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위치
  1. Features
  2. Public & Tech
현재 위치
  1. Features
  2. Public & Tech
현재 위치
  1. Features
  2. Public & Tech
현재 위치
  1. Features
  2. Public & Tech
Issue 146, Nov 2018

공공미술의 관리

Management of public art

국가와 시에 의해 계획되고 설치된 공공미술품은 실제 어떻게 관리되고 있나? 특히 요즘처럼 극심한 환경오염에 그대로 노출된 공공미술을 직접 관리하는 전문 업체 및 시설은 존재하나? 지금 지방자치 기관들은 공공미술을 유지하고 개량을 맡기고자 정해진 프로세스로 관리 주체를 선정하고 있다. 헌데 선정되는 이들은 어떤 면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으며 또 어떻게 공공미술 관리, 보존 업무를 수행하는가. 나아가 이를 선정할 때 심의에서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것들은 무엇인지 궁금하다. 몇 업체와 시설에 의해 관리되고 있는 공공미술, 공공미술의 관리그리고 보존의 기본 원칙은 과연 무엇일까.
● 기획·진행 정송 기자 ● 글 권종철 작품 보존가

안규철 '생명의 잎' 알루미늄에 우레탄 도장 460(W)×370(D)×500(H)cm 2007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동 농심 앞

Share this

Save this

Written by

권종철 작품 보존가

Tags



2005년 국내에서 가장 먼저 공공예술프로젝트를 시작한 안양시는 단기간에 일어난 가시적인 변화와 성과에 많은 주목을 끌 만했다. 상당한 예산과 인력이 투입되어 대규모 토목공사와 함께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이 한곳에서 설치되어가는 과정은 꽤 장관이었을 것이다. 유원지와 같은 공간이 예술공원으로 변화하는 모습은 사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없는 특별한 광경이기 때문이다. 이전에도 물론 비엔날레 혹은 조각공원의 성격을 띤 다양한 미술 행사가 있었음에도 이러한 대규모 야외 공공미술프로젝트는 새롭고 신선했다. 이후 몇 번의 프로젝트가 더 진행되었고 안양 도심과 길거리에는 상당수의 예술 작품이 설치되었다. 


계속되는 작품 설치에 공공예술작품은 눈에 띄게 늘어났지만, 작품의 관리는 시민들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야외환경에 노출된 대부분의 공공미술작품은 예상보다 빠른 노화와 퇴색을 보여주었으며, 작품을 관리하는 쪽에서는 다양한 형태와 익숙하지 않은 제작기법에 대해 관리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대부분의 작품 관리는 시설물 유지보수 개념으로 진행이 되었기 때문에 시민과 예술가의 눈높이를 충족 시키기에는 역부족일 수밖에 없었으며, 사후관리를 염두에 두지 않고 설치된 작품에 대해 마냥 관리자의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어려운 부분이 있을 것이다. 또한 예산, 시간, 주변 환경 등 당시 상황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비판하기 힘들다.




<Wind Caravan>(detail) 2000 

Steel, carbon fiber, polyester cloth 526×600cm 

and 590×760cm Group of 21 sculptures Courtesy 

the artist and Galerie Jeanne Bucher Jaeger View of the 

installation in the Park Dräi Eechelen, Mudam Luxembourg, 

018 Ⓒ Susumu Shingu Mudam Luxembourg, 

Ieoh Ming Pei Architect Design



 

공공미술작품관리의 현재


안양과 마찬가지로 2007년 ‘도시가 작품이다. 삶이 예술이다(City as Oeuvre, Life as Art)’라는 슬로건 아래 도시공간을 무대로 다양한 예술작업을 펼쳐왔던 서울시의 ‘도시갤러리 프로젝트’와 2011년 광주 시내에 광주비엔날레의 일환으로 기획된 도시 공공시설물의 디자인인 ‘광주폴리(Gwangju Folly)’가 안양시와 비슷한 목적을 가지고 태어난 공공예술프로젝트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듯 생겨난 이 공공예술프로젝트들은 당시 사회의 분위기를 반영하듯 도시의 구석구석을 예술로 채워나갔으며 시민과 예술가의 지지를 통해 우리의 일상을 예술로써 좀 더 가까이 조망하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조금씩 보이는 세월의 흔적들과 갈라진 작품 표면의 페인트 층과 그 사이로 벌겋게 보이는 소지금속을 보며 아마도 작품관리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되었는지도 모르겠다. 우리 주변에 세워져 있는 다양한 형태의 공공예술작품들은 이러한 문제에서 절대 벗어날 수 없는 태생적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야외라는 예측하기 어려운 환경에 놓여있는 작품들은 장소성이라는 개념까지 더해져 조금 더 복잡하고 다양한 기능들이 첨가된 작품들이 되어버렸다. 예측하기 어려운 야외환경과 작품에 부여된 다양한 기능들은 물리적인 보수의 한계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라 할 수 있다. 


