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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34, Nov 2017

김지아나
Jiana kim

빛, 흙, 겹

PUBLIC ART NEW HERO
2017 퍼블릭아트 뉴히어로Ⅴ

김지아나의 흙은 빛을 담는다. 그리고 그의 작품은 진화한다. 그것은 단지 ‘연륜이 쌓인다’는 것과는 다른 개념이다. 작가는 기존의 틀에 새로움을 더하거나 혹은 자신이 다져온 틀을 완전히 부수는, 마치 트랜스포머와도 같은 세계를 구사한다. 그는 이성과 감성 등 내면의 경계, 탈 경계의 인식을 빛과 색을 통해 자유자재로 선보이는 예술가다. 흙에 대한 연구를 멈추지 않는 김지아나는 테크놀로지, 센서, LED 와의 결합을 통해 적극적이고 설명적이었던 예전 작업에서 벗어나 최근 자기(Porcelain) 조각들로 이루어진 평면 회화에 집중하고 있다. 순수 재료로 만들어진 자기 조각들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빛을 받아들이는데, 이는 보다 자연을 닮았다. 갖춰진 방식에 딴죽을 걸고 변화를 꾀해 새로운 작업을 생산하는 김지아나는 럭키하게, 최근 화단의 호감을 끌고 있다.
● 정일주 편집장 ● 사진 서지연

'Yellow inside yellow-1702' 2017 포슬린, 초산 비닐 수지, 스테인 1600×100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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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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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아나가 최근 선보인 작업은, 새로운 과정을 통해 전혀 색다른 ‘빛 다루기’를 표현한 것들이다. 작가는 투명할 정도로 얇은 자기 조각을 화면에 도입해 전작과는 뚜렷한 구별을 꾀했다. 그는 플랫하거나 굴곡진 유닛에 다양한 색 쓰기를 첨가하고 그것을 촘촘하게 붙여 완성된 화면을 아크릴 박스로 덧씌워 마감하기에 이른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주지할 것은 그가 만든 작품이 지닌 빛을 끌어들이는 능력이다김지아나의 작품은 빛을 어렴풋이 투과하는 자기 조각의 특성으로 인해 마치 입체적으로 형태가 변화하는 것 같은 일루전을 동반한다




<White inside impact-1702> 2017 포슬린초산 비닐 수지스테인 91×73cm





그리고 그러한 일종의 환영은 작품의 실체감을 강화시켜준다. 그가 만든 빛과 색, 그리고 형태가 조합해내는 평면에 대한 시지각적 현상은, 마치 3차원의 입체영상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인간과 삶이란 주제에 끊임없이 집중하는 작가는 자신의 작품으로 환희의 세계나 그 후광과 같은 밝은 느낌을 보여주고 싶었었다. 그러나 어느 순간부터 삶이 무겁고 어둡게 느껴지자 그는 작품까지 고뇌와 번민을 강조할 필요가 없으며, “그저 행복의 여운을 남기는 작업을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Solar Eclipse> 2010 포슬린, LED 프로그램, SUS 헤어라인, 조광기 90×90cm






그러자 주변의 색과 이야기들이 포착됐고 소소한 것에서 작품의 주제를 발견한 작가는 이번엔 그것을 담는 형식을 연구했다. 새로운 주제와 새로운 색()을 담으려면 그것이 담기는 그릇 또한 완전히 새것이어야 한다고 믿어 의심치 않았고, 그렇듯 변화를 갈구하는 작가에게 색은 충분한 매력을 선사했다. 그는 색채를 품은 흙이 빛에 의해 전혀 뜻하지 않은 톤으로 변하는 것에 완전히 매료됐고 그럼으로써 작업은 보다 버라이어티 해졌다“컬러가 곧 빛이 됐으면 좋겠다”고 여기는 김지아나는 포슬린 자체가 갖는 특성을 십분 활용했다. 흙에 섞인 색은 보다 차분해지면서 색의 대비 그리고 높은 채도 등을 이용해 강렬함을 지녔던 이전 작업과 완전히 구분됐다. 뿐만 아니라 자기 조각을 겹으로 배치하거나 중간에 어떤 특정한 형태로 툭툭 불거지도록 만듦으로써 빛의 변화를 감지토록 했다. 색이 위주인 자신의 작업 특성 등은 고스란히 함유하면서 감각은 원숙한 버전으로 업그레이드 한 것이다.




<Black inside black-1703> 2017  포슬린초산 비닐 수지스테인 91×73cm 

 





빛을 머금은 색채에 대한 감각적 인식은 전통적 미의식에 대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사물을 관상하는, 이를 통해 사물의 보다 풍부한 결을 즐긴 한국적 미의식을 김지아나의 작품이 고스란히 반영하는 것이다. 하여 그의 작업은 ‘단색화’로 적잖이 분류되고 있다. 자연과 인간의 만남에 주목했던 미국에서의 10, 한국에 돌아와 빛과 테크놀로지와의 만남을 통해 관람객과의 소통을 이끌어 내고자 했던 시기, 디자인계 거장 알렉산드로 멘디니(Alessandro Mendini)와의 협업전시를 통해 장르간의 경계를 허물었던 만남, 또 가장 근과거인 역사적 가치가 있는 유물들을 현재의 제작방법으로 다시 생산했던 작업을 거쳐 그는 ‘색과 빛의 만남’이라 칭하는 평면 회화에 이르렀다. 




<Blue inside blue-1701> 2017 포슬린초산 비닐 수지스테인 91×73cm 




<Yellow inside yellow-1702> 2017 포슬린초산 비닐 수지스테인 1600×1000cm 




오늘도 그는 빛이 고스란히 보이도록, 자신의 특기인 색 쓰기는 과감히 배제한 채, 최대한 정제돼 보이는 것에 집중한다. 빛을 제대로 담기 위해 그는 한 가지 색을 여러 번 실험하고 덧바르거나 또는 글로시한 표현을 빼거나 더하고 있다. 자신의 경로를 발견한 스스로에게 높은 점수를 매기는 작가는 최근 작업의 매력에 푹 빠져 있다. 김지아나는 아직 단색화를 닮은 이 시리즈로 할 작업이 많단다. 다양하게 변주할 수 있는 내용들을 평면작업뿐 아니라 설치나 판화로도 계속 변형하고 발전시켜볼 계획이다. 물론 ‘미니멀’을 중심으로 둔 채 말이다. 미술계에 어쩌면 아직 낯선 그는 스스로 숙제를 정했다. 바로 ‘남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것을 창조한다’는, 말하자면 ‘사명’에 근거하는 작업 말이다. 

 

 


김지아나




작가 김지아나는 1972년 생으로 미국 파슨스 스쿨 오브 디자인을 졸업하고 몬트클레어 주립대학교 대학원을 거쳐 2008년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몬트클레어 주립대학교 갤러리, 뉴저지 FGS 갤러리, 화이트갤러리, 인사아트센터, 인더박스 갤러리, 소마미술관 등 국내외에서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을 개최하고 2010 광주세계光엑스포, 세계등축제 등 다양한 아트페어와 미술전에 참여하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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