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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48, Jan 2019

‘신’ 예술 용어 정립

“New” Art Terms and Definitions

예술에 관한 텍스트를 읽다 보면 가끔 이런 생각이 든다. “도대체 무슨 말이지?” 일단 내용 자체가 현학적이고 어려운 데다가, 전문 용어는 생소하다. 자주 들어본 단어인데도 뜻을 정확하게 설명하자면 아리송하고 모호한 용어도 많다. 또, 급변하는 세상에서 해마다 신조어가 수 없이 생겨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듯, 예술계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국내외에서 예술 용어를 정리한 사례는 있으나 최신판은 찾기 어렵다. 그래서 「퍼블릭아트」가 비교적 최근 생겨난 예술 전문 용어를 소개하고 뜻을 밝히는 자리를 마련했다. 짧게는 몇 년, 길게는 십여 년 사이 글로벌 아트 신에 등장했거나, 쓰임이 달라졌거나, 자주 쓰는 말인데도 정확한 뜻을 몰랐던 예술 개념, 테크닉, 매체 같은 다양한 용어를 톺아본다. ‘신’ 예술 용어를 따라잡다 보면 어느새 현대 예술의 트렌드까지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 기획 정일주 편집장 ● 글 백아영 미술사

타미코 티엘(Tamiko Thiel) 'Unexpected Growth' 2018 Augmented reality installation, healthy phase Included in the exhibition 'Programmed: Rules, Codes, and Choreographies in Art, 1965-2018' (2018.9.28-4.14) Commissioned by the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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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아영 미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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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링 SAMPLING


새로운 작품을 만들 때 기존의 문화, 특히 기술을 따와 붙여 넣는 기법이다. 주로 음악에서 널리 사용되며 이미 존재하는 팝이나 클래식의 멜로디를 가져와 새로운 음악에 가미하는 방식이다. 미술에서는 전통 기법 중 기존 이미지를 이어 붙여 작업하는 콜라주나 DIY와 유사하다. 이러한 방식이 현대에 이르러 디지털화했다고 생각하면 쉽다. 요즘은 리코딩 소프트웨어나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해 기존 음악, 영상, 이미지를 손쉽게 복사할 수 있다. 스위스계 미국인 예술가 크리스천 마클레이(Christian Marclay)가 기존 영화의 장면과 음악을 그대로 사용해 새로운 내러티브를 창조해낸 <Video Quartet>(2002)이나 <The Clock>(2010)이 샘플링 기법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작품이다. 예술가는 기존의 작품을 재해석하면서 완전히 새로운 작품을 창조해낼 수 있고, 관람자에게는 익숙함을 선사한다.

 


소셜 턴 SOCIAL TURN


점점 늘어나는 협업 작품이나 사회 참여 예술(socially engaged art, socially engaged practice) 등을 묘사하는 단어다. 2006, 예술 역사가인 클레어 비숍(Claire Bishop)이 발표한 에세이 「The Social Turn: Collaboration and Its Discontents」에서 처음 사용한 용어다. 소셜 턴의 대표적 예로는 리버풀에 기반을 둔 커뮤니티 TV 채널이자 예술 프로젝트인 ‘Tennantspin’이 있다. 1999년 덴마크 예술가 그룹 슈퍼플렉스(SUPERFLEX)가 리버풀의 고령 인구를 위해 설립한 프로젝트는 현재 리버풀의 영화, 예술 뉴미디어 전문 기관인 FACT(Foundation for Art and Creative Technology)와 북서부 주택 협회 아레나 하우징(Arena Housing)이 관리한다.