‘도시갤러리 프로젝트’는 2012년 이후 더는 신규 프로젝트가 나오지 않고 있다. 서울시에서 기존 설치된 작품에 대해서 작품 유지/보수 관리만 진행하고 있다. 이에 반해 ‘광주 폴리’는 2017년 ‘도시의 일상성-맛과 멋’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도시재생에 관련된 11개의 작품을 광주 시내 곳곳에 설치하였다. 2011년 1회 ‘광주 폴리’ 프로젝트 이후 지속해서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로서 안양시의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Anyang Public Art Project, APAP)’와 더불어 유일한 진행형 프로젝트이다. 공공예술프로젝트는 끊임없는 충돌(Friction)과 개입(Intervention) 그리고 참여(Participation)를 통한 예술이라 본다면, 수많은 시행착오와 문제해결을 통해 얻은 교육과 경험은 매우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작품관리에 있어서 이러한 경험은 매우 중요한 자산이며 이는 프로젝트의 지속성을 기반으로 두어야 한다.




크래킹 아트 그룹(Cracking Art Group) 

<블랙박스> 가변크기 청주 지웰시티

 


사후관리의 한계


대부분의 공공미술작품관리는 작품의 문제 발생 이후에 문제해결을 위한 행동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방식은 작품의 관리에 단편적인 방식으로 접근한다는 것이며 작품의 표면적인 문제를 확인 후 해결하는 방식은 결국 수박 겉핥기식의 내재해있는 근본적인 문제점을 해결하지 못한 채 문제들을 임시방편으로 처리한다고 볼 수 있다. 작품관리의 근본적인 문제해결의 시작은 작품의 초기 진행단계에서부터 논의/고려되어야 하는 사항이며 작품관리에 필요한 재원 및 물리적인 관리뿐만 아니라 재료의 선택까지도 작가와 관리자가 지속해서 확인하고 논의되어야 하는 부분이다. 이를 위해서는 작가의 작품과 관련된 모든 자료가 수집되어야 하고 작품 이력카드와 같은 형식의 작품 제작/설치와 관련된 모든 정보가 필요하다. 이는 작품관리를 위한 가장 기본적인 정보이며 향후 작품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품과 관련된 모든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서는 미술 아키비스트(art archivist)와 작품관리자, 큐레이터, 작가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공공미술의 특이성


2016년 5회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에서는 아드리안 비야 로하스(Adrián Villar Rojas)의 작품 <벽돌 농장>이 안양시 지역 약 80여 군데에 설치되었다. 아르헨티나를 대표하는 국조(國鳥)인 가마새의 서식 습관을 자세히 관찰한 작가는 안양에 이 가마새의 둥지를 설치하여 지리적으로 떨어져 있는 두 장소를(한국과 아르헨티나) 연결하고, 이 둥지에 다른 종이 자리를 틀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가능성을 제시하였다. 작가는 상당한 시간을 들여 아르헨티나 현지에서부터 이 작업을 준비했고, 안양에 설치했다. 당시 관리팀에서는 이 작품의 내구성, 설치 후 낙하 등의 위험성을 이유로 들어 작품 설치를 반대했지만 결국 설치되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 년이 지난 현재 이 작품의 대부분은 설치한 곳에서 없어지거나 유실되었다.




안종연 <빛의 영혼> 가변크기 2010 

 



공공미술의 보존/관리의 전문성?


공공미술작품을 문화재1)라는 범주에 넣어 보존2)이라는 행위를 하기에는 아직 어려운 부분이 있으며, 기존 미술품 보존이론을 직접 접목하기에는 아직 시기적으로 이르다. 현대미술의 다양화에 따른 보존 영역 확장에 대해 보존학회에서도 고민하고 있으며, 현대미술의 다양한 재료(플라스틱, 설치, 미디어아트 등)까지도 범주의 확장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공공장소 속의 미술, 도시계획 속의 미술, 새로운 장르의 공공미술 등 다양한 형태와 형식으로 숨 가쁘게 변해가는 공공미술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이다. 작가, 시민, 관리자가 있는 이 특수한 형태의 이해당사자들은 작품의 관리에 있어서 서로 각기 다른 이해를 요구한다. 


