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득한 꿈같다. 헤르난 바스(Hernan Bas)의 작업을 마주하면 누구나 한 번쯤 다른 세상에 와있는 듯한 기분을 느낀다. 작가는 영국의 소설가 오스카 와일드(Oscar Wilde)에게 깊은 영감을 받았다. 오스카 와일드는 19세기 유럽의 탐미주의(Aestheticism)과 데카당스(Décadence)의 성격을 짙게 띠고 있는데, 헤르난 바스는 문학적 호기심과 허무주의적 낭만주의에 상상적 색채를 더해 본인만의 작품세계를 구축했다. 그의 작품에 자주 등장하는 여린 체구의 소년, 유약해 보이는 이 소년들은 성적 긴장감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이들을 통해 인간의 불안하고 약한 내면세계를 표현하는 것이란다. 또 그는 매튜 바니(Matthew Barney), 요셉 보이스(Joseph Beuys), 빌렘 드 쿠닝(Willem de Kooning), 앙리 마티스(Heri Matisse) 등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거장들의 작업에서도 영향 받았음을 밝힌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마티스의 <Bathers by a River>에서 영감을 얻은 작업을 소개한다.
헤르난 바스(Hernan Bas) <Two Bathers By A River>
2017 린넨에 아크릴릭 213.4×182.9cm
Courtesy of the artist, Lehmann Maupin,
New York and Hong Kong, and PKM Gallery, Seoul
헤르난 바스와 함께 전시를 꾸리는 정영도는 동서양 문화권에서 직접 경험한 것을 작업의 기조로 내면세계와 외부세계의 충돌을 캔버스에 발현하는 작가다. 개개인이 경험할 수 있는 상실감과 고통, 회의 등에 주목하며, 문화와 제도를 넘어 서로 내밀한 소통을 희망하는 것이 특징이다. 그는 내면과 외면의 마찰을 프로이트적으로 해석하며 여러 색깔로 풀어낸다. 캔버스 안에 가득 들어찬 그의 이미지들은 직관적인 삶과 인간의 욕망을 은유적이며 서사적으로 드러낸다. 언어와 문화 등 많은 면에서 서로 다른 두 작가가 표현한 인간 내면을 들여다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