에 한지 콜라주나 캔버스에 유화와 모래 등의 재료로 마티에르효과를 작품은 파리 초기에 콜라주와 문자가 혼합된 작품이다. 작품에 대한 관심은 학술제의 발표문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이해에 접근할 있었다. 1960년대 파리의 전시에서 이응노의 콜라주는 “1960년대 들어와 본격적으로 파리화단에 선보인 콜라주라는 추상은 훗날문자추상 수립하기 가장 실험적이고 전위적인 작품이라고 있다


그의 콜라주 작품은 서예를 기초로  결구(結構) 혹은 전각(篆刻) 장법(章法) 적절히 구사하고 있어 서체추상 요체라고 생각된다.” 또한 이응노의 콜라주 작품들은 대체로 한지와 같은 종이를 구겨서 찢고 뭉쳐서 채색하여 선조미를 나타낸 것이다이러한 독특한 기법은 앵포르멜의 마티에르와 같은 재질의 물성 요소를 종이로 실험한 것이라고   있다. 상당히 선구적인 종이 조형의 새로운 경지를 보여준 것으로 이는 동서양의 융합과 아울러 직면한 현실과 과거의 정신을 한곳에 모으는 것이기도했다 평을 통해 파리에서의  전시 작품에 대한 실험적인 시도가 갖는 의미를 이해할  있었다.이처럼 동양적 전통과 현실을 결합해 예술로 승화시킨  혹은 동양화법을 현대적으로 활용해 서구 추상미술의 미학적 접근을 시도한”(프랑스의 화상  파게티)것이라는 평가에서처럼, 이응노의 1961  <구성> 천위에 종이를 찢어 붙여 전면을 마티에르 효과를 시도한 작품이다. 이러한 시도가 당시 물성과 정신성이라는 시각에서 동서양의 미의식을 결합한 실험적인 시도라는 점에 주목하게 되었다.




이응노 <구성> 1961 116×89cm  위에 한지콜라주




이후 동일한 제목인 1977년의 <구성> 한자의 도해를 통한 서체추상으로 서예의 미적 정신적 요소가 필선의 강약조절이 강조되거나 혹은 붓의 선적 리듬을 강조하고 있는 작품에 몰입한다. 그러한 선적 운율이 담긴 필선은 마치 붓의 연금술이라고 만큼 유려한 1982년의 <군상>에서 절정을 이룬다. 이응노의 <군상> 마치 수많은 인고의 세월을 품고 용해시켜 하나인 여럿, 여럿이 하나로 승화된 생명력이 담겨있는 듯하다. 서체, 글의 몸은 정신과 신체가 결합된 문화의 정수이다. 점에서 <군상> 서체의 몸과 인간의 몸이 결합한 생명의 꽃에 비유할 있을 것이다.  


서체추상 문자와 이미지의 관계가 갖는 의미, 글자()쓰는 보는 ()’, 사이에서 발생하는 감각의 차이, 혹은 체화된 것과 체화해 가는 과정에서 그만의 정서적인 격과 향이 담겨진다. 그렇기에 서체추상은 작가의 미의식이 투영된 몸짓이고, 손으로 그리는 정신일 것이다. 예로부터 서체의 조형적 변용은 정신문화의 배경 속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변화되어 왔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도 문자 디자인으로 다양한 변모를 하고 있다. 이렇듯 서체는 새롭게 진화하면서 글자의 모양이 예술의 중요한 모티프로 재탄생 되기도 한다


현대로 오면서 점점 서체의 미적인 변화는 글자의 형태에서 회화나 디자인으로 조형적인 변용을 통해 언어적인 의미를 벗고 비언어적 그림 혹은 추상이 되어 언어 너머의 세계를 열어 간다. 이처럼 서체추상은 동일한 언어나 의미를 가진 문자의 꼴이 개인의 격과 향에 따라 달라지는 것이 작품이다. 마치 그것은 쓰는 사람의 취향이나 태도에 따라서체 달라지듯, 서체추상은 읽는 너머에 있는 것을 보이는 것에 투영해 미적인 가치로 승화시킬 , 그만의 독자적인 가치를 획득한다따라서 이러한 서체의 격과 향의 차이는 예술의 독자적인 요소를 끌어내는 중요한 요소이다. 대전이응노미술관이 변화하는 시대적인 흐름 속에서 서체추상의 가치를 새롭게 발굴하는 기획을 시도해 본다면 어떨까? 이를테면 젊은 작가들의 미의식이 담긴 서체추상, 속에서 다양한 색과 그리고 질감을 조율하는 미의식이 담긴 서체추상은 어떤 모습일까? 서체추상 혹은 서체조형의 현대적 해석이 펼쳐진 21세기 대전이응노미술관의미래의 서체추상전을 상상하면서 전시장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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