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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26, Mar 2017

노상호: Magic Wand

2017.1.20 – 2017.3.8 송은 아트큐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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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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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스토리, 그의 세계



그런데 말이야, 항상 느끼는 건데 사람 전시는 그냥 널어놓은 같지 않아?” 전시를 보는 중에 누군가가 함께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순간부터 전시장을 나갈 때까지 널어놓다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지배했다. 고급스러운 표현으로 전시를 설명할 있을까 애썼지만 왠지 표현보다 명확한 있을까 싶다. 공간에 맞춰 유연하게 배치된 작품들은 그대로 보는 이에게널어놓은것처럼 인식된다. 벽에 걸린 캔버스들, 천장에 매달린 배너들, 순서 없이 걸린 수많은 먹지 드로잉까지 두서없이, 이유 없이 그냥 놓인 듯하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았던 <Magic Wand> 작품 이름 또한 ‘Magic Wand’, 작업에 사용된 포토샵의 마술봉 툴을 작가는 그냥 작품의 이름으로 사용했다.

 

‘Magic Wand’ 시리즈는 그대로 어떠한 형태 없이 캔버스 위에 과슈를 뿌려놓은 모양새다. 그러므로 그림이 ‘Magic Wand’ 명명된 순간에 다른 의미는 모두 지워지고 이름으로만 남게 된다. 사람들은 형체를 알아볼 없는 그림들을 보면서 있는 그대로 작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마법에 빠지고 마는 것이다. 자신을 먹지와 같은 역할을 하는 얇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대중들에 의해 소비되고 그들에 의해 재생산되고 다시 재배치되는 많은 개입을 허락하면서 자신의 작품을 통해 어디에나 있지만, 어느 곳에도 없는 매우 설명하기 어려운 존재가 된다. 매일같이 달라지고 재탄생하는 이미지는 점점 처음에 그것이 무엇이었는지, ‘본래 갖고 있던 의미 잃어간다


매일 덧입혀지는 사람의 눈길과 손길, 어쩌면 번의 무심한 터치로 인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것은 이미 처음의 것과는 완전히 다르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들은 각각 자신의 의미를 새로 갖고 있을 것이다. ‘Magic Wand’들은 관람객에 노출된 순간 동안 계속해서 변형을 겪는다. 전시를 보면서 사진을 찍어 자신의 소셜 네트워크 계정에 방명록처럼 남기는 것부터 시작해 메신저를 이용해 친구에게 전송하면서, 그리고 사진을 자신의 프로필 사진으로 등록하면서 크롭하고 확대하는 관람자의 행위들로 인해 <Magic Wand> 작품들은 재생산과 재배치의 패턴 속에 던져지는 것이다. 그렇게 처음에 작가가 수집해 사용한 이미지가 원래 무엇이었는지 마지막 ‘Magic Wand’라고 명명한 작품들도 갖고 있지 않고 작가조차도 없이 돼버린다.

 

이번 전시에는 ‘Magic Wand’ 시리즈 외에도 ‘The Great Chapbook’ 먹지 드로잉들을 만나볼 있다. <Magic Wand> 안에서 ‘Magic Wand’ ‘The Great Chapbook’ 대한 느낌은 다르다. ‘Magic Wand’에서는 그의 예술 세계를, ‘The Great Chapbook’에서는 인간 노상호의 세계를 같다. 행어에 걸려 있는 A4용지 사이즈의 드로잉을 보는 내내 행복하지만 지나가 버려 아쉬운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간다. 화면을 가득 채운 에메랄드그린, 핑크, 블루와 같이 분명히 이름만 들어도화사하겠네 생각을 하게 만드는 색들인데 실제로 ‘The Great Chapbook’ 속의 색들은 먹지에 번지고 검은색과 섞여 어둡다. 어쩌면 그가 보는 세상은 행복하면서 동시에 슬픈 것이라서 이렇게 표현한 것인지 모른다. ‘Magic Wand’ 통해이미지가 본래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을 보고 있는가 질문을 던지고 ‘The Great Chapbook’ 통해 우리가 보는 세상의 본질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작품으로 보이는 것은 파편에 불과할 것이다. 작품을 접한 이들 모두가 작가에 대해 알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노상호 누구인지 정말로 아는 사람이 있을까?

 

 

*전시 전경

*모든 작품이미지의 저작권은 ()송은문화재단과 작가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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