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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32, Sep 2017

스위스로 간 이응노: 라 쇼드퐁 미술관 켈렉션

2017.7.4 – 2017.10.15 이응노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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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찬연 dtc갤러리 수석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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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암, 30년만의 반가운 만남

 


<스위스로 이응노: 쇼드퐁 미술관 컬렉션> 전시는 쇼드퐁 미술관(Musée des beaux-arts de La Chaux-de-Fonds) 소장하고 있는 1960-80년대 이응노 화백의 작품 7점과 전후 유럽추상의 흐름을 주도한 조르주 마티유(Georges Mathieu), 주세페 카포그로시(Giuseppe Capogrossi) 동시대 유럽 예술가들의 작품 17점이 함께 전시되었다. 이번 전시작품들은 동양의 고암이 서양화단의 앵포르멜 형식을 비롯한 다수의 예술형식을 어떻게 수용하고 변화시켜 자신만의 조형언어를 탄생시켰는지 단초와 실험 과정들을 확인할 있는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작품들이다. 아울러 1960-80년대 유럽 추상회화의 다양한 경향과 독특한 조형언어들을 통사적(syntactic)으로 확인할 있으며, 같은 시기의 한국화단의 앵포르멜 경향과도 비교·감상해 있는 좋은 기회다.

 

이번 전시에 초청된 작품 7점은 국내에 첫선을 보이는 쇼드퐁 미술관의 소장품으로 선생의 파격적 실험성과 향후 예술형식의 변화가 감지되는 작품들이다. 동양회화의 관념성 사의성 중시와 문방사우의 물질적 한계를 벗어나 , 종이(신문, 잡지), 유채, 분채, 나무 등을 자유자재로 활용하면서 실험형식의 창발성과 독특한 물질성이 전면에 등장한 작품들이다. 특히, 1962 작품 <무제> 성기게 얽힌 천에 여러 한지를 붙이고, 채색을 올리고, 찢어낸 한지를 붓질처럼 집적하는 독특한 서체 추상과 콜라주 형식을 결합한 작품으로 훗날 태피스트리와 콜라주 다양한 형식을 예견하고 있다. 그리고 거친 원목을 별다른 가공 없이 사용한 1967 작품 <무제>(나무 부조) 조각도를 흡사 붓처럼 운용하면서 아주 강렬하고 깊이 있게 형상을 새기면서도 나무의 생명력과 숨결을 훼손시키지 않는다. 그의 예술적 실험성과 추상성이 돋보이는 놀랍고 경이로운 작품이다. 아울러 대가의 완숙한 문자추상 <수산복해>(1978) 선생이 주역 64괘의 철학적 의미를 천지 만물과 인간 형상을 빌어 상형문자화한 <주역 64 차서도>(1974) 깊은 맛과 멋을 듬뿍 담고 있었고, 초창기군상시리즈(1982) 묵필에서는 새로운 형식을 창출하려는 원로작가의 고민을 느낄 있었다.





주세페 카포그로시 (Giuseppe Capogrossi)  <표면 383>

 1960 캔버스에 유채 85×75×4cm  쇼드퐁 미술관 소장 

 Giuseppe Capogrossi / by SIAE - SACK, Seoul, 

2017 Photography Pierre Bohrer, Le Locle

 



고암 이응노는 프랑스 파리에 정착한 1960년부터 80년대 후반까지 파리를 기반으로 창작 활동, 전시, 파리동양미술학교 설립·교육 동양의 예술정신을 유럽에 전파하는데 많은 공헌을 했다(새삼스레 20 유럽 제자들이 선생의 모국에서 개최한 10주기 회고전에 출품했던 작품들이 눈에 선하다). 그리고 고암의 예술세계를 존경했던 많은 미술관장과 평론가, 작가들이 있었지만, 특히 도불 초기 선생의 문자추상과 콜라주 작품을 통해 앵포르멜 미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다수의 전시를 기획하며 고암을 스위스의 여러 지역에 소개했던 쇼드퐁 미술관장 세이라즈(Paul Seylaz)와의 우정은 매우 돈독했다


이를 증명하듯 고암이 미술관에 기증한 <수산복해(壽山福海)> 같은 장구한 , 바다 같은 복이란 의미를 음미해보면 선생이 이념의 이데올로기에 휘말려 고난과 역경의 시기를 보낼 변치 않는 희망의 손길을 보낸 인연으로 깊은 신뢰가 쌓였음을 확인할 있었다. 고암의 예술정신을 품고 있는 쇼드퐁 미술관이 1864 창설되어 150년이 흐른 오늘에도 시민들을 위한 문화예술교육, 컬렉션을 통한 문화유산확보, 동시대 예술의 교류 지역성과 국제성을 동시에 수용하는 정책을 유지하며 활동해 왔다는 점은 우리나라 공공미술관의 아카이브 운영에 있어 깊은 반성과 함께 본받아야 덕목이다. 그리고 우리 예술가의 작품들과 자료들을 50 넘도록 알뜰살뜰 보살펴 주었다는 것은 참으로 미안하고 고마운 일이며, 이응노미술관이 고암의 예술세계를 지속적으로 연구·아카이빙하고 국내외 전시를 개최하며 전문성과 공공성을 확립하고 있다는 점도 우리 미술계에 귀감이 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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