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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32, Sep 2017

이제훈_무위, 새벽을 깨우다

2017.7.18 – 2017.8.3 갤러리써포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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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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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돌아가야 , 자연


 

자연은 누구에게도 귀속되지 않지만, 동시에 누구의 것도 있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환경과 자연은 예술가에게 가장 기본적인 작업 주제가 되기도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풍경화, 정물화 보이는 대로 구현해내는 회화에는 예전만큼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사실주의를 거쳐 인상주의, 입체주의 등을 건너오고, 사진이라는 기술이 출현한 이후, 사실 그대로 화면에 옮겨오는 풍경이 이전만큼 매력 있지 않은 것이다. 그보다는 색다르고 혁신적인 작품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작가가 자연의 중요성과 의미를 나름의 방법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선보이고, 작품들은 그동안 새로운 것들에 없이 노출된 우리에게 조용한 휴식처를 제공한다이제훈의 작품은 그중 단연 돋보인다


작가는 누구도 손대지 않은 있는 그대로의 자연, 무위자연 화폭에 담아낸다. 본인의 시선에 비친 숲길, 해안가와 파도를 담담하게 옮겨온 그는 단순히 눈앞의 장면만을 그려내지 않는다. 안의 공기, 분위기, 소리까지 전부 담겨 작품을 보는 순간 마치 장소에 있는 같은 기분을 선사한다. 그대로 풍경(風景) 고스란히 재현해 내는 것이다. 이는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고 개입이 이뤄지지 않은 무위자연에서만 느낄 있는 편안함을 선사한다특히 작품을 멀리 떨어져 살펴볼 진가를 확인할 있다. 작가는 붓의 텍스처를 살려 나무와 풀잎, 혹은 파도의 섬세함을 마치 살아 움직이는 듯이 표현해냈다. 이런 섬세한 자국은 특히 <무위자연 3>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데, 그가 솔잎 하나하나 정성 들여 그려냈음을 엿볼 있는 작품이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희뿌옇게 처리된 것처럼 보이는 그림은 때에 따라 다른 공기의 흐름과 빛의 양을 담고 있다. 이것은 우리의 기억 풍경의 장면을 건드린다. 작품을 마주하면 마치 진짜 시간, 그곳에서 새소리를 듣고 나무와 , 바다 냄새를 맡고 있는 듯한 기분을 느낄 있기 때문이다.





<무위-새벽을 깨우다

2015 캔버스에 유채 120×240cm





회화에 기억 실제 장면을 투영해, 보고 있는 것이 회화가 아닌 실제 장면인 것처럼 느껴지게 했다. 이처럼 그는 도심 속에서 또는 실내에서 작품을 통해 자연을 관조할 있는 통로를 제시한다. 작가는 자연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인간의 본능과 동경을 화폭에 담았다. 많은 작가가결국 우리가 귀속된 곳은 자연이라는 마음으로 작업을 하듯이 그도 자연을 언제든지 돌아갈 있는고향 으로 생각한 것이다. 따라서 그곳에서만 느낄 있는 편안함과 안락함이 작품에 고스란히 배어 나온다. 집을 망가뜨리고 부술 없듯이 자연 또한 훼손해서는 된다는 그의 철학이무위자연연작 전반에 투영되어 있다. 특히 그가 즐겨 그리는 소나무는 예로부터 장수를 나타내는 십장생의 하나로, 절개, 의지, 꿋꿋함 등을 상징한다. 우리 조상은 소나무가 () 징조라 여겨온 것이다


여기에서 나아가 작가는 소나무의 푸름과 항상 그곳에 있는 모습이 자연 자체임을 피력한다. 우리는 현재 도시에서 바쁜 삶을 살고 있지만, 언제 어느 때라도 자연 그대로의 삶으로 돌아올 있도록 한결같은 모습을 유지하는 본성을 작가는 발견한 것이다. 그는 이와 함께 하늘 높이 뻗은 것과 굽이치듯 꺾인 나무까지, 사람의 손이 닿지 않은 모습을 통해자연스러운 삶에 대한 고찰도 지속해서 이어오고 있다. 이처럼 이제훈의 작업에는 자연과 인간에 대한 애정이 고루 담겨있다. 우리의 기억 어딘가에 존재하는 실제 풍경을 소환해 유토피아적 모습의 자연과 그곳에 닿고자 하는 사람의 마음을 고요한 새벽녘 소나무 숲에 그의 염원과 함께 담았다. 작품을 통해 우리는 지친 일상에 대한 위로와 마음의 평안함을 동시에 향유할 있는 휴식처를 발견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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