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의 시각과 청각, 지각 등 다양한 감각을 자극 하는 예술 작품이 한데 모인 전시가 열리고 있다. 백성혜, 장준석, 하광석, 하원 등 네 명의 작가가 평 면회화, 설치, 미디어아트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 이며 관람자와 작품 사이 경계를 허문다. 시대가 변화하면서 예술은 여러 갈래로 뻗어간다. 작품 속 이미지나 텍스트를 명확히 드러내거나 확실한 연관관계를 보여주는 대신, 관람자가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는 작품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예술에서 관람자의 역할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 점점 해석 가능성을 열어두는 작품이 많아지고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관람자의 능동적 행위를 강조했다. 미적 경험의 형태가 확장되고 전시공간에서는 작품과 관람자 사이의 무한한 상호작용이 생겨나고 있다. 전시는 이러한 현상을 주목, 관람자가 작품의 의미를 스스로 만들어갈 수 있게끔 권유한다. 전시 제목 ‘인터스페이스(Interspace)’는 작품과 관 람자 사이 존재하는 ‘(시) 공간’을 말한다.
하원 <Digital eclipse> 2004
프로젝터, 실스크린, 음향센서 가변크기
참여 작가 들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시공간을 실험하면서 관람자의 시선과 움직임을 작품의 중요한 요소로 설정, 관람자의 능동적인 선택과 해석을 끌어내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 하원이 이동식 화면에 긴 운동화 끈을 빼곡하게 매단 <Digital eclipse>를 들 수 있다. 붉은 해와 검푸른 일식 현상이 천천히 지나가는 화면은 관람자의 움직임에 따라 다른 형태를 취한다. 관람자의 동작은 화면에 또 다른 일식 장면을 선사하거나, 전시장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 바람소리, 땅의 울림 같은 음향에 영향을 주면서 작품과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하광석의 <Reality illusion>도 눈여겨볼만하다. 관람자가 푸른색 빛과 바람에 따라 일렁이는 나뭇잎의 그림자로 가득 차 있는 공간에 발을 들이는 순간, 작품이 주는 환영 이미지가 온몸을 둘러싸는 이색적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와 같은 다양한 작품을 통 해 작품과 자신이 하나가 되는 색다른 세상으로 빠져들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