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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66, Jul 2020

한국현대미술작가조명 Ⅲ 김종학

2020.3.6 - 2020.6.21 부산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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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 서울문화재단, 예술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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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유가 된 판데모니움 - 60년 화업이 엮은 꽃 바다


바다 내음 가득한 부산시립미술관에 김종학의 60년 화업을 결산하는 대규모 회고전이 펼쳐졌다. 전시장 벽마다 만발한 원색의 꽃과 짙푸른 나무들, 속도감 있는 필치의 폭포수와 둥그런 달이 머금은 정취까지 작가가 펼쳐놓은 풍경의 꽃향기와 숲의 생명력은 실재보다 더 강렬했다.

파트1 ‘전통과 아방가르드’를 시작으로 파트2 ‘신_산·수·화(新山水花)’, 파트3 ‘법고창신(法鼓創新)의 길’, 파트4 ‘자연의 골격-진경(眞境)’, 파트5 ‘기운생동(氣韻生動)’, 파트6 ‘창작의 영감-김종학 컬렉션’, 파트7 ‘쉼 없는 탐구’까지 7개의 파트 총 210여 점의 작품으로 구성된 전시는 회화, 드로잉, 판화, 설치는 물론 작가가 수집해 온 목가구와 민예품까지 내용과 규모가 압도적이었다. 이처럼 주제에 따라 분류된 전시의 구성은 작가 작품의 시대별 양식의 변화를 담아내는 동시에 원색의 설악산 풍경으로 대표되는 작가의 작업이 이루어지기까지 동기와 경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한 기획의 짜임새가 돋보였다. 본 전시를 통해 최초로 전시된 1960년대부터 1970년대까지의 초창기 작가의 추상·설치(재현)작업과 뉴욕에서의 구상작업들을 통해 추상에서 구상으로 진행된 작업의 변모 과정을 확인할 수 있는 지점은 큰 수확이었다.

1979년 작가의 설악산 칩거를 기준으로 탄생하게 된 설악산 풍경작업은 파트2 ‘신_산·수·화’, 파트3 ‘법고창신의 길’, 파트4 ‘자연의 골격-진경’에서 물 흐르듯 펼쳐진다. 양식의 대전환을 가져온 화풍을 신 산수화로 명칭
한 것처럼 원색의 풍경작업은 글자 그대로 산, 물, 꽃을 배경과 대상의 구분 없이 화면을 가득 메우는 구도와 강렬한 색채로 작가가 새롭게 해석한 세계이다. 이렇게 구축된 작가 김종학의 대표 화풍은 한국화의 구도, 민화의 구성과 평면성 등 한국 전통 미감을 흡수하며 폭발하는 색채와 거침없는 필력을 위시로 전시의 중심을 이루고 있다.

절로 감탄을 불러일으키는 10m 높이의 걸개그림형식 대형작업 <판데모니움(Pandemonium)>이 전시된 파트5 ‘기운생동’ 전시실은 형형색색(形形色色)의 꽃 바다에 빠진 듯 황홀했다. 화면을 가득 메운 커다란 꽃들과 색색의 물감을 짓이기듯 펴 바른 필획의 짜임이 엮어낸 생명의 기운은 압도 그 자체였다. 2015년 설악산에서 부산으로 이동한 작업환경 변화 때문일까? 팔순을 넘긴 노(老)화가는 검푸른 부산 밤바다를 그린 <바다>, 숲의 녹음을 그린 <풍경>, 하얀 눈이 내린 숲길 풍경을 그린 <겨울> 등 대형작업을 신작으로 선보였다. 이를 마주한 순간은 대형화면을 통해 뿜어져 나오는 작가의 창작에 대한 열정이 각별한 의미로 다가왔다.

코로나19로 모두가 우울한 시기 전시장을 찾은 모두에게 작가가 만든 색색으로 만발한 꽃 바다는 격리와 거리두기가 일상이 된 현실의 갑갑함을 해소할 수 있는 즐거움을 선물했다. 꽃으로 점철된 생명력의 향연을 대혼란(Pandemonium)으로 제시한 대가의 의연한 메시지는 모든 것이 혼란한 이 시기에 특별하게 다가온다. 이 혼란을 받아들이는 자세이자 태도로서.  


*<겨울(Winter)> 1992 캔버스에 유채 40×100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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