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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39, Apr 2018

이미지 속의 이미지

2018.3.7 – 2018.4.3 아트스페이스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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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미 고양문화재단 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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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언할 수 없는 것의 이미지  



회화는 인간의 예술 활동 중에서 가장 오래된 친숙한 매체다. 평면 위에 선과 색으로 표현된 회화의 역사 속에서 추상 회화가 나타나게 된 것은 칸딘스키(Wassily Kandinsky) <무제> 1910년대이다. 수천, 수만 년 회화의 역사에서 추상회화는 사실 고작 100여 년 밖에 되지 않았다. 수만 년 동안 인간은 구상회화만을 봐왔고 최근에서야 추상회화를 감상하였기에 우리는 아직 추상회화를 구상회화만큼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 체득되지 않은듯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추상회화를 마주하였을 때 어색함을 느끼고 작품을 관람자의 언어로 생각하고 느끼는 것에 어려움을 겪는다. 이는 시각 언어를 텍스트 언어로 치환하는 것에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이다. 우리는 때때로 우리 자신이 느낀 감정조차 언어화하지 못하는 때가 있다. 이럴 때 우리는 지금 이 기분을 형언할 수 없다고 한다. 텍스트로 옮길 수 없는 그 느낌은 어렴풋이 이미지로 남게 되며, 이러한 감정을 회화로 표현할 때 추상이 된다. <이미지 속의 이미지>전에서 선보인 3명의 작가는 서로 다른 스타일의 추상으로 관람객에게 다가간다. 

 

먼저 안상훈은 평면 위에서 일어나는 행위 과정 그 자체에 집중한다. 작가는 행위 과정(process), 무형의 이미지에 대한 시지각적 기억과 경험이 개입된 작가의 결정(choice) 자체에 주목한다고 말한다. 그가 즉흥적으로 캔버스 위에 남긴 흔적을 따라가다 보면, 붓질의 속도, 순서, 색의 변화 과정을 자연스럽게 머릿속으로 그리게 된다. 즉흥적인 움직임으로 가득한 평면은 각각의 스트로크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면서 기억 너머에 있는 어렴풋이 떠오르는 내면의 감정으로 드러난다. 조현선 작업의 시작은 거리의 풍경이다. 거리를 거닐며 작가의 인상에 남는 것들, 예를 들어 공사장 주변의 그라피티, 건축 폐자재, 건물 부분의 모습 등 풍경의 부분 부분을 선과 색으로 구성한다. 작가는 수집한 조각들을 바탕으로 시간과 장소, 경험, 그리고 기억을 재배치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말한다. 풍경의 조각들은 작가 의식의 흐름에 따라 쌓이게 되는데, 이는 마치 콜라주와 같다. 종이를 잘라 붙인 듯 켜켜이 레이어가 쌓인다. 조현선의 작품은 다채로운 색감의 직선과 곡선이 한 화면에서 만나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 풍경의 강렬한 인상을 볼 수 있다.  





조현선 <위장된 옐로우> 2015 

캔버스에 유채와 스프레이 112×145cm  

 




하지훈의 작업은 추상과 구상 사이의 경계에 있다. 우리는 어떠한 형상을 볼 때 그것과 가장 유사한 무엇인가를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되는데, 하지훈의 작품을 보면 산이나 섬 빙하와 같은 자연이 떠오른다. 작가는 자연에 자신의 경험과 기억을 녹여 새로운 형태의 구조적 형상을 제시하였다. 강렬한 원색의 단면들은 세공된 다이아몬드가 빛을 받아 반짝이는 듯하다. 자연을 마주하였을 때의 강렬한 이미지를 하지훈의 작품에서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세 명의 작가는 각기 다른 모습의 추상을 제시한다. 형체를 알 수 없는 색의 흐름을 따라가다 보면 작가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로 귀결된다. 즉 인간이 보편적으로 느끼는 다양한 감정의 모습이 화면 안에 담긴 것이다. 말로 세세하게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시각 언어화 한 것이다. 힘들거나 지칠 때 작품 앞에서 큰 위로를 받는다는 것은 그만큼 그 작품이 사람의 마음을 잘 담아낸 것일 테다. 세 작가의 작품 앞에서 이를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생각하려 하기보다는 그림 자체가 가지고 있는 아우라를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 보다 바람직한 감상법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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