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Review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Review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Review
현재 위치
  1. Exhibitions
  2. Review
Issue 144, Sep 2018

황정후_Mixed Signal

2018.8.15 - 2018.8.31 은암미술관

Share this

Save this

Written by

이소민 수습 기자

Tags

  무엇으로도 규정될  없다

 


닭의 피부, 생선 피부, 얇게  고기, 비닐, 테이프, 신문  굉장히 다양한 마스크를  얼굴들을 반복해서 보면 작업에 관한 관심보다, ‘대체  이러한 작업을  것인지’, ‘작가는 누구인지 대한 궁금증이  커진다. ‘사람 고유한 특징이 가장 많이 드러나는 얼굴을 황정후는 마스크로 모두 가려버렸다. 그는 일관된 조명, 포맷 등을 활용해 유형학적 접근방식으로 촬영한다. 유형학적 촬영은 왜곡 없이, 엄격하고, 일관되게 중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이는 대상이 객관적임을 극명하게 드러내는 최고의 방법이다. 하지만 이런 작업은 다소 비예술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무미건조하며, 무표정한 사진과 같다. 


지난 십여 년간 사진 역사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었던 무표정의 미학은 단순히 보아서 이해하기에 쉽지 않다. 황정후의 ‘Mask’ 시리즈는 초상화에 무표정한 양식을 적용하여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자신을 감추고, 다른 내보이며 사회에 적응해야 하는 모습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였다. 가면 뒤에 숨겨진 대상은 우리의 본모습을 드러내기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마스크를 씀으로 더욱 언캐니(uncanny) 분위기가 연출되었으며, 크게 인화된 작업이 우리를 압도하면서 낯익은 두려움과 같은 감정을 극대화했다. 얼핏 보면 그럴싸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이함을 주는 과일을 소재로  작업은 우리가 알고 있고,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여기는 대상에 아주 작은 변화를 준다. 샛노란 껍질을 까면 하얀 바나나가 나올 것이라고 당연히 알고 있는 사실에, 황정후는 방울토마토를 접목시킨다. 파인애플에 달린 줄기를 사과 위에 얹어 파인+애플(Pine+Apple)’ 만드는 아이디어가 신선하고도, 엉뚱한 인상을 준다. 작업의 이미지와 시리즈 제목 ‘Fruit_Still Life’에서도   있듯이, 회화에서 18세기에 즐겨 사용되었던 정물화 기법을 차용하여 사진 매체로 표현했다. 


화면 안에 대상들을 조형적이고 구성적으로 보일  있도록 조직화하여 정물화가 갖는 특징인 심상(心象) 일상의사물들에 담아 나타내기 위해 거듭했을 작가의 깊은 고민이 묻어난다. 또한, 화면은 그의 잠재의식이 반영된 주관적이고 비현실적인 공간으로 탄생하였다. 과일 작업  다른 시리즈인 ‘Fruit’ 유형학적 사진으로 촬영되었는데, 2층에서 보여주었던 마스크 시리즈의 언캐니함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보인다. 냉정하고도 엄정한 유형학적 사진이지만 작가 특유의 유머러스한 요소를 추가하여 개성 넘치는 과일의 증명사진과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세상에 없는 특별한 과일들의 도감이며, 그것들을 빗대어 앞의 시리즈와 같이 개인의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같다. 주변인들을 돌아보면 상큼한 레몬과 같다고 알고 있었던 사람이지만 알고 보면 투박한 수박과 같은사람이기도하고,  자두 같다고 알고 있었던 사람이 담백한 사과의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우린  누구도,  무엇으로도 규정되지 않는다는 것을  있다. ‘Fruit’ 시리즈는 유형학적 사진이 주는 도감 형식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정체성에 관한 이야기, 나아가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포스트모던 시대를 독특하게 구현하고 있는 듯하다.


작가는 인간의 기억은 주체에 따라 다르게 기억이  수도, 시간이 지나며 변형이 되기도, 본인이 처해 있는 상황에 따라 해석이 되기도 하는 특징을 갖는데, 과연 자신의기억은 온전한가를 물으며, 기억을 오려내고, 붙여서  이상은 의심 불가능한 기억의 기념품을 제작했다 말했다. ‘Mixed Souvenir’ 기존 작업과는 달리 인화된 사진을 오려내 캔버스에 붙이는 시리즈로, 물체들을 엉뚱하게 조합하여 콜라주로 문맥에 전혀 맞지 않게 구성했다. 이것은 우리가 당연하다고 여기는 기억에 흠집을 내어, 다시 바라볼  있도록 만드는 기념비적 작업이  것이다. 전시는 제목처럼 우리에게 뒤섞인 신호를 전달한다. 황정후는 그가 가진 세계관을 사진이란 매체로 적극 활용해보여주며, 이를 통해 우리가  돌아볼 필요가 있음을 매우 진중하게 역설한다.              

    

 

*<Fruit_Still Life 123> 2017 피그먼트 프린트 90×120cm

온라인 구독 신청 후 전체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구독하기 Subscribe 로그인 Log in



메모 입력
뉴스레터 신청 시, 퍼블릭아트의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뉴스레터 구독에 자동 동의됩니다.
Your E-mail Send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