 




브루스 나우만(Bruce Nauman)

 <Human Nature/Life Death/Knows Doesn’t Know> 

1983 Neon tubing with clear glass tubing suspension

 frames 107 1/2×107×5 3/4″ (273.1×271.8×14.6cm)

 Los Angeles County Museum of Art, Modern and Contemporary

 Art Council Fund Included in the exhibiton Bruce

 Nauman: Disappearing Acts>(2018.10.21-2.18) ⓒ 2018 Bruce 

Nauman/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Photo 

ⓒ Museum Associates/LACMA 





택틀 TACTILE


촉각의, 감촉할 수 있는을 뜻하는 말로, 원래 와인이나 커피를 묘사할 때 쓰는 전문 용어다. , , 입 등을 자극하는 물리적 영향과 촉감을 일컫는 말이나, 최근 미술계에서 오감을 만족시키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예술의 수요가 늘어나면서택틀은 예술 용어로도 널리 퍼져 나가고 있다. 맨체스터 아트 앤 크래프트 그룹을 이끄는 니나(Nina)택틀 아트는 관람자와 메시지를 공유할 수 있는 방법 중 하나(Tactile art is a way of being able to share a message with your audience)”라고 밝힌 바 있고, 작가 앤드류 마이어스(Andrew Myers)는 스크류를 이용, 장님이 손으로 느끼며 관람할 수 있는 입체 작품을 만들어 택틀 아트를 선보였다.



아이패드 드로잉 iPad DRAWING


문자 그대로 아이패드로 그린 그림이다. 영국의 화가 데이비드 호크니가 아이패드로 작품을 완성하면서 대중에 용어를 각인했다. 물론 기존에도 아이패드를 활용해 그림을 그리는 인구는 많았으나, 영국의 국민 작가라 불리는 80대의 예술가가 캔버스와 붓이 아닌 아이패드라는 최신식 기기로 그려낸 드로잉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호크니의 웹사이트(www.davidhockney.co/works/digital/ipad#)에 가면 그가 아이패드로 직접 그린 그림을 다수 볼 수 있고, 2016년에 발간한 저서 『A History of Pictures: From the Cave to the Computer Screen)』 표지도 아이패드로 직접 그렸다고 언급했다. 평소 새로운 기기가 등장하면 반드시 사용해 본다는 그는 과거 팩스로도 작품을 만들었고, 아이패드 이전에 디지털 작업을 할 때는 포토샵을 사용해 이미지를 다듬었다. 최근엔 호크니 같은 예술가뿐 아니라 요즘은 일반인들도 아이패드나 스마트폰의 툴을 이용해 그린 그림을 업로드하며 서로 평가하고 의견을 나누는 커뮤니티가 흥하기도 한다.

 


인공지능 예술 AI ART


‘Artificial Intelligence’의 준말인 인공지능(AI)은 인간의 지능으로 할 수 있는 여러 능력을 컴퓨터 프로그램이 대신 실현하는 정보기술 분야로, 이미 사회에서는 널리 쓰이는 용어다. 과거 일상적이거나 반복적인 일만 할 수 있다는 한계를 지적받았던 로봇이 이제는 미술이나 음악 같은 창조적인 일에도 도전했다. 특히 알파고와 바둑 천재 이세돌의 대결을 통해 인공지능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넘어설 수 있다는 인상을 크게 심었고, 현재 인공지능이 작곡한 음악으로 연주회가 열리기도 한다. 미술계에서도 점차 AI 예술의 비중이 높아져 로봇이나 로봇기술을 활용한 인공지능 예술의 수가 늘었다. 특히 크리스티(Christie’s)가 지난가을 AI 예술 경매를 개최, 그중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으로 그린 <Portrait of Edmond Belamy>(2018)는 추정가의 45배에 달하는 43 2,500달러에 팔렸다.

 




차오 페이(Cao Fei) <Asia One>(detail) 2018 Multichannel 

color video installation, with sound, dimensions variable Solomon 

R. Guggenheim Museum, New York Included in the exhibition 

<One Hand Clapping>(2018.5.4-10.21) The Robert

 H. N. Ho Family Foundation Collection ⓒ Cao Fei





가상현실 VR


‘Virtual Reality’의 줄임말로 인간이 컴퓨터로 만든 가상의 3차원 세계에 들어가 마치 실제 세계처럼 직접 체험하는 최첨단 기술이다. VR 기술을 활용, 디스플레이 디바이스를 머리에 장착하거나 스마트폰을 활용해 앉은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은 채 가상 세계를 경험할 수 있다. 미디어 아트도 VR 예술 앞에서는 오래된 문물에 불과하다. 특히 2010년에 들어서면서 VR 기술을 이용한 작품, 전시, 공연이 다양하게 열리고 있다.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이 특수 제작된 안경 하나만 쓰면, 지금 당장 아를에 있는 카페에 앉아 반 고흐를 만날 수 있게 됐다. , 프랑스의 루브르 박물관 웹사이트(www.youvisit.com/tour/louvremuseum)를 통해 360도로 돌아가는 컬렉션을 한눈에 관람할 수도 있다. 



