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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30, Jul 2017

오용석_이천이십이년: 미래의기억 II

2017.6.7 – 2017.7.23 상업화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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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정화 전시기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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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장에 방문하시면 2022년이 됩니다

 


3층까지 이어진 좁은 계단을 올라, 들어선 전시장은 6월의 뜨거운 햇볕으로 거리와 대비되어 몹시 어둡고 서늘하였다. 가장 벽이 10 남짓한 기역자형 공간에 오용석의 신작 5점을 포함한 영상 7점을 전시하고 있었다. <이천이십이년>이라는 전시 제목은 2017 현재에서 멀지 않은 미래를 제시한다. 지금부터 5 후인 ‘2022년의 전시장 설정하고 전시할 작품들을 전시하였다는 것이 작가의 설명이다. 미래에 전시할 작품들을 현재에 전시한다는 설정에 부응하기 위하여 작가는 앞으로 전시할 계획이 있는 작품들을 위한 습작들과 과거부터 작업하였고 미래에도 계속 진행할 작업들을 전시하였다. 단순한 숫자로 이름 붙여진 <1>부터 <3>(모두 2017)까지 작품은 작가의 지인들의 사진들을 디지털 영상으로 옮겨 모니터로 상영하였다. 서있거나 앉아있는 인물의 전신사진을 영상으로 옮겨 특정 부분이 미묘하게 움직이는 일종의 라이브포토다. 작품들과 함께 전시된 여배우의 그림자 이미지를 촬영한 짧은 영상인 <4>(2017) 드로잉, 작업 노트도 미래에 작업할 가능성이 있는 작업이다.


전시장을 가로지르는 가벽의 앞뒤로 <끝없이>(2012-) <거의 모든 수평선>(2012-) 상영하고 있다. 작품은 모두 종결 시점을 정하지 않고 계속 업데이트하고 있는 프로젝트다. <끝없이> 영화의 마지막 컷을 모두 모았다. 대개 롱샷(long shot)으로 잡은 지평선과 수평선이 나오는 자연 배경과 웅장한 음악, 크레딧까지 오래된 영화의 엔딩 컷에서 연상할 있는 전형적인 요소가 이어진다. <거의 모든 수평선> 전시 전까지 제작된 4개의 파일에 올해 3개의 파일을 더했다. 각각 1 남짓한 7개의 영상은 모두 영화에서 수평선이 나오거나 그와 관련한 장면들이다


이들은 마치 모자이크처럼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다가 시작과 동일한 이미지로 끝난다. <수평선> 영문 제목인 ‘The Horizontal line Without Cut’ 작품의 의도를 거의 대부분 설명한다. 작가에게 영화는 배제와 선별의 매체이다. 카메라로 사각 틀에 맞는 화면을 설정하고, 편집을 통해 컷으로 기록된 시간들을 모아 작가의 의도가 정립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다. 작가는 매체의 속성을 비틀어 규정된 사각 너머 다른 틀을 무작위로 이어 붙여 시간과 공간을 무한정 확장하려고 하였다. 끊임없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화면은 영상의 전체 크기가 어느 정도인지 작품의 시작과 끝이 언제인지 없다.


전시장에 들어오시면 2022년이 됩니다.’ 전시를 소개한 페이스북 포스트의 문장이다. 미래를 현재형으로, 현재를 과거형으로 제시한다는 설정은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 소설들이 사용하는 타임슬립(Time Slip) 연상하게 한다. 하지만 전시는 시간 이동 앞에서 머뭇거린다. 작품들을 보자면 작가의 2022년은 다음으로 구성된다. 미래에 구현할 가능성이 있지만 현재 구현되지 않은 불분명한 계획들과 어떤 식으로 확장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진행할 것이 분명한 계획들이다. 전시는 현재 상상하고 있는 단서를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데에서 멈춘다. 관람객은 아직 5 후로 미끄러지지 않았다. 그래서일까? 작가는 여기에 더해서 전시장 한켠에 미래의 기억을 얹는다


2022년의 시점에서 보았을 2017, 같은 건물에서 열린 가상의 전시 <미래의 기억 II>(2017) 4K 고해상도 모니터를 통해 당시 설치된 작품들을 기록한 동영상 아카이브 형식으로 제시하였다. <드라마>, <클래식> 작가의 구작 9점을 각각 건물 옥상과 전시장 내부에 설치하고 1 30초가량 촬영한 영상들을 모았다. 미래의 기록물들은 전시장을 떠나 유튜브에 접속해도 시청할 있다. 시간대가 불분명한 인터넷 공간에 차곡차곡 업로드된 전시 장면들은 며칠 , , 영상들과 시간의 순서 없이 뒤섞여 있다. 과거로부터 오랜 기간 작가로서 성실하게 작업한 구작들이 5 같은 공간에서 전시되었다. 설치된 작품 너머로 불었던 당시의 바람과 깜박였던 거리의 불빛이 증명한다. 아마도, 아마도!


미래에 기억될 기록들이 현재의 계획 보다는 걸음 미래로 이동하게 하는 효과적이었다. 결론적으로 전시장에 들어가도 2022년은 아니다. 드니 빌뇌브(Denis Villeneuve) 영화 <컨택트>(2016) 미래에 대한 기억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한다. 영화에서 미래의 원인은 현재의 결과로 작용한다. 이것은 외계인의 언어를 습득한 변화된 세계관에 의한 결과이다. 타임슬립을 이용한 많은 이야기들이 미래의 결과를 확인하거나 현재의 문제를 인식하고 이전의 시간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아내어 해결하려던 방식과 다르다. 영화에서 미래는 현재와 과거를 바꾸지 않는다. 이미 알고 있는 여정에 순응할 뿐이다. 결정된 여정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갑작스런 딸의 죽음도 풀밭에서 딸과 함께한 젖은 풀의 감촉도 모두 거스를 없는 여정이기는 마찬가지다. 순간 보고 만지고 느끼고 경험한 기억이 남는다. 세밀한 진동, 불확실, 반복, 병치 등이 기억의 부분을 환기한다. 시간 이동보다 이런 것을 훨씬 잘하는 작가를 이미 알고 있다.



* 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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