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책의 주인공과 조우하는 전시. 동화책 속 그림이 움직이는 애니매이션이 되고, 공간을 채우는 작품이 된다. 전시는 총 세 파트로 구성되는데 온라인과 현장에서 동시에 펼쳐지는 ‘Pictures on Online’, 책 속의 캐릭터를 움직이는 애니메이션으로 꾸며 놓은 ‘Pictures on Animation’, 그림이 공간 속 작품으로 튀어 나온 ‘Pictures in Space’다. 전시는 어린이를 위해 꾸며졌지만 동화의 세계를 갈망하는 어른들에게도 큰 감동을 선사해 준다. 우리나라에 『눈사람 아저씨』로 소개 된 레이먼드 브리그스(Raymond Briggs)의 『The Snowman』(1978)의 애니메이션 버전과 원화가 함께 전시돼 동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당신을 자극할 것이다. 또한 미셀 르미유(Michele Lemieux)의 『천둥치는 밤』은 모든 세대에게 위안과 즐거움을 줄 성인 동화이기도 하다. 

라소(김소라) <늑대의 요리책> 

2016 종이에 아크릴릭 26×18cm

또한 2009년 ‘깐느 영화제(Cannes Film Festival)’에서 상영되기도 한 정유미의 <먼지아이>를 만나볼 수 있으며, ‘히로시마 애니메이션 페스티벌(International Animation Festival Hiroshima)’의 수상에 빛나는 정다희 <빈 방>은 ‘방’을 통해 간직한 삶의 흔적을 보여준다. 한편, 전시는 드로잉, 조각, 회화 등 현대미술에서 ‘그림과 책’은 어떻게 표현되는지를 주목하는데, 대만작가 첸롱빈(Chen Liong-bin)은 전화번호부로 불상를 형상화 한 작업을 선보였으며, 역원근법을 사용한 오병재의 작품 <문양화된 지적이미지>(2015)은 책을 소재로 사용하는 그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이는 실재의 재현이라기보다 독특한 시점을 이용해 관람자를 성찰하게 한다. 그밖에도 정수진, 이주연, 하태범 작가 등이 참여해 전시를 빛낸다. 전시는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연계행사와 함께 ‘모모’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로봇 도슨트’가 함께 하며 전시를 설명해 준다고 하니 모모와 함께 동화의 세계로 가보는 것은 어떨까. 전시는 3월 12일까지. 

· 문의 현대어린이책미술관 031-5170-37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