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립미술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가 열린다. 숫자 10을 각인시키고자 미술관은 ‘10×10 생활’, ‘10×10 소통’ 등의 부제를 바탕으로 기획에 심혈을 기울였다. 1층에는 예술과 기술, 인간의 관계를 지향하는 미술관의 행보를 드러내고자 미디어 설치 작품들로 이뤄진 전시 ‘10×10 생활’을 2층 전시실 ‘10×10 소통’에서는 관람객의 일상을 가깝게 나누고자 하는 미술관의 의지로 참여형 전시를 꾸몄다. 박기원, 윤제호, 이배경, 김영섭, 이예승, 엄익훈, 정세용, 양정욱, 김병호, 김가람, 배윤환, 홍승혜, 심래정, 팀보이드, 독한녀석들 등 미디어, 회화, 조각 등 장르를 불문하여 자신만의 개성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15팀 작가가 참여하며 작품 속에 담긴 메시지를 재해석하는 과정은 관람객에게 흥미를 선사한다.
김병호 <Radial Eruption> 2011 피에조, 아두이노,
알루미늄에 애노다이징 140(h)×160×160cm
이예승은 원형 구조의 프로젝션 맵핑 미디어 작품 <변수풍경>을 설치했다. 실재 오브제의 그림자와 가상의 이미지가 중첩되어 만들어내는 이 이미지 콜라주 작업은 우리 사회에 무수히 흘러가는 비가시적인 데이터들을 마치 풍경처럼 형상화한 것이다. 작가 김병호는 황동의 나팔관들이 방사형으로 분출하는 형상의 <Radial Eruption>을 선보인다. 시인 손택수는 이 작품에 대해 “로마의 원형경기장에서 퍼지는 나팔소리가 제국의 혈관을 따라 확산되듯이 온 세계로 따갑게 울려 퍼지는 표면의 이 화려한 이미지는 그러나 어쩐지 공허하다. 눈부신 태양빛이 자신의 너머를 넘보고자 할 때 눈을 멀게 하듯이 폭발하는 저 찬연한 빛들은 무엇인가를 은폐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고 표현한 바 있다. 1월 31일 시작된 전시는 3월 31까지 이어진다.
· 문의 제주도립미술관 064-710-4300