증강현실 AR


주변의 물건이나 배경 전체를 가상 이미지로 만들어 완전히 새로운 환경을 보여주는 가상현실과 달리, 증강현실은 현실 배경을 그대로 두고 가상의 오브제만 추가되는 것. AR ‘Augmented Reality’의 약자다. 현실의 사물이나 상황에 맞게 식별 정보를 보여주는 증강현실 안경 구글 글라스(Google Glasses)가 삶에 변화를 가져왔듯, AR 기술은 예술에도 접목돼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켰다. 2014년 가을, 브뤼셀의 대규모 광장 그랑 팔레 앞에선 관람객이 너도나도 휴대폰이나 태블릿 PC를 꺼내 들었다. 미국의 아티스트 듀오 더 헤비 프로젝트(The Heavy Project) AR 기술을 활용한 <Digital Takeover>를 선보이며, 증강현실 기술을 활용해 그랑 팔레를 장식했기 때문이다.

 


아스키 아트 ASCII ART


아스키 코드에 포함되는 문자, 특수문자, 기호만을 이용해 만든 그림을 뜻한다. 텍스트 아트나 문자 그림이라고도 불리며, 영문 이름 첫 글자를 줄인 AA로 지칭되기도 한다. 가장 기본적인 아스키 아트는 이모티콘이다. 웃는 얼굴을 나타내는 ‘:-)’나 울상을 짓는 모습을 표현한 ‘:-(’ 등도 1줄짜리 아스키 아트다. 이렇게 간단한 이미지는 물론, <모나리자> 같은 복잡한 예술작품이나 풍경이나 사람의 사진까지 문자로 변환할 정도로 섬세한 표현이 가능하고, 명암도 묘사할 수 있다. 사진이나 그림을 아스키 아트로 변경하는 툴이나 애플리케이션도 있어서 예술가가 아닌 일반인도 아스키 아트를 손쉽게 창작할 수 있다.

 




로버트 메이플소프(Robert Mapplethorpe)

 <Pictures/Self Portrait> 1977 Gelatin silver print, 

35.1×34.6cm Solomon R. Guggenheim Museum, 

New York Gift, The Robert Mapplethorpe Foundation 93.4280 

Included in the exhibition <Implicit Tensions: Mapplethorpe Now>

(1.25-7.10 and 7.24-2020.1.5) ⓒ Robert Mapplethorpe Foundation. 

Used by permission





텔레마틱 아트 TELEMATIC ART


컴퓨터 통신망 기술을 이용한 예술로 현재는 인터넷을 활용한 넷 아트(Net Art)의 일종으로 불린다. 영국의 아티스트이자 평론가 로이 애스콧(Roy Ascott)이 제창하고 확립한 개념이다. 헝가리의 구성주의 예술가 라즐로 모호리-내기(László Moholy-Nagy)가 작품 <Telephone Pictures>(1922)를 통해 전기 통신을 처음으로 예술에 활용했고, 애스콧은 텔레마틱 아트의 이론과 실천을 정립한 인물이다.

 


솔라리제이션 SOLARISATION


많은 사진가가 활용한 특수 사진 기법으로, 작품을 보면 단번에 알아차릴 수 있지만 정확한 용어의 뜻을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은 드물다. 사진의 현상과정에서 필름이나 인화지 같은 감광재료에 과대한 노광을 주면, 노광량이 증가하면서 사진 화상의 최대 농도가 저하돼, 밝은 부분이 반전돼 보이는 반전상(포지상)이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 그림에서 성상의 머리나 몸 주위에 둥글게 그려지는 광륜 피사체와 비슷한 효과를 내며, 윤곽선이 강하게 드러난다. 만 레이(Man Ray)나 리 밀러(Lee Miller)의 작품이 솔라리제이션을 활용한 대표 사례다.