작품을 관리하는 방법은 전통적인 보존이론과는 다른 현실적이며 현대미술의 이해가 있어야 하는 접근방식이어야 한다. 특히 작가의 의도와 설치 당시 작품의 의도, 즉 맥락을 이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부분이며 물리적인 재질 교체가 주는 결과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결국 공공미술작품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작품을 가장 가까이에서 정기적으로 관찰하고 관리하는 담당자의 역할이라 봐야 할 것이다. 이 담당자는 작가와 큐레이터 그리고 시민의 중간에서 가교역할을 하며 작품의 의미와 장소적 맥락이 작가의 의도대로 잘 전달되고 있는지 지속해서 체크를 하고 보고를 하는 메신저인 것이다. 이들은 작품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작품의 생애주기를 결정을 통해 작가와 시민에게 통보하는 역할도 해야 하며, 작품 설치 시 작가와 가장 가까이서 작품에 대한 가이드 역할을 해야 한다.

 



B. Wurtz <Kitchen Trees> 2018 Stainless steel frame 

with powder coated colanders, aluminum and stainless 

steel pots  and pans, and plastic fruits and vegetables.

 Courtesy of the artist; Metro Pictures, New York; 

Kate MacGarry, London; Maisterravalbuena 

Madrid/Lisboa; Richard Telles Fine Art, Los Angeles. 

Photo: Jason Wyche, Courtesy of  Public Art Fund, NY




작품관리의 방향


공공미술작품 관리의 가장 큰 문제점 중의 하나는 앞서 말한 시설물 유지보수와 같이 작품을 관리한다는 데 있다. 시설물 유지보수시에는 기본적인 작품의 이해 없이 물리적인 재료를 교체를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작품의 경우 그 맥락과 작가의 의도를 이해하지 못한 작품 외형의 물리적인 교체는 정답이 될 수 없으며 작가와 시민의 동의를 구하기는 더욱더 어려울 것이다. 위에 소개한 사례에서 보듯이 공공미술이라는 범주에서 다양한 방식과 새로운 소재를 이용한 예술가들의 시도는 기존 범주에서 관리의 틀을 맞추기가 너무 어렵다. 그들의 예술성은 타성에 젖어버린 우리의 일상으로 가늠하기에 너무나 거대하며 우리는 또 그들의 예술을 사랑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많은 시행착오와 충돌을 통해 공공미술은 오늘도 어디선가 설치되고 여러 의미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매우 세심하게 작품을 바라보며 작가의 의도가 최대한 유지될 방법을 찾아 시민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작품을 근거리에서 관리하는 관리자의 한 사람으로서, 그리고 공공미술을 사랑하고 즐기는 한 사람으로서 우리가 보고 즐기는 몇몇 작품 중 하나가 후대의 언젠가는 문화재라 불리며 다음 세대에 온전하게 물려주기 위해 보존처리를 하는 그날을 기대해 본다.  

 

[각주]

1) 국가, 사회 또는 특정 집단이 생산한 산물 중에서 후대에 전할 만한 가치와 의미 또는 중요성이 있는 대상을문화재라 한다.

2) 과거로부터 물려받은 문화재를 당대에 활용하고, 후대에 온전하게 물려주기 위해 문화재의 원형을 유지하고, 수명을 최대한 연장해 주기위해 취하는 모든 활동을보존이라 한다. (국립문화재연구소문화재보존가를 위한 유리지침’)

 


글쓴이 권종철은 작품 보존가다. 영국에서 보존학(B.A., M.A.)을 전공하였고, 돌과 나무, 금속등의 조각 작품 보존처리를 공부했다. 야외 청동조각상부터 공공미술 작품들까지 다양한 보존처리 진행하였으며, 1회 APAP(2005)와 대림미술관(2006-2007)에서 일했으며, 2013년부터 안양공공예술프로젝트에서 근무하고 있다. 현재 건국대학교 대학원 회화보존전공 박사과정 중이다.

온라인 구독 신청 후 전체 기사를 볼 수 있습니다. 구독하기 Subscribe 로그인 Log in



메모 입력
뉴스레터 신청 시, 퍼블릭아트의 소식을 빠르게 받아보실 수 있습니다.
이메일 주소를 남겨주시면 뉴스레터 구독에 자동 동의됩니다.
Your E-mail Send

왼쪽의 문자를 공백없이 입력하세요.(대소문자구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