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적 16-45>
보통 흔적이란 물리적인 현상을 나타내지만, 수묵에서의 흔적은 ‘물’의 흔적으로, 먹을 이용해 물이 번지고 스미는 형태를 기록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자기 절제와 함축적인 표현을 통해 ‘물’의 흔적을 남기는 고단한 수행의 과정을 드러낸다. 또한, 자신의 호흡을 반복적으로 움직이는 붓에 반영해 그 자유로움을 배가시켰다. 동덕여자대학교 김상철 교수는 “현대문명이 절정을 구가하고 있는 현실에서 새삼 수묵이라는 대단히 고전적이고 전통적인 표현 방식이 생존할 수 있음은, 당연히 이 시대가 수묵의 가치가 있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며 이번 전시의 수묵화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