 


시간-기반 매체 TIME-BASED MEDIA


물리적 차원과 시간적 차원을 동시에 포함한 매체를 일컫는다. 테이트에 따르면 예술 매체 중에서 영상, 영화, 슬라이드, 오디오, 컴퓨터 기반 기술 전반을 모두 시간-기반 매체라고 부를 수 있다. 뉴미디어 아트를 시간-기반 매체 예술이라고 총칭 하기도 한다. 이러한 매체의 특징은 단 하나의 부분이 고장 나거나 부품을 지원할 수 없다면 전체 작품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또 전시장소를 자유자재로 옮길 수 있는 그림이나 조각 작품과 달리, 위치와 설치 환경의 변화에 맞는 프로세스를 다시 만들어야 한다.

 




W. 브래드포드 패일리(W. Bradford Paley) <Code Profiles>

 September 2002 Java applet Included in the exhibition 

<Programmed: Rules, Codes, and Choreographies in Art, 

1965-2018>(2018.9.28-4.14) Commissioned by

 the Whitney Museum of American Art for its artport

 website AP.2002.11  

 




글리치 GLITCH


밀리다, 미끄러지다를 의미하는 독일어 ‘glitschen’에서 유래한 단어로, 비디오 게임 같은 프로그램에서 짧은 순간에 발생하는 미약한 오류를 뜻한다. 요즘 파일을 의도적으로 조작한 데이터 벤딩(databending)을 통해 만드는 글리치 아트가 떠오르고 있다. 백남준의 비디오 조각 <TV Magnet>(1965)도 넓게 보면 글리치 기법을 활용한 사례이며, 뉴욕 출신 개념 미술가 코리 아칸젤(Cory Arcangel) <Panasonic TH-42PWD8UK Plasma Screen Burn>(2007) 같은 작품도 글리치 아트에 해당한다. 최근엔 핀터레스트 같은 이미지 공유 플랫폼 등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퍼져 나가는 추세다.



트롱푀이유 TROMPE L’OEIL 


눈속임을 의미하는 프랑스어다. 기원전 5세기 포도 그림으로 새를 유인한 제욱시스와 그 위를 진짜 같은 커튼 그림으로 덮은 파라시우스의 대결에서 시작해, 근현대미술의 초현실주의와 포토리얼리즘 등으로 이어지며 유서가 깊은 예술 기법이다. 물론 새로운 용어는 아니나 최근 관광객을 상대로 한국 발 트롱푀이유 예술의 인기가 높아져, 포토 스팟이나 놀이공간으로 활용되며 트롱푀이유의 새로운 부흥기를 이끌고 있다. 최근 한국에선 명화를 유머러스하게 비틀거나 장난스럽게 묘사하는 트롱푀이유가 트릭아트, 트릭아이, 매직아트라는 다양한 이름의 관광 상품으로 개발돼 중국, 멕시코, , 태국 등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하이퍼텍스트 HYPERTEXT


순차적으로 기록되거나 읽을 수 있는 일반적 텍스트와 반대되는 개념이다. 컴퓨터에 저장된 정보를 습득할 때, 자신의 필요나 관심에 따라 자유롭게 검색하도록 도와주는 비순차적 텍스트를 뜻한다. 온라인과 과학 기술의 발전을 등에 업고 발전한 개념으로, 넷아트, 온라인아트 등과 연결된다. 전통적 서사에 도전하는 표현의 한 갈래로 현대미술에서 주로 쓰여 왔다. 러시아의 미디어 아티스트, 온라인 큐레이터, 음악가인 알렉세이 슐긴(Alexei Shulgin)이 하이퍼 텍스트 포맷의 작업을 선보인 바 있다. 

 



글쓴이 백아영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한국화를 전공하고, 런던 소더비 인스티튜트 오브 아트(Sotheby's Institute of Art)에서 현대미술사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문화예술 전반에 관심을 두고 다양한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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